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볼보 V40, 자네 이 망치 한번 받아볼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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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게이트 여파로 폭스바겐 모델이 대부분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그 중에는 C세그먼트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는 골프도 포함된다. 아무리 이겨보려고 애써도 끄떡하지 않던 철옹성이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졸지에 주인을 잃어버린 이 왕좌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해치백들의 군침 도는 먹잇감이 됐다.

전통적으로 소형차에 강한 푸조의 308,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운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동급 유일 뒷바퀴굴림인 BMW 1시리즈, 새롭게 선보인 현대차 i30과 앞으로 나올 인피니티 Q30 등이 주요 도전자들이다. 하반기 이 세그먼트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지켜보는 일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볼보 V40도 도전자 중 하나다. 최근 XC90을 시작으로 디자인을 리뉴얼한 볼보는 ‘교장선생님 차’라는 보수적인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걷어내고 있다. 그 중 XC90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북유럽풍 트렌드를 안팎으로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XC90에 이어 새 디자인을 따르는 S90도 국내에 선보여 큰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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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형 V40은 첫번째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주간주행등과 새로운 프론트 그릴 및 엠블럼을 달았다. 시승 모델엔 D3 모멘텀 모델에 R-디자인 패키지(리어 디퓨저와 스포일러, 사이드미러 커버 등)와 18인치 휠을 추가했다.

V40은 C세그먼트 해치백을 많이 찾는 고객층에 어울리게 한층 젊고 역동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디스크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5스포크 18인치 휠, 리어 루프 스포일러와 트윈 머플러가 달린 리어 디퓨저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V40을 구매한다면 R-디자인 패키지와 휠 인치업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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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북유럽 디자인답게 콕핏과 대시보드가 간결하다. 다만 센터페시아 버튼은 직관적이지만 개수가 너무 많아 조금 산만하다. 2017년형에는 클린존(CZIP)이라는 강제공기배출기능이 전 트림에 포함됐다. 승차 전 밀폐된 차 안의 공기를 강제로 배출시키는 기능이다. 또 모니터링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를 정화하는 IAQS도 탑재됐다. 삼겹살과 고등어구이로 인한 초미세먼지 걱정을 한시름 놔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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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뾰족한 해치도어로 인해 트렁크 입구가 다른 해치백과 비교해 좁다. 이 때문에 트렁크가 작게 느껴지지만 꽤 깊고 뒷시트를 40:60으로 접을 수 있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2.6kg·m을 내는 2.0L 터보 디젤 엔진은 볼보의 드라이브-e 기술이 적용됐다. 실린더별 인젝터를 따로 달아 연료를 최적 분사하는 커먼레일 방식을 써 연료 절감효과가 10~30%에 이르고 분사압력도 높아 연소효율이 좋다. 공인연비는 16.0km/L인데, 시승하는 동안 여러차례 더 높은 수치를 보여 만족스러웠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다. 상위 트림엔 ZF 8단 자동 변속기가 달린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2.6kg·m을 내는 2.0L 터보 디젤 엔진

스포티한 외관에 비해 주행감각은 평범하고, 특히 초기 거동이 실망스럽다. 디젤 엔진은 소음과 진동이 꽤 큰 편이다. 속도가 올라가면 줄어들기는 하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가지 구간에서는 신경이 쓰인다. 다행인 점은 정차 시 시동을 끄는 오토스톱 기능을 갖췄다.

차체가 경쟁모델에 비해 최대 200kg 가까이 무거워, 초반에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디젤차의 장점을 맛볼 수 없다. 움직임이 둔하고 무겁다. 하지만 고속주행은 만족스럽다. 엔진 소음도 크게 들리지 않고 풍절음도 잘 차단한다.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가속반응도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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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팩트 해치백 모델답지 않게 묵직한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고속 주행 안정성이 좋다. 록투록 2.6인 스티어링 휠을 갖춰 조향이 즉각적이고 고속 코너에서도 원하는 라인을 그리며 안정되게 돌아나간다. 좀더 다이내믹하고 화끈한 주행을 바란다면 245마력을 내는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스포티한 이미지로 바뀐 볼보 V40은 묵직한 주행감각과 볼보가 한결같이 강조하는 안전성을 내세우며 경쟁이 치열한 C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에 뛰어들었다. 세련된 디자인과 성능으로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XC90 덕분에 볼보의 이미지가 많이 젊어졌다. 집안 큰형님이 직접 하사한 번쩍번쩍 망치를 손에 든 해치백 막내가 이 기세를 이어받아 C세그먼트를 휘어잡을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김종우 기자
사진
이영석
제공
탑기어
연간 3,700여 종의 학습교재와 교과서를 발간하는 교육출판 전문기업 천재교육의 계열사 ㈜프린피아에서 '탑기어' 한국판을 2015년 10월호부터 발행하고 있습니다. 1993년 10월 창간한 '탑기어'는 영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등 전세계 50개국 1,500만 독자들에게 15개 언어로 매달 발행되어 신차 구매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매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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