[비교시승] 격이 다른 스마트 셀토스 vs 성숙미 물씬 풍기는 XM3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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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토스와 XM3를 비교 시승하며, 두 차의 완성도와 상품성을 두루 확인했다. 셀토스는 전반적으로 모든 항목에서 점수가 높은 정말 잘 만들어진 차다. 반면, XM3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 남다른 사양을 갖추는데 집중한 차다. 개인 취향 및 가치관에 따라 선택지가 갈리겠지만, 두 차 모두 대다수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장점과 특징을 아주 분명하게 갖추고 있다.
비교에 앞서 시승차의 트림 및 가격(개별소비세 인하 적용)을 살펴보면, 셀토스는 시그니처 트림에 전자식 4WD와 드라이브 와이즈, 10.25인치 UVO 팩 등을 추가했다. 차값은 3058만원이다. XM3는 RE 시그니처 트림에 블랙 가죽 시트 패키지와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을 포함했고, 가격은 2780만원이다.
1편에서 실내를 살펴본 데 이어 2편에서는 주행 성능을 비교해봤다.
두 차 모두 브랜드를 대표하는 다운사이징 엔진이 탑재됐다. 낮은 배기량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성능을 자랑한다.
셀토스에 탑재된 1.6리터 직렬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은 그룹 내에서 코나, 쏘울 부스터 등 이미 여러 차종에 탑재되고 있다. 효율을 강조한 버전과 출력을 앞세운 버전이 있으며, 셀토스는 전자에 속한다. 최고출력 177마력(5500rpm), 최대토크 27kg.m(1500-4500rpm)에 달하는 성능은 공차중량 1465kg을 다루기에 부족함이 없다. 엔진 회전 질감은 전형적인 4기통이지만, 힘과 반응은 꽤 즉각적이다. 빼어나진 않지만 딱히 거슬리는 점도 없다.
XM3에 탑재된 1.3리터 직렬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은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두루 탑재되고 있다. 르노에서는 H5Ht, 메르세데스-벤츠에서는 M282로 분류하며, 차종별 성능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최고출력 152마력(5500rpm), 최대토크 26kg.m(2250-3000rpm)에 달하는 성능은 가벼운 차체(공차중량 1345kg)에 정말 과분한 성능이다. 엔진의 힘도 인상적이지만, 엔진 회전 질감이 예술이다. 4기통 엔진이라고 인지하기 힘들 정도로 매끄럽고 균일하게 작동된다. 기본적인 운전 성능의 여유는 엇비슷하지만, 엔진 회전 질감은 XM3가 훨씬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각 다운사이징 엔진에는 7단 듀얼클러치가 짝을 이룬다. 변속기도 XM3가 더 기민하고 다루기 편했다.
셀토스에 탑재된 7단 듀얼클러치는 건식으로 자체 생산된 제품이다. 단순한 시승차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출발이 매끄럽지 않다. 상태가 온전치 않은 변속기처럼 기어가 갈려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 외엔 전반적으로 좋다. 단수를 오르내리는 과정은 DCT답게 민첩하다. 수동 모드 변속 속도도 평범한 현대기아차보다 빨랐다. 단, 수동 변속 시 엔진 회전수가 맞지 않을 경우 변속을 아예 수행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기어 노브를 여러 차례 움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XM3에 탑재된 7단 EDC는 게트락에서 공급하는 습식 DCT다. 성능, 효율, 제작 단가 등 건식과 습식을 결정하는 요인은 많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서 습식만큼 만족스러운 건식 제품을 찾긴 힘들다. XM3도 출발 시 DCT 특유의 늘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셀토스에 비하면 양반이다. 드라이브 모드에서 착실히 기어 단수를 오가고, 급가속이나 수동 변속 시 반응도 잽싸다. 특히, ZF의 것처럼 차가 수동 기어 조작을 기억하고 엔진 회전수가 맞을 경우 다운시프트를 수행하는 센스를 갖췄다.
셀토스 멀티링크, XM3 토션빔이다. 그런데 승차감은 XM3가 더 좋았다. 믿기 힘들겠지만, 정말이다. 정리하면 셀토스는 토션빔 같았고, XM3는 멀티링크 같았다.
셀토스는 구동 방식에 따라 후륜 서스펜션이 달리 적용된다. 전륜구동 모델은 토션빔, 4륜구동 모델은 멀티링크가 기본이다. 형제차인 코나도 마찬가지.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직접 타보면 토션빔과 멀티링크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셀토스 멀티링크는 토션빔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칠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과속 방지턱과 요철을 넘나들 때 반응은 영락없는 토션빔이다.
처음에는 기분 탓인가 싶어 타이어 공기압까지 확인했다. 권장 공기압보다 수치를 낮추고 시내와 고속도로를 달렸는데도 느낌은 바뀌지 않았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이 차의 서스펜션을 구별하라고 한다면, 필자는 망설임 없이 토션빔이라 외칠 것이다. 물론, 멀티링크 반응을 보이는 상황도 있다. 바로 와인딩 로드를 달릴 때다. 타이어 스키드음이 들릴 법한 상황에 다다라서야 멀티링크의 특성을 나타냈다.
반면 XM3는 승차감에 있어 한층 성숙한 반응을 보인다. 권장 공기압을 맞춘 상태에서 과속 방지턱과 노면 요철을 깔끔하게 넘어간다. 자동차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속도만 줄여도 과속 방지턱과 노면 요철을 아주 쉽게 요리한다. 현재 판매 중인 토션빔의 소형 SUV들은 장애물을 지나갈 때 ‘텅!’ 하는 충격과 함께 승차감이 무너지곤 하지만, XM3는 놀라울 정도로 잘 정제됐다. 마치 한 체급 위 세그먼트에서나 느낄 법한 빼어난 승차감을 갖췄다.
그렇다고 토션빔 티를 전혀 내지 않는 건 아니다. 충분한 감속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토션빔 특유의 가벼움이 느껴진다. 잘 다듬었지만, 근본적인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XM3가 가볍고 경쾌하다면, 셀토스는 안정적이다.
셀토스는 선회 과정에서 차체를 적당히 기울어 돌아나가고, 고속 주행 시에도 나름의 자세를 유지한다. 주행 안전 장치가 운전자의 의지를 막진 않기 때문에 굳이 해당 기능을 해제할 필요는 없다. 브레이크는 수차례 다그쳐도 균일한 제동 성능이 유지됐다.
상대적으로 XM3는 가볍게 움직인다. 공차중량이 120kg이나 차이나는 만큼 선회하거나 고속 주행 시 경쾌함이 느껴진다. 프랑스 태생이 아니랄까봐 그 과정이 즐겁다. 다만 끌 수 없는 주행 안전 장치는 줄곧 운전자의 욕망을 끌어내렸고, 브레이크는 태생이 무색하게끔 금세 지치는 기색이다.
능동형 안전 사양은 셀토스가 더 좋다. 비슷한 구성을 갖췄지만, 셀토스 능력치가 더 뛰어나다.
셀토스는 전방 충돌 방지, 차로 이탈 방지, 차로 유지, 하이빔 보조 및 운전자 주의 경고가 기본 적용된다. 그리고 각종 능동형 안전 사양을 적용한 드라이브 와이즈 옵션을 전 트림에 제공한다. 전방 충돌 방지(사이클·교차로 대향차)부터 후측방 충돌 방지,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이 적용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가속과 감속을 곧잘 하며, 차로 유지 보조는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한다. 부족함 없는 구성 덕분에 운전 피로도가 낮다. 차급에 관계없이 능동형 안전 사양을 두루 적용했다.
XM3도 비슷하다. 기본 트림부터 긴급 제동 보조, 차간 거리 경보가 적용되며, 사양에 따라 차선 이탈 경보, 차로 이탈 보조, 사각 지대 경보 등이 추가된다. 최상위 트림에는 후방 교차 충돌 경보가 적용되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오토 하이빔을 옵션으로 넣을 수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예술적이다. 하지만 차로 이탈 보조가 발목을 잡는다. 차선 중앙 유지가 아닌 차선을 벗어났을 때만 작동되기 때문에 사실상 없는 기능이나 마찬가지다.
실연비는 XM3가 우위다. 셀토스가 한층 무거울 뿐만 아니라 4WD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셀토스의 공인 복합 연비는 4WD 18인치 휠 기준 10.9km/L이다. 일반적인 주행 과정에서 전륜에 많은 구동력이 배분되는 것을 확인했다. 도로 흐름에 맞춰 달렸을 때, 도심에서는 10km/L, 80~90km/h 내외 정속 주행 시 18km/L, 그리고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15km/L를 각각 기록했다. 공인연비에 비해 잘 나오는 편이지만, 동급 최고라기엔 무리가 있다.
XM3의 공인 복합 연비는 18인치 휠 기준 13.2km/L이다. 도심에서는 15km/L를 오르내리락했고, 80~90km/h 정속 주행 시 20km/L가 넘는 실연비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서도 18km/L 후반을 유지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두 차량에서 아쉬운 점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셀토스는 전 트림에 4WD를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자식 4WD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구성된 옵션 가격은 177만원이다. 사실 시승을 하면서 전자식 4WD가 제 역할을 한다고 보기도 힘들었다. 그렇다고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괜찮은 승차감을 제공하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177만원이란 돈이 상당히 아깝게 느껴졌다.
XM3의 오토홀드는 마치 나무늘보 같다. ‘빨리빨리’를 요구하는 한국적인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 보편적인 오토홀드보다도 한 박자 늦게 풀리며, 심하게 꿀렁거린다. 결국 답답함이 커서 끌 수밖에 없다. 물론 적응하면 탈 만하겠지만, 적응할 필요 없이 곧바로 조작할 수 있게 직관적으로 설계하는 편이 기본 덕목이다.
# 어떤 차를 구매해야 할까?
두 차 모두 소형 SUV로서 충분한 상품성과 완성도를 갖췄다. 적절한 트림 및 옵션을 구성할 경우 가격적인 메리트도 챙길 수 있다. 여건상 최상위 트림과 풍족한 옵션을 경험했지만, 구매할 목적으로 본다면 트림을 하향 조정하고, 몇몇 옵션을 적당히 고르겠다.
셀토스는 비교적 넉넉한 실내공간과 쓰임새가 좋은 뒷좌석을 갖췄다. 인포테인먼트는 다루기 쉬웠고, 버튼 위치나 조작감도 신경 쓴 게 느껴진다. 1.6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조합은 괜찮고, 데일리카로 타기에도 적당하다. 필자의 선택은 시그니처 트림에 드라이브 와이즈와 10.25인치 UVO 네비게이션, 하이테크 등을 포함한 총 2731만원이다. 크기와 구성만큼이나 가격도 소형 SUV치곤 높다.
XM3는 준중형 SUV에 버금가는 큰 풍채에 매력적인 쿠페형 스타일을 담았다. 르노삼성답지 않은 넉넉한 실내와 화려한 그래픽이 담겨있다. 파워트레인 조합은 훌륭했고, 운전의 즐거움과 뛰어난 효율을 동시에 구현한 르노 기술력을 느낄 수 있다. 필자의 선택 견적은 RE 시그니처 트림에 통풍시트, 보스 오디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을 추가해 총합은 2780만원이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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