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방법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 렉서스 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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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렉서스 GS를 만났다. 신형 GS는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처럼 모든 면에서 완성도 높은 차로 거듭났다. 부분변경 모델인데 마치 완전변경 차를 타는 것 같은 새로운 느낌도 받았다. 그리고 이런 GS의 감각은 모두 다른 성향의 파워트레인을 통해서 드러난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한 친절한 G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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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특징이 또렷하다. 때로는 여유롭게, 또 때로는 화끈하게 차를 밀어 붙인다. 저마다 힘을 내는 방법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다. 즐겁고 재미있는 운전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다운 사이징 터보 엔진이던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이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엔진이던 파워트레인의 경쟁은 큰 의미가 없었다. 저마다 장점을 한 것 살려 짜릿하고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GS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그저 입맛에 맞는 차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눈에 보이는 소소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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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의 첫인상은 다른 렉서스 모델들처럼 강렬하다. 먼저, 한층 파격적으로 벌린 그릴과 입체적인 범퍼가 눈에 들어온다. 그 위로는 트리플-빔 바이 LED 헤드램프가 자리잡았고 바로 밑에는 날카로운 디자인의 주간운행등이 있다. 최근 렉서스가 맞추려는 패밀리-룩 디자인 중 하나인 화살촉 모양 주간운행등은 헤드램프와의 위치가 어설프게 보이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됐던 존재감 하나만큼은 확실한 전면부다. 앞모습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거의 변한 게 없다. 휠 디자인과 배기구 형상, 테일램프 속 구성이 조금 바뀐 것이 변화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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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정말 자세히 살펴봐야 변화를 알 수 있는데 알게 모르게 꽤 다양한 부분이 바뀌었다. 먼저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한층 세련된 모습이다. 무지막지하게 커다랬던 렉서스 엠블럼도 다소 작아졌고, 버튼 구성과 실내 소재도 개선됐다. 이 외에 계기반 사이즈를 키우고 아날로그 시계와 변속기 모양, 조그셔틀 버튼 디자인도 조금씩 변화를 거쳤다. 등급별로 마크 레빈슨 오디오 시스템과 12.3인치 와이드 모니터, 한국형 내비게이션 및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갖춘 것도 특징이다.

GS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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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S는 V형 6기통 3.5리터 가솔린 엔진의 GS350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GS450h, 2.0리터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장착한 GS200t, V형 8기통 5.0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넣은 GS F까지 총 4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그 중 먼저 GS350 모델에 시동을 걸었다. 조용하게 숨을 고르는 엔진음이 준대형 세단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주행 감각도 마찬가지다. 풍부한 가속감을 비롯해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에서 나오는 여유로운 출력이 차를 빠른 속도에 올려 놓는다. 답답함이나 큰 스트레스 없이 언제든지 원하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GS350의 가장 큰 특징이다.

GS200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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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GS 시리즈 중 가장 배기량이 낮은 GS200t 모델에 앉았다. 4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트윈스크롤 터보와 8단 자동변속기를 넣어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단순히 2,000cc라는 숫자만 놓고 차를 판단하기에는 큰 오류가 있다. 다른 GS 모델들과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성능을 발휘했고, 웬만한 3,000cc급 스포츠 세단을 타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계기반 화면에는 터보압력 게이지가 발 빠르게 움직였고 터보의 힘을 통해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올 때는 그 어떠한 세단들보다 역동적인 운전감각을 선사했다. 터보렉(터보 엔진 특유의 반 박자 느린 반응)이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 시간이 매우 짧아 답답할 틈을 주지 않는다. 형님 격인 GS350과 비교해도 크게 뒤쳐지는 부분이 없다. 오히려 연비 효율과 가격적인 면에선 GS200t쪽이 더 좋기 때문에 충분히 구매 목록에 올려놓고 고민이 될 것 같다.

GS45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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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GS450h도 만만치 않았다. 간단한 제원부터 살펴보면 V형 6기통 3.5리터 엔진에 전기모터, 배터리를 장착해 시스템 최고출력 343마력, 최대토크 35.5kg.m를 발휘한다. 그럼에도 연비는 GS 모델 중 최고인 리터당 12.7km를 기록했고, 이산화 탄소 배출량도 가장 적은 수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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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스르륵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은 다른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들과 같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서킷에 들어서면 여지없이 화끈한 성능을 보여준다. 내가 알고 있던 하이브리드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짜릿한 실력을 가졌다. 시승했던 GS450h는 F스포츠 모델로 휠과 가변제어 서스펜션, 커스터마이즈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등 다양한 부분에서 스포티한 튜닝을 거쳤다. 그 결과 서킷에서 한결 과감한 주행이 가능해졌고, 준대형 세단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재밌는 운전 감각을 보여줬다. 효율과 성능을 모두 챙긴 GS450h는 GS 시리즈 중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S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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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GS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지닌 GS F를 만났다. 엔진 크기를 줄이고 터보차저를 우겨 넣는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V형 8기통 5.0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게 특징이다. 최고출력 473마력, 최대토크 53.7kg.m를 뿜어내며 8단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루고 뒷바퀴 굴림 방식을 사용해 힘을 땅에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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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켜니 우렁찬 사운드가 귀를 자극한다. 그 다음 시속 340km까지 쓰여진 속도계와 9,000RPM까지 적혀있는 커다란 계기반이 눈을 의심하게 만들고 잔뜩 움켜잡은 스포츠 스티어링휠과 패들쉬프트가 촉각을 깨운다. 심지어 서킷에 들어가서는 정신까지 쏙 빼놓는다. 매우 민감한 가속페달 반응은 마치 정교한 일본 장인의 손재주를 보는 것 같다. 여기에 변속을 통해 오르내리는 엔진 회전수와 흉내 낼 수 없는 화끈한 소리는 자꾸만 차를 몰아붙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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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언제든지 욕심이 과하면 사고로 이어지는 법이다. 후륜구동 고성능 차를 다루는 건 분명히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각종 안전장치를 믿고 가속페달에 조금만 더 힘을 줘도 차는 순식간에 균형을 잃었고 계기반에는 계속 슬립 경고등이 점등됐다. 그리고 GS F는 곧바로 엉덩이를 살짝 밖으로 빠지려는 움직임을 취한다. 결코 만만한 차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만큼 섬세하고 정교한 조종이 필요하다. 반대로 말하면 차의 성격과 다루는 법을 정확히 알았을 땐 그 어떤 고성능 세단보다 짜릿하게 탈 수 있겠다.

입맛대로 즐기는 GS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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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S를 즐기는 방법은 매우 다양했다. 막힘 없이 시원한 가속감을 보여주거나 박진감 넘치는 성능을 발휘하기도 했고 효율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파워트레인도 준비돼 있었다. 또, 오로지 하드코어한 달리기에만 전념할 수 있는 모델도 마련됐다. 차가 가지고 있는 성향은 4차종 모두 달랐지만 GS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감각은 딱 하나였다. 바로 재미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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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차를 타던 운전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감탄사를 내면서 칼같이 돌아나가는 GS의 코너 실력과 화끈한 직선 주행은 경쟁차종에서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어느 것 하나 대충 만들지 않겠다는 신념과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이 회사의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가격 얘기다. 렉서스 신형 GS국내 판매가격은 부가세 포함 GS450h Supreme(표준형) 7,790만원, F Sport 8,350만원, GS350 Executive(고급형) 8,190만원, F Sport 7,900만원, GS200t Supreme(표준형) 6,020만원, GS F 1억 1,64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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