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든든한 허리, XC60 D5 R-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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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비약적인 성장이 괄목적이다. 크게 드러내지 않고도 차량 판매가 두드러지게 늘었다는 것은 볼보차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볼보의 지난해 판매량은 2014년 대비 42.4%가 성장한 4,238대다. 이중 S60이 1,122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그 뒤를 이어 V40과 XC60이 각각 789대, 776대가 팔렸다. 특히, XC60의 경우 지난해 대비 73.6%가 증가된 실적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16만대가 팔렸다. XC60의 매력을 면밀히 살펴보자.
XC60은 볼보 P3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컴팩트 크로스오버 SUV다. 2007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첫 선을 보였고 2008년 제네바모터쇼에 출품되며 유럽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북미에는 2010년 모델로 2009년부터 판매되었다. R-Design(이하, R-디자인)은 2010년 4월에 출시되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XC60 D5 R-디자인이다. 강성을 더한 섀시와 댐핑, R-디자인만의 컬러와 바디 키트, 좀 더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내/외장이 특징이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으로 여며 낸 외관은 R-디자인만의 흔적이 구석구석에서 묻어난다. 전면은 크롬 소재대신 하이그로시 소재를 채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차체와의 일체감을 높였다. 범퍼 또한 R-디자인만의 것으로 입체감이 뛰어나다. 철갑을 두른 강인함과 역동적 느낌이 깊이 베여있다. 특히, 범퍼 하단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실버 플라스틱 장식은 범퍼와 함께 ‘X’자 형태의 견고한 인상을 만들어 냈다. 면 중심의 일반 모델의 평범한 인상과는 차원이 다른 실루엣을 제공한다.
측면은 화살촉과 같은 이미지를 갖는다. 금방이라도 전방을 향해 뛰쳐나갈 듯 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가볍다는 의미는 아니다. 볼보만의 진중하고 듬직한 성격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사이드 미러를 감싸고 있는 실버 메탈 미러캡과 20인치 알루미늄 휠은 R-디자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포인트들이다. 테일 램프의 일부분이 측면에 걸쳐 눈에 띈다.
후면은 특이한 형상이다. 날렵한 전면과 측면의 느낌을 효율적으로 연장시키지 못하고 단절된 느낌이다. 볼보의 전형적인 테일 램프가 그들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지켜내고 있지만 실내 공간이 지나치게 좁게 보이는 답답함이 먼저 다가선다. 또한, 엉덩이가 껑충 올라간 듯한 느낌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범퍼 상단 좌/우측 영역을 볼록하게 표현한 것 때문이다. 그나마 듀얼머플러와 스키드 플레이트가 스포티한 느낌으로 엉성한 표현을 적절하게 순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제원상 크기는 길이 4,645mm, 너비 1,890mm, 높이 1,715mm다. 공차중량은 1,940kg. 이전의 각진 살들을 모두 도려내고 적당한 곡선과 입체감을 부여한 디자인은 대중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설 수 있게 했다. 3040세대에게 더욱 그랬다. 2015년 구매자중 법인구매자들을 제외하고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72%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실내는 R-디자인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전용 새미 스포츠 버킷 시트의 존재감이 무엇보다 크게 다가선다. 콘트라스트 스티칭이 적용된 나파 가죽시트의 질감은 적정한 쿠션을 제공해 장시간의 주행에도 피곤함이 덜한 편이다. 저속과 고속영역까지 부드럽고 단단하게 운전자의 몸을 잡아주는 구조 또한 일품이다.
센터페시아는 전형적인 콕-픽 구조로 운전자를 포근하게 감싼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버튼과 크기가 작은 디스플레이는 조작과 시인성에서 불편함이 크다. 다행히 새롭게 출시되는 XC90부터 새로운 디자인과 구성을 채택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메탈그레인 소재의 세로 라인은 R-디자인을 표현해 준다. 가속과 제동 페달도 R-디자인 전용이다. 뒤편으로는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천공기법이 적용된 스티어링 휠은 통기성이 우수하다. 조작에 따른 순응성과 손 안으로 감기는 감촉도 빼 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디지털 계기판은 주행모드에 따라 에코, 엘레강스, 퍼포먼스로 변경시킬 수 있다. 각각 녹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구분된다. 파란색으로 표현되는 계기판은 R-디자인 전용이다. 해상도가 높은 계기판은 시인성이 높다.
전술한 R-디자인만의 특징들을 제외하고도 파노라마 글래스가 적용된 실내는 넓고 쾌적하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배려가 반영된 뒷좌석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뒷좌석은 2단 부스터 시트가 반영되어 있다. 안전벨트를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의 앉은 키를 높여 준다. 신장 95cm부터 140cm, 체중은 15kg부터 36kg까지의 어린이에게 적합하다. 커튼형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어 어린이의 머리 부위를 보호해준다.
트렁크의 활용성은 XC60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495리터의 적재공간이 제공된다. 그러나 4:2:4구조의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적재공간은 최대 1,455리터까지 확대된다.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긴요하게 사용될 수 있는 구조다. 파워 테일게이트 및 걸림 방지 장치 기능이 제공되어 트렁크 도어를 손쉽게 여닫을 수 있고, 손가락이나 물체가 테일 게이트에 끼어 부상당할 수 있는 염려도 줄였다.
파워트레인은 2.4리터 5기통 트윈 터보 디젤 엔진에 6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장착되어 최고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눈 여겨 볼만한 점은 4륜 구동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할덱스(Haldex) 4륜 구동 시스템은 가변형 시스템으로 첨단 Instant Traction™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접지력이 좋은 도로 상황에서는 전륜에 100%의 동력이 전달된다. 접지력이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면 노면 상황에 따라 동력의 최대 50%가 후륜으로 배분된다. 연비는 도심 11.1km/l, 고속도로 14.3km/l, 복합 12.3km/l다.
XC60은 고속을 지향하는 차량이 아니다. 급격한 코너링을 시도하며 주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차량은 더욱 아니다. 그러나 R-디자인에는 이러한 공격적 성향을 완전히 배제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감성을 제공해 주행의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디젤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시동 후 소음과 진동은 그리 크지 않다. 적정한 수준으로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초반 발진 능력은 에코, 엘레강스, 퍼포먼스 등의 3가지 주행 모드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모두 우수한 발진 능력을 보였다. 스퀼 현상 없이 반듯하게 거동을 시작해 낸다. 풀 가속을 시도해도 마찬가지다. 4륜 구동시스템의 장점이다.
도심에서의 주행은 세단보다 훨씬 편안하고 안락하다. 높은 지상고 덕분이다. 높은 시트 포지셔닝을 통해 전방의 교통흐름과 장애물의 등장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앞 차의 시야 가림 현상으로 인한 답답함도 덜한 편이다. 아이들의 픽업과 장보기 용도로도 훌륭하게 사용될 수 있어 보인다. 실제로 북미와 유럽에서의 왜건과 XC60 사이즈의 SUV 모델들은 세컨드카로 주부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조향 감도가 가장 무거워지는 High로 변경하고 주행 모드도 퍼포먼스 모드로 변경하면 엔진 사운드는 더욱 무겁고 폭 넓어진다. 스티어링 휠의 감도는 Low, Medium, High 등의 3단계로 조정이 가능하다. 고속으로 내닫기 위해서는 그리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1500rpm에서 시작되는 최대토크 영역 때문이다. 초반의 민첩한 반응은 기대이상이다. 그러나 180km/h를 넘어서면서 조금씩 숨을 고르기 시작한다. 초반에 있는 힘을 다 소비한 탓이다. 디젤 모델의 한계다. 그러나 움직임의 질만큼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롤링과 피칭현상 없이 안정감 높은 주행을 선사한다.
빈번히 만나는 코너구간에서는 코너 트랙션 컨트롤과 4륜 구동시스템이 기계적으로 간섭을 시작해 차체를 견고하게 만들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실내에서는 세미 버킷 시트가 운전자의 몸을 견고하게 붙들어 좌우로 치우치지 않게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해낸다. 실제 주행 연비는 복합 11.8km/l로 제원상의 연비에 다소 못 미쳤다. 그러나 고속주행과 와인딩 주행이 많았음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연비다.
주행과 관련한 안전 장치도 볼보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행의 조력자들이다. 레이더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과 후/측면 접근 차량 경고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 시스템 등은 주행 중 운전자가 감지 하지 못하는 영역으로부터의 위험을 청각 및 시각 사인으로 전환해 운전자가 조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시티 세이프티의 경우 앞 차의 거리 간격이 좁아지면 앞 창을 통해 운전자에게 시각 및 청각 경고 사인을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자가 제동하기 않으면 스스로 제동시킨다. 앞 차와의 속도 차이가 15km/h 이하면 추돌 없이 차량을 정지시키고 그 이상일 경우 속도를 현저히 낮춰 추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해 준다.
볼보를 비롯해 포드, 푸조 등의 브랜드가 국내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다. 차량 구매 시, 맹목적으로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던 이전의 소비자 양식이 점점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볼보가 가진 안전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변모된 디자인과 맞물려 소비자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은 확실하다. 올 한해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바람으로 작용하기 기대해 본다. XC60 D5 R-디자인의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7,190만 원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반영된 가격으로 1월까지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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