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가 만들어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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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알티마가 처음 소개된 건 지난 2009년으로 4세대 모델이다. 당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카세트 데크’가 인상적이었기에 기억이 난다. 그런 알티마가 5세대로 진화했고, 5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 땅을 밟았다.
북미에서는 지난해 가을 공식판매가 시작되었다. 그곳에서도 알티마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모델로 어코드, 캠리 등과 함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하고 있다. 규모가 다를 뿐 한국시장도 다르지 않다. 토요타, 혼다, 닛산의 중형모델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또한, 국산중형혹은준대형세단들과가격대가겹치기에서로뺏고 뺏는 치열한 전쟁터다.
전체적인 모습은 상위모델인 맥시마를 연상케 한다. 과감해진 ‘V-모션’ 그릴과 날렵해진 헤드램프로 인상은 더욱 강해졌다. 테일램프는 헤드램프와 같이 부메랑 타입으로 앞모습과 통일감을 준다. 앞뒤 범퍼와 보닛, 펜더 디자인 등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이 변했다. 특히, 액티브 그릴 셔터를 적용해 공기저항계수가 0.26Cd까지 낮아진 덕분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
라인업은 2.5리터 및 3.5리터 가솔린엔진. 그리고 치열한 2.5리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 가지 세부 트림을 준비했다. 물론 옵션, 그러니까 돈 문제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2.5리터 엔진에는 가격별로 ‘스마트’, ‘SL’, ‘SL 테크’를 마련했다. 스마트는 앞서 언급했듯 옵션을 빼고 가격경쟁력을 높인 엔트리 모델. 선루프, 내비게이션, 7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 등을 과감히 뺐다.
시승차는 2.5 SL트림이다. SL테크 트림과의 차이는 사각지대 경고시스템, 후측방 경고시스템, 전방충돌예측 경고시스템, 전방 비상브레이크,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의 유무 등. SL테크 트림은 말 그대로 안전에 대한 기술을 모두 모아놓은 버전이다.
외부에 비해 실내변화는 크지 않다. 시동을 걸면역시 일본차만의 특징인 정숙성이 느껴진다. 특히, 알티마와 같이 대중성과 프리미엄의 애매한 경계에 위치한 모델들이 더욱 신경 쓰는 부분이다. 그런데 시내주행에서 다소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스티어링 무게. 각 브랜드마다 스티어링의 무게를 자동차 성격에 맞게 조정하지만, 이번 알티마의 무게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스티어링을 돌리자마자 처음 나온 말이 “어 이거 뭐야?” 이 정도라면 여성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동행했던 다른 기자는 이런 세팅이 좋다고 한다. 취향의 차이리라. 알티마에는 유압식 스티어링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의 효율성까지 만족시키기 위해 전자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을 실었는데, 세팅을 무겁게 한 듯 보인다. 조금 가벼웠으면 좋겠다.
닛산의 모델 대부분은 CVT를 쓴다. 변속충격이 없으며, 안락한 주행느낌을 보여주는 CVT. 이번 알티마에는 상위모델인 맥시마에 적용된 ‘D-스텝’ 튜닝을 적용했다. 고정된 기어비가 없어 가속 상황 시 가장 적합한 변속을 제공하며, 변속할 때 rpm의 변화가 계기반에서도 확인될 만큼 일반 자동변속기 같은 느낌을 준다. 보통의 CVT는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가장 높은 rpm에 고정된 채, 속도만 꾸준히 붙는다. 이런 CVT의 특성을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대목이다.
속도가 높아지자 다소 불만이었던 스티어링의 무게가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스포츠세단을 지향하는 알티마는 고속에서 진가가 드러난다. 물론, 3.5리터 모델에 비하면 달리기실력은 부족하지만 180마력의 최고출력을 알뜰히 쥐어짜며 차근차근 속도를 올린다.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오히려 코너 운전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액티브 언더 스티어 컨트롤’ 덕분이다. 코너링 시 안쪽 앞바퀴에 제동을 걸어 신속하게 코너를 돌아나가게 도와준다. 덕분에 젖은 노면, 빙판길 등에서도 보다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해진다. 요즘 다른 브랜드들도 토크벡터링 등의 이름으로 비슷한 기능을 얹지만 알티마 가격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기능이다.
앞뒤 모두 서스펜션 설정을 새롭게 손봤다. 뒷부분은 ZF 샥(SACHS)에서 설계한 쇼크업소버를 사용했고, 앞쪽은 서스펜션의 디자인을 변경해 스티어링 감각 및 주행 안정감을 높였다.
변속기레버를 가장 하단으로 끌어 당기면 ‘DS’모드가 된다. rpm바늘은 살짝 튀어 오르면서 적극적인 달리기 상태가 된다. 패들시프트나 수동변속 모드는 없다. 있다고 해서 많이 쓰는 기능도 아니기에 크게 아쉽지는 않다.
180마력이라는 최고출력으로 본다면, 달리기실력은 괜찮다. 다만, 고속주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부족한 출력이다. 고속주행을 원한다면 무조건 3.5리터 알티마다. 시내도로와 짧지 않은 고속도로 주행까지 많은 거리를 이동했지만, 시트는 편안하게 운전자를 받아준다. 긴 시승 후에 새삼 ‘시트’에 대한 고마움이 생각났다. 닛산에서는 ‘저중력 시트’라고 부르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영감을 얻은 저중력 시트는 골반부터 가슴까지 신체의 중심을 지지하도록 설계돼 하중이 집중되는 것을 분산시켜 장시간 주행에도 항상 편안하다. 물론 직접 장거리주행을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알티마는 외부 디자인과 달리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데 집중했다. 상위모델의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여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그에 맞는 성능까지 챙겼다. 닛산에 웃음을 줄 수 있을까?
LOVE : 과감해진 외관, 달리는 재미를 충족시켜 줄 D-스텝 CVT, 액티브 언더스티어 컨트롤
HATE : 새롭게 적용된 전기-유압식 파워 스티어링. 생각보다 무게가 꽤 나간다.
VERDICT : 경제적인 가격에 내구성 좋고, 달리는 재미를 원하는 이를 위한 세단
RIVALS
혼다 어코드
페이스리프트로 판매량이 제법 많아졌다. 날카로워진 외관과, 디지털화된 실내까지. 예전에는 혼다하면 CR-V였지만, 이제는 어코드다.
토요타 캠리
모자란 부분도 없지만, 눈에 띄게 좋은 부분도 없다. 오랜 시간 질리지 않는 모습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모델.
기아 K7
그랜저와 함께 일본 중형세단과 가격대가 겹친다. 특히 이번 K7의 경우 그랜저를 눌러 버릴 정도로 상품성이 좋아졌다. 물론 신형 그랜저가 나오면 또 바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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