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에서 레드로 -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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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 4세대 프리우스를 만났다. 토요타의 TNGA플랫폼을 통해 처음 생산된 4세대 프리우스는 어느 브랜드보다 오랫동안 하이브리드 기술을 갈고 닦아온 토요타의 최신 기술이 모두 녹아있는 모델이다. 파워트레인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 있어서도 이전 모델보다 강렬한 인상을 보이고 있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올해 토요타의 주목할 부분은 신형 '프리우스'의 등장과 함께 디젤게이트로 인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얼마나 주목을 받게 될지, 얼마나 판매가 증가할지에 대한 부분이다. 토요타의 2016년도 하이브리드 모델 목표수치는 146만대로 올해 118만대 보다 24% 증가한 수치이다.
목표달성에 성공한다면 2013년 약 128만대가 판매된 이후 3년만에 최고치를 넘어서게 된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판매는 2015년 7월 누적판매 800만대를 기록했으며 16년의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7년에는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4세대 프리우스의 한국시장 출시 현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공격적인 전략이 발표되었다. 2016년도 판매목표 8500대 가운데 50%이상을 하이브리드 모델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라브4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 V, 캠리 하이브리드 등 4개 차종 6개 트림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디젤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의 변화, 새로운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로 인한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더욱 적극적으로 공세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4세대 프리우스이다.
4세대 프리우스는 파워트레인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 밝은 파란색 계열의 컬러가 메인 모델이었다면 이번에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모델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파란색상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기존 프리우스보다 오히려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이미지의 레드컬러가 광고와 카탈로그의 첫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는 점은 과거의 다소 지루했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한 모습으로 보여진다. 토요타는 4세대 프리우스에서 달라진 주행성과 달리는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블루컬러의 프리우스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색상 또한 좀더 선명해지고 강렬해졌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에서는 호불호가 나뉠 수 있어 보인다. 그만큼 프리우스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다양한 선이 오가는 전면 측면부 디자인과 독특한 디자인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등은 이전의 박시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디자인은 공기역학적인 부분이 충분히 고려된 디자인으로 효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진보된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도 사용된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토요타의 연료전지차인 미라이를 떠오르게 한다. 검게 처리된 C필러나 리어팬더 앞쪽에서 시작되는 라인, B필러 앞쪽에 최고점이 위치한 루프라인 등은 미라이의 그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유사성은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고려한 디자인의 영향이 크다. 두 모델 모두 효율성을 중시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신형 프리우스는 이전 모델보다 다양한 라인의 전면부를 보여주고 있지만 공기저항계수는 0.24로 이전모델보다 높아졌다.
4세대 프리우스의 외형이 첨단의 기술을 표현하고 있다면 내부 디자인은 감성적인 면이 강하다. 얼핏보면 미래지향적인 모습이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촉감과 질감이 중시된 인간적인 면모가 더 눈에 띈다. 계기판과 트림들은 부드러운 소재들로 둘러싸인 반면 센퍼페시아의 디스플레이창과 하단의 버튼 구성은 기능적인 디자인에 충실한 모습이다. 3세대 프리우스의 실내는 소재의 질감에서 좀 차가운 인상을 받았었다. 4세대 프리우스는 소재의 질감이나 품질감도 높아지고, 기능적인 모습에 녹아든 탑승자 지향의 요소들이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의외의 공간은 2열이다. 생각보다 넉넉한 2열 공간 뿐만 아니라 적재공간도 인상적이다. 새로운 TNGA 플랫폼과 디자인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느껴진다. 분명 이정도의 헤드룸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시트 하단의 베터리 위치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가 없다. 단 1mm라도 하단을 더 낮추고 실내공간을 확보하면서도 공력 성능에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개발진들의 의견이 치열하게 오갔을 것이다.
특히 시트의 착좌감이 인상적이다. ‘편하다’라는 표현이 앉는 순간 떠오른다. 시트의 조절폭도 커 다양한 신체조건에 맞출 수 있다. 시트에 앉아 있을 때의 느낌이 좀 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부드러운 쿠션은 프리우스의 주행성과도 잘 어울린다.
파워 트레인은 1,798cc 직렬 4기통 엣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조합된다.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은 98ps/5,300rpm, 최대토크 14.5kgm/3,600rpm이며 전기모터의 최고출력은 72ps. 기존보다 모터의 출력이 낮아졌지만 시스템 출력은 122ps로 기존의 113마력보다 높아졌다.
시동을 켜고 (물론 엔진은 움직이지 않고 계기판에 ‘ready'라는 표시만이 떠오른다) 주행을 시작하면 역시나 달라진 운전포지션에서 오는 차이가 느껴진다. 전방시야가 이전 모델에 비해 크게 넓어졌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인한 변화이다. 그 뒤를 이어 전해지는 것은 달라진 주행질감이다. 굳이 속도를 높일 필요도 없다. 도심에서의 일반적인 주행에서도 그 차이가 전해진다. 기존에 크게 느껴졌던 좌우 롤도 적어지고, 부드러운 승차감 뿐만 아니라, 중고속에서 요철을 넘을 때 전달되는 충격은 변화를 실감케 하는 부분이다.
주행시 인버터에서 전해지던 소음이나, 엔진의 소리나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중속영역에서의 가속시에도 전기 모터의 개입 영역이 넓어진 덕분에 이전처럼 엔진음이 실내로 들이치는 일도 없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이즈도 크게 개선되어 실내로 들이치는 가장 큰 소음이라면 A필러 부근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 정도일 것이다. 물론 이 또한 100km/h 이하의 속도라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이다.
차량의 성격에 맞게 제한 속도를 크게 넘지 않는 수준에서 일상적인 주행을 한다면, 주행질감이나 가속성능에도 크게 불만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엔진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급가속이나 고속주행시에는, 엔진음과 가속감이 서로 다르게 느껴지는 CVT 특유의 특징이 드러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엔진 출력을 높인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프리우스’다 아니다. 그러한 점에서 국내의 도로상황에 프리우스는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저런 4세대 프리우스의 특징을 설명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연비이다. 신형 프리우스의 연비는 복합연비 21.9km/리터. 하지만, 일반적인 주행환경이라면 절대 복합연비 아래로 내려갈 일은 없다. 일전에 진행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는 40여명의 참가자 15명이 최종연비 40km/리터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가속과 브레이킹이 빈번한 시승이었음에도 복합연비는 23.7km/리터. 지난 미디어 시승때는 오히려 최악의 연비 테스트를 진행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4세대 프리우스의 효율성은 독보적이다.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는 연비 향상은 물론 주행성능 또한 개선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여기에는 새로운 TNGA 플랫폼의 활약이 크다. 프리우스의 경쟁자는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에 그치지 않는다. 다운사이징 터보와 클린 디젤 모델과도 경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비만이 아니라 다양한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TNGA 플랫폼은 분명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프리우스를 위한 플랫폼이 아닌 토요타 전체의 미래를 책임지는 만큼 향후 5년 10년 후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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