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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노틸러스, 韓 소비자 좋아하는거 다 담았는데…[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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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이 차 처음 타본다"

기자가 링컨 노틸러스를 시승할 때 동승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링컨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진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잡았지만 국내선 판매량이 미진한 게 사실이다.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잘 알려진 포드의 모델은 익스플로러다. 오프로드 주행에 목적이 맞춰졌기 때문에 승차감이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링컨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추구하는 만큼 푹신푹신하고 정숙한 주행감을 전 라인업에 적용하고 있다. 막상 타보면 왜 한국에서 판매가 미진한지 이유를 알기 어려울 정도다.

링컨은 지난 3월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노틸러스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브랜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시승해보며 브랜드와 링컨 노틸러스 202A의 장단점을 파악해봤다.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승차감은 동급 모델 중 최고…통풍시트·어댑티브 크루즈 등 편의사양 대거 탑재


링컨 노틸러스 202A의 터치스크린/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의 터치스크린/사진=이강준 기자

외관은 부분변경 모델인만큼 큰 변화점을 찾기 어렵다. 이전 노틸러스의 디자인을 대부분 차용했고 링컨 SUV의 패밀리룩도 그대로 적용됐다.

내부의 변화가 확연하다. 준대형 SUV 에비에이터와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독일산 수입차와 국내 브랜드에서 보기 어려운 13.2인치 초대형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터치스크린 4분의1 정도는 공조조작이나 현재 재생 중인 미디어 정보가 나오는 화면으로 써야하지만, 전체 화면이 워낙 커서 구성이 다채롭다는 인상을 받는다.

링컨 노틸러스 202A의 내부. 피아노 건반 변속기(왼쪽), 센터 콘솔 적재공간(가운데), 시트 옆 문쪽의 적재공간(오른쪽)/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의 내부. 피아노 건반 변속기(왼쪽), 센터 콘솔 적재공간(가운데), 시트 옆 문쪽의 적재공간(오른쪽)/사진=이강준 기자

링컨의 가장 큰 특징인 피아노 건반 변속기가 중앙에 자리했다. 오토 변속으로 운전할 때는 어차피 변속기에 손을 올릴일이 없다보니, 독특한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중앙의 컵홀더 등 적재 공간을 최대한 만들어냈다. 특히 1열 시트와 문 사이 공간도 얇은 바구니 모양을 비치해 아주 작은 공간도 놓치지 않도록 설계됐다.

수입차에 비해 현대차·기아의 장점으로 꼽히는 게 차 크기에 비해 내부 공간을 잘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1열 가운데 적재 공간은 물론 2열 좌석에서도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키 187㎝의 기자도 머리공간이 매우 여유로웠다.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고급감도 놓치지 않았다. 갈색 계열 시트 색상과 어울리는 가죽이 대시보드까지 이어진다. 덕분에 운전자의 시선에서 고급스러운 가죽이 차를 전부 감싼 것처럼 느껴진다. 보통 시트 색상만 다르게하고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를 쓰는 유럽산 수입차들과 다른 점이다.

가장 큰 장점은 승차감과 정숙성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 중 하나다. 에어서스펜션이 없는데도 부드럽게 노면의 충격을 걸러주는데, 마치 고속버스의 푹신한 승차감과 같다고 느낄 정도다.

소음도 최대한 잡아 동급 경쟁 모델 중에서는 승차감만큼은 누구보다 앞서간다. 또 수입 브랜드 중 흔치 않게 1열에 이중접합유리를 비치해 풍절음도 최대한 잡았다.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220V 쓰는 한국에 110V 플러그 들어갔다…만듦새는 좋은데, 한국 현지화는 미비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편의사양도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건 전부 들어갔다. 1열 통풍시트,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알아서 속도를 조절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됐다. 특히 파노라마 선루프는 2열 끝까지 뻗어있어서 뒷좌석에 앉아있는 승객은 중형 SUV에서 보기 힘든 남다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굉장히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인데, 링컨 노틸러스는 이 부분에선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선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이다보니 왼쪽 사이드미러가 평면 거울이 들어갔는데, 이는 국내 완성차에선 거의 없다시피하다.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사진=이강준 기자

볼보 역시 미국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입해들어오는 만큼 기존까지는 왼쪽 평면 거울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국내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전부 오목 거울로 바뀌어서 한국으로 들어온다.

승차감·고급감을 추구하는 브랜드 답게 2열 햇빛 가리개가 당연히 있을 것 같았지만, 이 역시 없었다. 1열 콘솔박스 뒷부분에는 전자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전원 플러그가 있었는데 미국 규격인 110V 플러그였다. 후진할 때 나오는 카메라도 화질이 매우 나쁜 편이다. 어떤 물체가 있는지만 볼 수 있는 정도다.

링컨 노틸러스 202A의 110V 플러그/사진=이강준 기자
링컨 노틸러스 202A의 110V 플러그/사진=이강준 기자

500㎞ 넘게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주행한 연비도 리터당 9㎞대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다만 노틸러스가 6기통 가솔린 차량인만큼 낮은 연비는 이해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종합적으로 링컨 노틸러스의 기계적인 완성도는 매우 뛰어나지만, 한국 소비자를 매료시킬만한 수준의 디테일한 현지화 전략은 다소 아쉬웠다. 승차감 하나 만큼은 경쟁모델을 압도하기 때문에 국산차를 구매하길 꺼리면서도 유럽 브랜드에도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들은 링컨 노틸러스 구매를 고려해볼만 하다.

링컨 노틸러스의 가격은 200A 6040만원, 202A 68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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