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GLE`의 풀 라인업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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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12월 1일(월)부터 전북 무주군 소재의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미디어와 딜러십, 고객 1,000여명을 대상으로 메르세데스-벤츠 SUV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SUV Experience`를 열었다. 본 행사에서는 GLK의 뒤를 잇는 새로운 SUV 모델인 GLC와, 지난 도쿄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 GLE클래스가 국내최초로 등장하여 취재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두 차종 모두, 정식 출시는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이 날 행사에서 이들 차종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기자는 이 날 시승 행사에서 M클래스의 뒤를 잇는 대형 SUV인 `GLE 클래스`를 시승했으며,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인 250d, 350d, 그리고 63 AMG에 이르는 모든 파워트레인을 직접 경험하며, 그 매력을 짚어 본다. 시승 코스는 전북 무주군 일대의 국도와 와인딩 로드로 이루어져 있어, 온로드에서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GLE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SUV 모델이자, 미국에서 프리미엄 SUV의 틀을 정립한 모델인 `M클래스`에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로이 주창한 SUV 라인업의 명명체계와 S클래스에 철저히 맞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모델이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10월에 열린 도쿄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본 행사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었다.
GLE클래스는 기본적으로 M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기는 하지만, 페이스리프트의 효과는 의외로 크게 느껴진다. 기존 M클래스의 다소 외양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세련미로 완성된 얼굴 덕이다. 최근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모델답게,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인 S클래스를 쏙 빼 닮은 얼굴을 지니고 있다. 또한, 시승한 3종의 모델이 모두 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엔트리급에 해당하는 GLE250d 모델은 모든 GLE클래스 모델의 기본이 되는 얼굴을 지니며, 현재 S클래스를 중심으로 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새로운 얼굴은 본래 M클래스가 지니고 있던 형상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강인하면서도 우아함을 가미한 스타일링을 통해, 자신이 메르세데스-벤츠 가의 일원임을 드러낸다.
이보다 한 단계 상위 모델인 GLE350d 모델은 AMG 스타일링 패키지가 장비되어 있어,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 GLE250d 모델에 비해 보다 공격적이면서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체감 있는 조형이 특징적인 대형의 공기 흡입구와 범퍼 하단의 립 스포일러를 통째로 휘감은 크롬 마감은 다분히 AMG 스타일 패키지의 디자인적 특징이다. 또한, AMG 스타일의 전용 알로이 휠도 AMG 스타일링 패키지의 멋을 살려주고 있다.
가장 상위에 위치하는 GLE63 AMG 모델의 경우, 다른 두 모델에 비해,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AMG 특유의 과격하면서도 단순하고 명료한 스타일로 완성된 GLE63 AMG의 외관은 이전 ML63 AMG 모델에 비해서도 한층 독기가 바짝 오른 인상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AMG의 삼각별 엠블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전방 범퍼를 가로지르는 크롬 립 스포일러 등의 디테일은 GLE63 AMG의 얼굴을 완성하는 멋들어진 디테일로 다가온다. 휠하우스를 꽉 채운 전용 21인치 AMG 알로이 휠과 4가닥으로 뻗어 있는 머플러 등도 GLE63 AMG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내는 AMG 모델을 제외하면, 거의 같은 구성이지만 주요 디테일들이 M클래스의 것과는 다르게 변경되었다. 스티어링 휠, 커맨드 컨트롤러 등이 신형으로 변경되었고, 디스플레이 역시, 기존의 매립형에서 신형 모델들에 적용되고 있는 패널형으로 변경되었다. 센터페시아의 송풍구 디자인은 곡선적인 형태로 바뀌었고, 계기판 역시 변경되어, `새로워진`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주력했다.
AMG 모델의 경우, AMG 모델만을 위한 전용 부품들로 인테리어를 꾸몄다. AMG 전용의 컴팩트한 D컷 스티어링 휠을 비롯하여, 고광택 블랙 패널, AMG 전용의 스포츠 시트와 스포츠 페달 등으로 꾸며져, 한층 스포티한 분위기로 완성되었다. 또한, 크림색 좌석 및 가죽 마감과 짙은 블랙의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투톤 컬러로 이루어진 GLE 63 AMG의 실내는 이 차가 보다 스포티하고 보다 특별한, `AMG` 모델임을 상기시켜준다.
GLE250d와 GLE350d의 앞좌석은 안락함에 집중한 느낌이 강하다. 부드럽게 몸을 감싸 안는 좌석은 고급 SUV로서 손색없는 품질감을 보여준다. 좌석의 조정은 양쪽 모두 도어패널 상단에 마련된 컨트롤러를 통해, 전동으로 조절이 이루어지며, 착좌부 측면의 4방향 컨트롤러로 허리 받침을 조절할 수 있다. GLE250d에는 3단계의 열선 기능이 좌우 양족에 기본 적용되며, GLE350d와 GLE65 AMG에는 통풍 기능이 추가된다. AMG 모델의 경우에는 스포츠 시트가 장비되어 있으며, 안락한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든든한 사이드 볼스터로 급기동 상황에서 몸을 잡아주는 능력이 발군이다. 뒷좌석은 3개 차종의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안락하면서도 넉넉한 공간이 할당되어 있어, 성인 남성이 승차하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AMG 모델에는 보다 고급스러운 소재로 마감되어, 착좌감이 더욱 좋은 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GLE클래스에 2.2리터 디젤, 3.0리터 디젤, 그리고 AMG의 5.5리터 바이터보의 총 3가지 엔진을 공급한다. GLE250d의 엔진은 C250d에 장착되는 엔진과 같은 신형의 직렬 4기통 2.2리터 디젤 엔진으로, 204마력의 최고출력과 51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LE350d에 장착되는 3.0리터 디젤 엔진은 S350 Bluetec에 장착된 것과 같은 엔진으로 보이며, 250마력대의 최고출력과 63.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최강의 GLE라 할 수 있는 GLE63 AMG에는 550마력의 최고출력과 71.4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하는 AMG의 5.5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디젤 모델 2종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규 9단 9-G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루며, GLE63 AMG에는 AMG SPEEDSHIFT 멀티 클러치 7단 스포츠 변속기가 AMG의 막강한 엔진과 짝을 이룬다. 모든 GLE 모델에는 예외 없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이 기본으로 장비된다.
GLE250의 경우, 신규 파워트레인의 개선된 정숙성에 힘입어, 대형의 SUV로서 부족하지 않은 정숙성을 지닌다. 또한, 부드러운 작동을 보여주는 9G-트로닉 변속기 덕에 보다 쾌적한 운행이 가능하다. 승차감은 안락함에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며, 상태가 좋지 않은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능구렁이처럼 흘려내는 재주를 부린다.
GLE350d는 6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GLE250d에 비해 더욱 정숙하고 부드러운 반응을 보인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실내 유입량이 꽤나 적은데다, 고회전에서도 소음이 적은 편이어서, 고속 주행에서 타이어 소음에 엔진 소음이 반쯤 묻히다시피 할 정도. 역시, 9G-트로닉 변속기의 부드러운 작동감 덕에 더욱 쾌적한 운전환경을 만들어 낸다. 승차감은 GLE250d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안락함을 보여준다.
반면, GLE63 AMG의 경우는 상기한 디젤 모델들과는 딴판이다. 저회전에서도 소음이 적지 않은 편이며,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마치 미국식 머슬카를 연상케 하는 과격한 음색의 배기음이 실내로 파고든다. 멀티클러치 7단 변속기는 컴포트 모드에서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감각으로 작동한다. 승차감의 경우, 컴포트 모드에서조차 상기한 두 디젤 모델에 비해 한층 타이트한 느낌을 준다. 안락함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으나, 확실히 단단하고 절도 있는 느낌이다.
가속 면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GLE 63 AMG가 가장 빠르고, 그 다음으로 GLE350d, 그리고 마지막에 GLE250d 순으로 늦어진다. GLE250d의 가속력은 배기량과 차체, 그리고 상시4륜구동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그다지 부족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GLE350d는 GLE250d에 비해 더 강력한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실제 가속할 때의 느낌은 오히려 GLE250d 쪽이 보다 격정적으로 느껴진다. GLE250d는 회전 수에 따라, 소음이 꽤나 커지면서 가속의 긴장감을 살살 키워주는 반면, GLE350d의 6기통 엔진은 고회전에서도 소음이 크게 증가하지 않아, 긴장감이 더욱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을 때, GLE250d 쪽이 더 긴장감이 있으며, GLE350d는 시종일관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또한, GLE 모델 전반에서 나타내는 우수한 직진 안정성 역시, 운전을 한층 덜 피로하게 만들어 준다.
GLE63 AMG의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상기한 두 차들과는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을 통렬하게 체감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 스로틀을 최대로 개방하여 급가속을 시작하면 타이어가 슬쩍 헛돌면서 벽력과도 같은 배기음과 함께, 2톤짜리 대형 SUV가 맹렬하게 전방으로 돌진한다. GLE 63 AMG의 보닛 아래 꿈틀대는 V8 5.5리터 바이터보 엔진은 마치 미국식 머슬카와도 같은 과격하고 자극적이며, 박력 넘치는 중저음을 연신 배기구로 쏟아내며 가속을 한층 즐겁게 만들어 준다. 멀티클러치 7단 변속기는 스포트 모드에 들어서자마자, 발 빠른 반응으로 착착 변속을 진행하여, 가속의 즐거움을 한층 북돋워 준다.
코너링 면에서는 GLE250d나 GLE350d는 서로 크게 차이가 없는 느낌을 준다. 크고, 높고, 무거운 대형 SUV의 골격을 지니고 있는 데다, 부드러운 하체를 지닌 만큼, 코너링에서는 페이스를 꽤나 낮춰줘야 하지만, 노면을 붙드는 솜씨 자체는, 대형의 SUV로서는 예사 솜씨가 아니다. 하체 세팅이 전반적으로 `부드러움 속의 단단함`이라는 느낌을 주며, 덩치에 비해 의외로 영민하게 움직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체 빚는 솜씨가 그대로 살아나고 있는 대목으로도 볼 수 있다.
GLE 63 AMG는 AMG 모델에 걸맞은 탄탄함으로 디젤 모델들에 비해 한 템포 이상 빠르게 코너를 돌아 나간다. 조타에 따른 차체의 반응도 디젤 모델들에 비해 한 박자 빠르며, 시종일관 무르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특히, 급기동 상황에서의 롤과 피칭이 상당한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어, 때때로 덩치를 잊고 다소 무리하게 코너에 진입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자신감 있고 적극적으로 차를 다루게 만들어 주는 재주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GLS 클래스를 끝으로 SUV 라인업의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체질 개선을 마친 메르세데스-벤츠 SUV 라인업이 내년 1월부터 대한민국에서도 전격 시동에 들어간다. 그리고 GLC와 함께, 대한민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 SUV 라인업의 주력으로 활동하게 될 GLE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의 주류를 아낌 없이 담아낸 디자인을 비롯하여, 성능과 연비 양쪽을 개선한 새로운 심장과 변속기를 주무기로, 고급 SUV 시장을 다시 한 번 두드린다. 그리고 GLE클래스의 모든 라인업을 경험하면서, 수입 고급 SUV 시장에서 충분하고도 남는 매력과 경쟁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SUV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었던 M클래스는 `GLE`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새로운 얼굴과 패키징으로 다시 한국의 소비자 앞에 섰다. 그리고 GLE클래스는 모든 면에서 더욱 향상된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가치로 내년도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승했던 GLE250d, GLE350d, 그리고 GLE63 AMG의 가격은 VAT 포함하여 각각 8,430만원, 9,580만원, 1억 5,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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