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올뉴 XC90 ‘하이테크에 럭셔리를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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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인하이브리드 ‘400마력 쌩생’..크리스탈+리얼우드+9인치 모니터 ‘격이 달라’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의 약점은 고리타분 하다는 외관 디자인이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변화를 거듭하더니 최근 그 꼬리표를 완전히 뗐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볼보가 안전기술의 최고봉에 가까운 하이테크 브랜드였다면, 이젠 디자인과 기능적 면을 럭셔리하게 업그레이드 시켰다.
변화의 정점에 오른 볼보가 올여름 국내에 자신있게 선보인 플래그십 SUV ‘올뉴 XC90’은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디자인과 첨단기술을 갖추고 돌아왔다. 깨끗한 순백색에 메이드 인 스웨덴의 고급스런 디자인을 자랑한다.
시승차를 보자마자 왜 이런 디자인이 이제서야 나오는 걸까 의구심이 생길 정도다. 무려 13년을 고민했나 보다. 올뉴 XC90는 2004년 출시된 1세대 이후 첫 풀체인지 모델이다.
XC90은 디젤 D5 AWD와 가솔린 T6 AWD 그리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T8 AWD까지 총 3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다.
시승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T8 AWD 모델로 시승하기 전에 인지하고 있던 정보는 무려 ‘1억 4천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 그리고 전세계에서 가장 발달했다는 자율주행 ‘파일럿 어시스트’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란 점이었다.
기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최근 타사에서 1억짜리 프리미엄 SUV를 잇따라 내놓고 있긴 하지만 1억원을 이렇게 훌쩍 넘겨버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최고출력 400마력 쌩생’
먼저 넘치는 파워부터 느껴봤다. 가정용 220볼트로 충전이 가능한 PHEV용 전기모터(87마력)와 4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313마력)이 힘을 합치면 무려 최고출력 400마력을 뿜는다.
물론 출발부터 아무 소리 없이 조용하다. 기어변속기 옆에 작은 다이얼을 살짝 돌려 시동을 건다. 버튼 대신 크리스탈 재질로 엄지손가락 만한 다이얼을 돌리자 이미 켜놓았던 에어컨 바람 소리 외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악셀을 밟고 핸들을 돌리며 출발해도 역시 무소음의 전기차와 같다. 중속으로 넘어가면서 낮은 엔진 회전 구간에서 최대토크 24.5 kg.m로 힘을 낸다. 이후 가솔린 엔진으로 2200~5000rpm 구간에서 최대 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전기모터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동시 적용한 가솔린 2.0엔진의 힘은 의외로 찰떡궁합을 이루면서 강하게 작동했다. 가솔린 엔진이 앞바퀴를 힘차게 움직이고,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구동하는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큰 덩치의 XC90이지만 고압의 리튬이온 배터리 덕분인지 4륜을 원하는 때 힘차게 21인치 광폭 타이어를 이용해 노면을 박차고 나간다. 접어둔 3열시트를 보니 웬 작은 배낭이 있고 그 안엔 가정용 충전을 위한 220V 충전라인이 들어 있다.
외부 충전장치를 이용한 충전 에너지와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동 방식인 엔진과 전기 구동방식을 합쳐 주행을 하면 연비는 14.5km/리터다. 또 엔진구동에 의한 충전과 필요에 따라 방전을 반복하는 일반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으로 주행하는 경우엔 연비는 10.7km/리터 수준을 오간다.
크리스탈+리얼우드+9인치 모니터...격이 다른 ‘달리는 콘서트홀’
XC90이 다른 SUV와 다른점 중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오디오 시스템이다. 실제로 콘서트홀 사진과 함께 음악회를 방불하는 사운드로 차 내부를 품격있게 만든다.
올뉴XC90에는 영국의 하이엔드 스피커인 바워스&윌킨스(B&W)를 적용했다. 인공 다이아몬드 등 소재를 이용해 만든 트위터 등 총 19개의 스피커와 에어 서브우퍼, 거기다 하만 카돈의 D 앰프까지 설치해 탑승객 모두를 감동시킨다. 음향모드는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가 있다. 해지는 자유로를 달리며 XC90 안에서 듣는 요한 파헬벨의 캐논 D장조는 감동이었다.
또한 격이 다른 인테리어는 또 있다. 작지만 투명하게 빛나는 기어 레버가 압권이다. 특수 플래스틱이겠지.. 설마 크리스탈. 혹시나 했는데 진짜 크리스탈 글래스였다. 250년 역사를 지닌 스웨덴의 명품 유리 제조사인 오레포스와 함께 만든 작품이라는 귀띔이다.
천연 우드 트림이 대시보드와 도어의 일부를 가죽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부분도 안정감을 줬다. 센터페시아 중앙엔 태블릿 PC를 닮은 세로형 9인치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르노삼성 SM6부터 적용된 느낌과 아주 흡사하다. 손가락으로 좌우로 화면을 밀고 위아래로 화면을 오르내리며 차량의 90% 이상 조정을 한다.
시트는 두툼한 천연가죽이 푸근하다. 마사지 기능이 척추 곳곳을 주물러 주고, 무릎 안쪽으로 시트가 연장되는 기능도 편안했다. 그러면서도 시트 등받이의 두께는 얇은 편으로 날렵하다. 공간의 여유로운 이용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파일럿 어시스트 “핸들이 스스로 움직이네”
올뉴 XC90의 가장 특별한 기술은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다.
국내외 차를 통틀어 SUV 중에서는 올 뉴 XC90에 유일하게 적용된 기술이다. 어댑티브 콘트롤 기능과 비슷한데 파일럿 기능이 하나 더 추가돼 있다고 보면 된다.
주행 중 스티어링휠 왼쪽의 중앙버튼을 누른 뒤 좌우 버튼을 이용해 크루즈 콘트롤이나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선택하면 된다.
작동 여부는 계기판 왼쪽 아래 초록색으로 운전대 표시가 들어오고 이후 차가 알아서 정해진 속도 이하로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며 차선을 지키며 자동으로 운행한다. 운전대에 손을 대고 있어야 하는데 만약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난 후 13초가 지나면 경고음이 울리고 이후 10초가 더 지나면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풀린다.
완전히 손을 놓고도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좌우로 움직이며 차선을 맞춰 달리는 게 신기하다. 하지만 국내 차선의 상태나 좌회전 우회전시엔 반드시 스티어링휠을 손으로 잡아야 한다. 차선이 곧고 명확한 고속도로에선 최대시간 동안 경험할 수 있었다.
기어레버 아랫쪽엔 ‘DRIVE MODE’라는 미니 굴림금속이 있는데, 누르고 돌리면 에코, 오프로드 등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아웃도어를 선택하면 차체가 뒤뚱거리며 차체를 띄워준다. 바윗돌 오프로드에서 달려보고 싶은 심정이다.
주행에선 저속부터 고속까지 주춤거리는 경우가 없이 팍팍 치고 나간다. 다만 하체가 다소 무른 듯 느낌은 기자만의 기분일까. 개인적으로 SUV를 선호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차체의 출렁거림이었는데, 급제동시 앞뒤고 울렁이는 피칭현상은 옥의 티였다.
가격은 인스크립션이 1억1020만원, 엑설런스가 1억3780만원이다. 다소 부담스럽지만 달라진 안전 볼보를 느끼기에는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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