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다른 SUV, 유로6 닛산 캐시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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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 닛산 캐시카이가 국내 환경 규제에 맞춰 유로6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내놨다. 캐시카이에 탑재된 르노의 4기통 1.6 dCi는 최고출력 131마력(4000rpm), 최대토크 32.6kg.m(1750rpm),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연비는 13.8km/ℓ(복합연비, 도심 12.8/고속도로 15.2km/ℓ)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성능 차이는 없지만, 연비는 15.3km/ℓ에서 크게 떨어졌다. 유로6 기준에 맞춰 배출가스를 줄이려면 더 많은 열 손실이 따라야 하고 변속기도 손을 봐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따라서 자트코사 최초의 디젤 엑스트로닉 CVT 변속기와 함께 디젤 엔진의 장점이 맛깔스럽게 묻어나는 맛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낮은 엔진회전수(1750rpm)에서 시작하는 최대토크의 경쾌함도 그대로다.
기막힌 순발력으로 출발한 이후 속도를 높여나가는 탄력성도 만족스럽다. 레드존까지 rpm을 끌어 올리는 거친 운전에도 엔진 반응이 매끄럽고 트러블이 없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차체 거동도 믿음직스럽다. 도로의 선형이나 노면 상황을 가리지 않고 올곧게 달린다. 비결이 따로 있다.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과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그리고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로 구성된 섀시 컨트롤이 차체의 좌우 또는 상하 움직임을 최소화시켜준다.
준중형 SUV에 차체 롤링과 피칭을 억제하기 위해 이만한 기술이 적용된 모델은 찾아보기 힘들다. 차체 구조 특성상, 급선회 할 때 대개의 SUV에서 자주 나타나는 불안감이 전혀 없다. 반면 정숙하지는 않다. 디젤차라면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엔진의 진동과 소리는 경쟁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뛰어나게 정숙하지도 그 이상도 아니다.
유로6 버전의 외관이나 실내는 변화가 없다. 전면부의 V모션, 강렬한 인상의 램프류로 유럽 감성을 더 강조했고, 잘 연마된 근육처럼 볼륨을 살린 숄더라인으로 SUV 수준에서는 매우 뛰어난 0.32 Cd의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했다. 실내는 메탈 느낌의 패널과 깔끔하게 마무리된 베젤로 가득해 고급스러움보다는 간결한 맛을 더 살렸다.
대시보드에 가벼운 곡선을 추가한 것이나 도어까지 연결된 우드 가니쉬는 좌우 균형이 잘 맞고 센터페시아 상단에 넓게 자리 잡은 송풍구도 멋스럽다. 시트의 폴딩 기능을 활용하면 실내를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 기본 430ℓ의 용량을 가진 트렁크는 2열을 젖히고 2개의 양면 플로어 패널로 구성된 듀얼 플로어 시스템으로 용도에 맞는 공간을 꾸미고 확장할 수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내비게이션을 제외하면 중앙 모니터와 트립컴퓨터는 한글이 지원되지 않는다. 알파벳을 기본으로 이탈리아, 스페인어, 터키어, 러시아 언어까지 변경할 수 있지만 한글은 빠져 있다.
연비도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다. 자동차전용도로와 국도, 지방도를 섞어 300km 조금 넘게 달렸는데 10.7km/ℓ의 연비가 표시됐다. 시승 주행이라는 점을 살펴도 이전보다 수치가 떨어진 점은 확실해 보였다. 시승차인 플래티넘의 가격은 3800만 원이다.
총평] 평균적이거나 경쟁을 해야 하는 모델들보다 정숙성이 떨어진다.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디젤 세단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개선이 요구된다. 차량에 표시되는 영문들이 통상적으로 이해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해도 한글지원이 되지 않는 것은 심각하다. 한국 시장만 홀대한다는 정서에도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차량 셋업에도 지장을 초래해 안전에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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