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C450 AMG 4매틱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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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C450 AMG 4매틱을 시승했다. 메르세데스 AMG와는 별도로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 중 최강 모델에 해당한다. C클래스를 베이스로 AMG가 손을 본 엔진과 서스펜션 등을 채용하고 내외장에도 스포츠모델로서의 포인트를 주었다. 3.0리터 V6 트윈 터보로 최고출력 367ps, 최대토크 520Nm를 발휘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C450 AMG 4매틱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갈수록 브랜드의 위세가 강화되고 있다. 지금은 어떤 모델을 만들어도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이름으로 팔지 못할 것이 없다. 이는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내용이다. 달라진 점이라면 중국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가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2015년 전 세계 명품(정확히는 사치품: Luxury Items)의 45% 를 중국인들이 사들였다. 수년 전 일본이 40%를 차지했던 상황이 벌써 역전됐다.
두 번째로 중요한 판매 네트워크의 힘도 작용한다. 전 세계적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델을 판매하는 딜러들의 수준은 양산 브랜드의 그것과는 다르다. 힘이 힘을 낳고 그 힘은 다시 시장 침투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브랜드의 힘을 믿는 딜러들이 더 많은 투자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것이 시너지효과를 낸다.
양산 브랜드와 가장 큰 차이점은 라인업 구성이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진 능력은 세분화다. 예를 들어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에는 세단과 왜건, 쿠페, 카브리올레 등 차체 타입을 기본으로 90여가지의 트림이 있다. 양산 브랜드는 이런 라인업을 구성할 수 없다. 중간중간 내놓은 한정판 모델들 또한 사용자들의 소유욕구를 자극한다.
뛰어난 성능과 혁신성을 바탕으로 독창성을 창출하는 것은 이미 기본 조건이 되어 있다. 그것은 헤리티지와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가 되고 희소성과 함께 프리미엄의 조건이 된다. 희소성에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20세기 말 연간 60만대만 판매하겠다고 했던 때는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은 200만대를 팔고 있고 4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희소성이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라인업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도 한다. 그러면서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세그먼트와 장르의 모델들을 새로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시리즈 확대와 서브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창조하고 있다. 다임러 AG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 부문이 있고 스마트 디비전과 AMG가 별도로 있다. 승용차 부문은 메르세데스 벤츠 외에 메르세데스 AMG,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등으로 다시 세분된다. 이것이 서브 브랜드다. BMW M, 아우디 RS 등도 같은 개념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 들어 또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했다. 우선 쿠페 SUV라는 장르로 분류되는 GLE에 AMG 버전과는 별도로 AMG 스포츠 모델을 추가해 노멀 모델의 정점에 위치시켰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AMG풍의 메르세데스 벤츠인 셈이다.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볼륨 모델인 C클래스에 C450 AMG 4매틱이라는 모델을 라인업했다. 이 모델은 예를 들어 메르세데스 AMG C63이라는 이름의 모델과는 별개다. AMG가 모델명 앞쪽에 붙느냐 뒤쪽에 붙느냐로 구분된다.
사용자의 취향은 천차 만별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를 타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품위를 찾기도 하고 강력한 성능의 스포츠카를 원하기도 한다. 그 양 끝 사이에도 수많은 단계가 있다.
C450 AMG 4매틱은 그 중 AMG 쪽에 가까운 메르세데스 벤츠다. 스포츠 세단을 원하지만 조금은 부드러운 차를 찾는 유저를 위한 것이다. 그런 세분화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적극적인 라인업 확대는 판매대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2015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중국시장에서의 강세에 힘입어 187만 1,511대로 180만 3,250대를 판매한 아우디를 제쳤다.
2016년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1월과 2월 누계 실적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28만4,566대였다. 8.3%트 증가해 27만 7,300 대를 판매한 BMW를 추월했다. 두 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한 비즈니스가 자동차 산업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얼마나 될까.
호들갑스러운 치장을 하지 않고 몇 가지만 바꾸어 존재감을 표현하는 것은 여전하다. 싱글 루버 다이아몬드 그릴을 비롯해 트렁크 리드의 AMG 스포일러 립, 네 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블랙 듀얼 이그조스트, 하이그로스 19인치 AMG 트윈 스포크 알루미늄 휠을 비롯한 에어로파츠 등이 베이스 모델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도어 미러가 검정색으로 처리되어 있다. 이런 디테일의 차이로 인해 전장과 트레드 수치가 약간씩 다르다. 앞 펜더 위의 AMG 로고만으로 존재감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장르의 특징이다.
인테리어에는 전용 시트와 스포티한 느낌의 마무리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리틀 S클래스를 지향하고 있다. 아날로그 타입의 시계 등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센터페시아 패널을 메탈 트림으로 하고 대시보드와 시트 등의 바늘땀 처리 등으로 AMG의 분위기를 내고 있다. 센터페시아 전체의 구성은 AMG터치이다. 베이스 모델보다 더 젊은 층을 지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감각으로 조작할 수 있는 터치 패드가 대표적이다. 간단한 것 같은 장비이지만 디지털 시대의 사용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과 내용을 갖추고 있다. 기능성과 예술성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베이스 모델에서 소개되었던 대부분의 기능은 생략되지 않았다.
8.4인치 디스플레이의 COMMAND 시스템은 iOS와 안드로이드와 블랙베리용 시스템 등 시장에 따라 적용된다. 인터넷 연결 기능도 있지만 접속 속도가 아직은 느리다. 시트는 5인승. 12웨이 전동 조절식은 마찬가지인데 터치에 변화를 주었다. 착좌감도 조금은 단단한 편이다. 리어 시트가 폴딩이 되지 않는 것은 그대로다.
엔진은 2,996cc V6트윈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367ps/5,500~6,000rpm, 최대토크 53.1kgm/2,000~4,20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7G-트로닉이 기본. 0→100km/h 가속 시간은 4.9초, 최고 속도는 250km/h(스피드리미터)이다. 연비성능은 복합연비 9.2km/리터.
구동방식은 4매틱, 앞뒤 토크 배분이 33 : 67로 고정되어 상시 후륜 구동적인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레드존은 6,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3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아주 고회전형은 아니다. 60km/h에서 2단, 95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감부터 조금은 터프하다. 가속페달의 느낌이 아니라 사운드가 그렇다. 엔진회전은 매끄럽게, 빠르게 상승한다. 부밍음의 세팅이 인상적이다. 자연흡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으르렁거림을 느낄 수 있다. 사운드는 맑은 편이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본능을 자극하는 포인트를 그리 쉽게 포기하지는 못한다. 시대적인 흐름으로 조금은 양보할 수 있겠지만 ‘이동 수단’ 차원이 아니라 ‘달리는 즐거움’이라고 하는 근본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세일즈 포인트로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오른 발에 힘을 주면 역시 속도감이 없이 계기판의 바늘이 순식간에 벽을 때린다. 엔진회전계의 바늘이 오르내림이 크게 편차가 나지 않으면서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부친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멀티링크. AMG 라이드 컨트롤에 의해 3단계로 전자제어된다. 가변식 댐퍼와 스포츠 서스펜션을 갖췄으며 베어링도 새로 설계했다.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베이스 모델과는 감각이 다르다. 노면의 요철에 대한 허풍스러움은 없다. 요철에 대한 반응도 충분히 제어 되어 있다. 19인치 광폭 타이어는 위화감이 없이 하체를 지지해준다. AMG와는 차이가 있지만 롤 각도 장르에 걸 맞는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다. 그 차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좀 더 하드한 공략을 원한다면 AMG 다이나믹 실렉터로 주행 모드를 바꾸면 된다. ECO, Comfort, Sport, Sport +, Individual 등으로 나뉜다. ESP설정을 스위치 하나로 간단하게 트랜스미션의 시프트 프로그램과 엔진 특성, 서스펜션의 감쇄특성, 스티어링 특성 등을 바꿀 수 있다. Comfort도 베이스 모델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Sport 모드와의 거동 차이가 뚜렷하다. 세단으로서의 조건을 갖추면서 상황에 따라 거칠게 몰아 부칠 수 있는 머신으로서의 구성이다.
이는 4매틱과 어울려 안정감있는 주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구동력이 달라져도 그로 인해 스티어 특성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토크 스티어가 없다는 얘기이다. 전체적으로는 날카로움보다는 안정적인 거동이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이다. 날카로운 거동인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근본적인 차이이다. 고속 주행시의 자세는 ‘군림한다.’는 표현에 적합한 움직임이다. 초고속역에서는 하체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차들과 다른 점이다.
핸들링 특성은 미세하게 약 오버 기미가 있지만 뉴트럴에 가깝다. 코너링에서의 진입각과 이탈각으로 인해 앞바퀴 굴림방식에 익숙한 운전자라도 부담없이 다룰 수 있는 수준이다. 거동의 변화가 커 제어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브레이크의 사이즈를 360mm로 키워 파워가 커진 만큼에 대응했다. 풀 브레이킹시의 거동은 아우토반에서 숙성된 차답다. 그러면서도 쾌적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있다. 이 모델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부분이다.
메르세데스 AMG는 C63에 이어 C43을 또 라인업했다. 끝이 어디일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수요는 늘고만 있다. 석유가격 하락으로 시장의 부침이 심한 상황에서도 두 자리수 판매 증가를 보이는 힘을 과연 단순히 브랜드력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 메르세데스의 행보는 올 해 더 많은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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