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시승기] 푸조 3008, 일반인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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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 매거진이 지난해 묵묵하게 굳은 일을 도맡아 해준 푸조 308을 떠나 보내고 새 차를 장기 시승 하게 됐다. 새 식구로 맞이한 차는 푸조의 크로스오버인 3008. 여러모로 활용도가 뛰어난 차다. 거기에 뛰어난 연료 효율성은 이 차의 큰 자랑이기도 하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모두가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요?”
장기 시승 첫 콘텐츠이기 때문에 라이드 매거진 편집부가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반인들의 얘기를 듣는 시승을 진행하게 됐다. 일반인들이 느끼는 푸조 3008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과연 일반인들이 말하는 이 차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저희 생각에 푸조 3008은…
“나 한번 만나보겠니? 푸조 3008과 함께하는 게릴라 데이트 with 라이드 매거진”
위 글은 실제 라이드 매거진 SNS 페이지에 게시한 내용이다. 평일에 진행되는 터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할 것 같은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杞憂)였다. 한국인들을 비롯해 프랑스 사람까지 함께했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은 한국인 2명과 프랑스인 3명이다. 영어 인터뷰를 하기 위해 번역기 어플까지 동원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과연 이들은 푸조 3008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첫 번째로 만난 사람은 예쁜 외모를 가진 프랑스인 ‘이마(Emma)’였다. 그녀에게 인터뷰를 응하자 조금 못 내켜 하는 눈치였지만 이내 3008을 보자 웃음 띈 얼굴로 차로 다가왔다. 차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푸조’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한다. “푸조는 프랑스 최고의 브랜드이며 3008 역시 프랑스에서 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에요”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자국 차를 사랑하는 애국심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두 번째는 두 아이의 아빠인 중년 남성 ‘데이비드(David)’. 그는 3008을 보자마자 “광고촬영 중인가요?”라며 먼저 말을 걸었다. 푸조ㆍ시트로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실제로 푸조 3008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의 의견은 어떨까. 차를 유심히 살펴보던 그는 자신이 소유했던 모델과 비교해 디자인은 많이 바뀌었지만 실용적인 측면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패밀리카를 선택한다면 주저 없이 3008을 선택할 것이란다. 이 차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응한 사람은 앳된 얼굴의 ‘데프니(Daphne)’라는 프랑스 여성이었다. 푸조 3008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전체적인 라인들이 섬세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이 강해 아름다워 보인다는 그녀. 사실 빼어난 외관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섬세함이 살아있는 디자인이 특징이기도 하다.
한국인 2명도 시승을 함께했다. 2명 모두 20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두 여성은 차를 타자 마자 넓은 실내를 가장 으뜸으로 꼽았다. 또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랜 시간 함께 시승한 결과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적었고 승차감이 편해 장거리를 여행할 때도 편하게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단, 다른 모델에 비해 부족한 옵션에 대해 조금은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라이드 매거진의 일원으로 함께하는 이 차에 불만을 털어 놓아 조금 야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이다. 조금은 부족한 옵션은 어떤 사람에게는 지적할 만한 부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La meilleure voiture!’
저 말은 ‘최고의 차’를 뜻하는 불어(佛語)다. 인터뷰에 응한 세 명의 프랑스인들은 디자인을 비롯해 실용성, 상품성 등 차를 보는 기준은 다 달랐지만 “최고의 차임은 틀림없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프랑스인들의 실용주의적 철학과 섬세함이 잘 묻어있는 차가 아닌가 싶다.
말 그대로 실용성이 주무기
프랑스인들이 직접 ‘최고의 차’라고 극찬한 이 차의 성능은 어떨까. 일반인들과 유쾌한 데이트를 마치고 주행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도로위로 나갔다.
푸조 3008은 1.6리터 BlueHDi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3,500), 최대토크 30.6kg.m(@1,750)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이 꽤 부드럽다. 또 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ystem)에 디젤 입자 필터(Diesel Particulate Filter) 기술을 조합해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90%까지 줄인 것이 특징이다.
차를 직접 몰아보니 실용구간에서 치고 나가는 느낌은 불만이 없었다. 단 차고가 높은 탓인지 조금의 저항은 느껴졌지만 크게 불만을 가질 사항은 아니었다.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이다. SUV의 성격이 강한 만큼 서스펜션의 상하 움직임이 컸다. 이로 인해 노면이 불규칙한 길을 달리거나 요철 넘을 때 충격을 충분히 걸러내 운전자가 체감되는 큰 진동은 느끼기 어려웠다.
이 차에는 지형에 따라 총 5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그립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됐다. 얼마 전 눈이 와서 이 시스템을 체험해봤다. 일반 모드에서는 마구 미끄러지며 주행이 힘들었지만 모드를 바꾸고 기어 레버 옆에 있는 ‘눈꽃’ 모양을 누르자 앞 바퀴가 미끄러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며 그립을 잃지 않고 안전하게 움직였다.
푸조 3008을 타면서 연료 효율성 얘기를 빼 놓을 수 없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연료 게이지에 이상이 있는 줄 착각이 들 정도다. 이 차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4.4km(도심 13.4km, 고속도로 16.0km)다. 실제로 주행해 보니 도심에서는 리터당 약 13~14km를 주행 할 수 있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80~100km 사이로 달렸을 때는 리터당 약 20km의 연비를 보였다.
활약이 기대되는 푸조 3008!
이번 시승을 통해 알아본 푸조 3008의 매력은 뛰어났다. 빠르게 달리는 맛이 좋은 차는 아니지만, 어디든 갈 수 있고, 곳곳에 세심한 배려가 숨어있었다. 거기에 뛰어난 연료 효율성은 덤이다. 함께한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 점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할 것으로 보인다. 실용적인 프랑스 감성이 그대로 녹아있는 이 차는 타면 탈수록 매력이 두드러지는 차임에는 틀림없었다.
세상에는 좋고 훌륭한 차가 많다. 하지만 어떤 목적으로 이용되고 어떤 사람이 이용하는지에 따라 최악의 차 혹은 최고의 차가 될 수 있다. 좋고 나쁨을 얘기하기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차가 가진 매력을 파악하는 것이 차를 바라보는 정확한 시선이다. 그런면에서 3008은 라이드 매거진에서 충분히 제 몫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라이드 매거진은 3008이 가진 매력을 독자들에게 여러 방법으로 선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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