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시승기] BMW M4 (8) 1만km를 돌파하며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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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6일 인수한 모터그래프 M4는 2016년 2월 7일 1만km를 돌파했다. 약 7개월 동안 327시간 17분을 달렸다. 인수 받자마자 서킷을 달렸고, 다시 서킷을 갔고, 또 가고를 반복했다. 이밖에도 여러 테스트에 동원됐지만 지금까지 큰 신음 소리 한번없이 지냈다. 이것만으로도 M4는 충분히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인거다.
5km를 조금 넘는 아주 짧은 출퇴근길에서도 M4는 아드레날린을 마구 분출하게 만든다. 잠깐을 타도 자신의 모든 것을 발산하는 차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M4는 참 솔직하다. 또 최근 인제 스피디움에서 C63 AMG와 비교 시승을 진행했을 때도 느꼈지만, M4는 AMG에 비해 가식이 없다. 원초적이고, 도전적이다.
스포츠카의 순수성이 고스란히 담긴 차지만, 2인승이 아닌 4인승 쿠페의 장점도 충분하다. M4는 의외로 넓다. 타고 내릴때 약간의 불편은 있지만, 막상 뒷좌석에 앉으면 기대 이상의 공간이 나와 놀라게 된다. 4인승 쿠페 중에서 가장 넓은 수준이다. 특히 동급 모델 중에서는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다.
실제로 M4는 3시리즈보다 크다. 미세한 차이지만 길이는 38mm 길고, 너비는 59mm 넓다. 또 휠베이스도 2mm 더 길다. 또 3시리즈와 4시리즈, M3, M4 등의 크기도 전부 다르다. 큰 엔진에 따른 밸런스 조정이 주된 이유고, 각 차의 특징과 성능이 반영돼 크기가 미세하게 달라졌다.
어쨌든 중요한건 M4는 작은 쿠페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트렁크 공간도 놀랍도록 넓다. 이런 뜻밖의 넓은 공간은 M4를 다양한 환경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차로 만들어준다. 뒷좌석 시트도 접히기 때문에 의외의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7개월 동안 타면서 촬영 지원차로도 많이 활용됐는데, 그때마다 수많은 촬영장비를 거뜬하게 날라줬다.
강력한 엔진 성능과 날카로운 핸들링 위에 이런 실용적인 요소가 더해지니, M4는 데일리카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마냥 M4의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더 냉정하고, 차갑게 바라보면 분명 단점도 많은 차다.
# M4에 대한 불만사항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M4를 탔다. ‘멋있다’, ‘끝내준다’란 소감을 기대하지만, 정작 그들은 항상 “안전벨트가 왜 이렇게 멀리 있냐”는 얘기를 가장 먼저 한다. 실제로 안전벨트는 시트와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문짝이 긴 쿠페의 구조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도 처음엔 굉장히 불편했다.
▲ 안전벨트는 고정식이다. 시트포지션을 맞추면 상당히 뒤에 위치한다. |
그래서 4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편의를 위해 안전벨트를 앞으로 밀어주는 장치가 마련됐다. 하지만 수천만원 더 비싼 M4엔 이런 호사스런 장비는 없다. 가벼운 차를 만드는데 전혀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사실 안전벨트가 멀리 있는 것보다 더 불편하고, 무서운 점은 안전벨트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BMW는 원가절감이 아닌 '브랜드 철학'이라 설명한다. 안전벨트의 위치에 따라 시트포지션을 조절해야 운전자의 안전과 전방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BMW가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전벨트에 따라 시트포지션을 맞추면, 평소 익숙했던 운전 자세를 바꿔야 한다. 안그래도 M4의 시트포지션이 더 낮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데, 운전자의 취향을 고려해주지 않는 점은 아쉽다.
모터그래프 M4는 프로모션을 통해 M 퍼포먼스 머플러를 장착했다. M 퍼포먼스 머플러는 최고의 머플러 제작 업체인 슬로베니아의 ‘아크라포빅’과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머플러를 교체하고 나서 데시벨은 확연히 높아졌다. 가끔 아침에 지하주차장에서 시동을 걸면 소리의 진동 때문에 옆차가 경보를 울리기도 한다.
소리는 커졌는데, 그것이 아름답다거나 잘 다듬어지진 않았다. 또 아크라포빅이 별도로 내놓은 M4 전용 머플러의 소리와 비교해도 음색이나 음질은 차이가 있었다.
애초에 M4는 시끄러운 차다. 방음이란 없다. 엔진 소리도 여과없이 실내로 들어오고, 배기소리가 시종일관 고막을 울린다. 차의 성격에 맞게 조금 더 자극적이어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BMW만의 특색이 있는 것도 좋겠다. 이런 부분은 BMW M보다 메르세데스-AMG가 더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
무려 600만원이 넘는 M 퍼포먼스 머플러를 공짜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은 사실 재고를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모터그래프의 M4엔 M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M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없다. 성능 위주의 모델이지만 서스펜션을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은 정말 큰 단점이다.
서킷을 달린땐 그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물론 빠르지만, BMW와 어울리지 않는 좌우 ‘롤링’도 경쟁 모델에 비해 조금 심한 편이라, 코너에서 운전자를 위축되게 만든다. 실제로 서스펜션을 여러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AMG C63은 서킷에서 아무런 위화감 없이 코너를 빠져나간 반면, M4는 하중 이동에 따른 거친 움직임에 집중해서 컨트롤해야 한다. 또 도심에서도 C63의 승차감이 훨씬 좋다.
▲ M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빠져있어서 중간에 버튼이 비었다. 보기에도 안쓰럽다. |
엔진과 변속기에 대한 불만도 조금 있다. 터보 엔진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때가 있다. 서킷처럼 시종일관 힘을 쏟아낼때는 큰 불만이 없지만, 도심에선 폭발적인 터보 차저의 토크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또 가다서다를 반복할땐 변속의 명확함이 부족하다. 특히 시속 20-30km 부근에서 2단을 넣어야 할지, 3단을 넣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길다. 덕분에 울렁거림을 동반하는 일이 잦다.
# M4를 이겨라
이밖에도 여러 소소한 불만이 있지만 M4는 확실히 장점이 더 부각되는 차다. 특유의 역동적인 감각이나 발군의 성능은 모터그래프가 고성능차를 평가할 때 좋은 기준이 되고 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도 넓기 때문에 더 빛을 발한다.
앞으로는 M4와 경쟁하는 다양한 고성능 모델을 직접적인 비교 시승을 통해 얘기해 보려 한다. 경쟁 모델과의 비교를 통해 서로의 장단점을 더 심도있게 분석하고 시승기를 통해 그 결과를 풀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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