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GS F, 자극적이고 화끈한 렉서스 스포츠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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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코리아는 6월 17일(금), 작년에 이어, 경기도 용인시 소재의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렉서스 어메이징 익스피리언스 데이(Lexus Amazing Experience Day)`의 두 번째 행사를 가졌다. 이 날 행사는 지난 부산모터쇼에서 등장한 렉서스의 신형 GS를 주인공으로 꾸며졌으며, 신형 GS 모델들의 서킷 주행은 물론, GS의 초고성능 모델인 GS F까지 용인 스피드웨이의 본 코스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렉서스 GS F의 디자인은 화살촉 형상의 주간주행등과 보다 예리해진 눈매는 물론, 범퍼와 테일램프의 구성 등의 모든 요소에서 현행의 렉서스 모델들이 공유하고 있는 최신 디자인 기조가 가감 없이 드러난다. 헤드램프는 3구의 LED 헤드램프로, 크로스오버 SUV인 RX나 컴팩트 SUV NX에서 보여준 디자인과 같은 맥락에 있다. 19인치 사이즈의 전용 알로이 휠은 날카로운 매쉬타입으로 제작되어 있으며, 전량 단조 공법으로 제작되어, 일반적인 주조 방식의 알로이 휠에 비해 더욱 강건하다.
테일램프는 기존의 굵직한 2개의 L형상 대신, 가느다란 3개의 L형상으로 변경하여, 보다 선적인 감각을 살렸으며, 테일램프를 스모크 처리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트렁크 리드에는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립 타입의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되어 있어, 공력 성능 향상을 꾀한다. 또한, 렉서스의 첫 F 모델인 IS F 이래로 전해 내려오는 쿼드타입의 테일 파이프도 특징적이다.
실내는 E세그먼트의 고급 세단임을 감안하여, 고급스러운 질감의 세미 애닐린 가죽을 아낌 없이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좌석의 착좌부를 제외한 손이 닿는 부분들 곳곳에 알칸타라를 적용하여,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운 감각을 양립하고자 하는 시도가 보인다. 앞좌석은 RC F에서도 볼 수 있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스포츠 버킷 시트로 제작되어 있다. GS F의 스포츠 버킷 시트는 안락한 착석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운전자의 몸을 단단하게 붙들어 매어 준다.
이 외에도 실내 곳곳에는 F 모델만을 위한 전용의 디테일로 넘친다. 에코, 노멀, 스포츠 S, 스포츠 S+의 4개 모드 별로 서로 다른 테마를 제공하는 계기반을 시작으로, 알칸타라와 함께 악센트 스티칭이 적용된 실내 각부의 내장재, 든든한 그립감을 선사하는 F 모델 전용의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곳곳에 붙은 F 엠블럼이 이 차가 다른 GS와는 달라도 한참 다른 차임을 알린다.
렉서스 GS F는 473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자연 흡배기 방식 V8 5.0리터 엔진과 자동 8단 SPDS 변속기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이 엔진은 토요타 UR 계열의 `2UR-GSE` 엔진으로, 고성능 스포츠 쿠페인 RC F의 것과 같은 유닛이다. 변속기는 자동 8단 SPDS(Sport Direct Shift) 변속기를 채용하고 있다. 여기에 레이저 스크류 용접 기술로 만들어진 강건한 차체, 좌우 구동륜의 토크를 능동적으로 분배하는 TVD(Torque Vectoring Differential), 스포츠 모드가 포함된 VDIM(Vehicle Dynamics Integrated Management), 그리고 상하 가속도 센서가 포함된 ABS 등의 각종 최신예 기술들로 중무장했다.
렉서스 GS F의 운전석에 올라, 용인 스피드웨이의 본 코스에 뛰어 들면서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하자, 대배기량 자연 흡배기 엔진이 갖는 칼 같은 리스폰스에서 오는 짜릿함이 가장 먼저 몸을 휘감는다. 이러한 짜릿함은 이 체급의 세단에게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속성의 것이다. 하지만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RC F와 같은 격렬한 자극에 비하면 보다 진중하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그러한 것과는 상관 없이 속도계의 숫자는 무서운 기세로 치솟아 오른다. 이 때문에 가속 자체는 빠르고 호쾌하지만 의외로 긴장감은 적게 든다. 가속 페달을 카펫 너머로 짓이겨 댈수록, GS F는 사냥감을 발견한 늑대처럼 가볍고 호쾌하게 달음질을 한다.
GS F는 RC F와 마찬가지로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기준으로 전방 스피커에서 고음의 흡기음을, 후방 스피커에서 중저음의 배기음을 동시에 실내로 주입시켜, 가속의 긴장감과 독자적인 음색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엔진의 사운드를 조율하는 데 있어서 보다 소형의 스포츠 쿠페, 혹은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자극적인 면모보다는 E세그먼트급 준대형 세단의 품위에 걸맞은 진중하고 힘찬 음색을 내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루어진 듯하다. 이 때문에 서킷 주행 중 선도차량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RC F의 배기음이 더욱 크게 들려왔을 정도다. 초고성능을 표방하고 있는 GS F지만 이런 부분에서 절제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
대배기량 자연 흡배기 엔진이 주는 칼 같은 리스폰스와 날카로운 가속의 뒤편에는 전용의 자동 8단 SPDS(Sport Direct Shift) 자동변속기의 보조가 있기에 가능하다. 렉서스 F 라인업을 위해 만들어진 자동 8단 변속기는 토크컨버터 기반의 자동변속기로서는 훌륭한 리스폰스와 체결감을 선보이며, GS F를 서킷에서 운전자가 의도하는 대로 몰아 칠 수 있게 보조한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는 달리, 매뉴얼 모드에서 회전이 상한선에 이르러도 기어변속 하지 않는 기어 홀드 기능을 지원하여, 더욱 공격적으로 차를 내몰 수 있다. 저회전 기어비가 의외로 커서 출발 후 1단 60km/h, 2단 110km/h, 3단 150km/h까지 커버한다.
코너링에서는 과연 초고성능 모델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속도를 줄이고, 클리핑 포인트를 향해 조향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덩치를 의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민하고 기계적인 움직임이 이어진다. 후륜 차동기어를 이용한 이용한 토크벡터링 시스템인 TVD는 한결 자연스럽고 정교하며,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파할 수 있게 돕는 숨은 공신이다.
하지만 이 기민함과 날카로운 움직임은 독일식으로 정제되고 세련된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 발레리나의 우아하고 세련된 움직임이 아닌, 단련된 무사의 검무와도 같은, 날카롭고 살기 어린 움직임에 더욱 가깝다. 특히, 탈출 가속에서 조금이라도 가속 페달 조작이 거칠게 이루어졌다가는, 쉴 새 없이 깜빡이는 VDIM 경고등을 볼 수 있다. 이는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거칠게 조작해도 심심찮게 VDIM 경고등이 깜빡인다. VDIM을 활성화시킨 상태에서는 운전자의 크고작은 실수를 정교하게 보정해 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 때까지는 기수가 다소 서툴러도 어느 정도까지는 진득히 감내해 주는 온혈마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VDIM을 풀어버리는 순간, GS F는 이전까지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굉장히 다루기 까다로운 성격으로 변화한다. 이 때의 GS F는 기수가 조금이라도 자기 리듬에 맞추지 않으면 기수를 가차 없이 바닥에 내동댕이쳐버리는 냉혈마와 같다. 기본적으로 스로틀 리스폰스가 빠른 데다, 리스폰스가 극에 달한 시점인 고회전 영역에서는 스로틀을 조금이라도 거칠게 조작하거나, 스티어링 휠 조작에서 실수를 하는 순간, 차체 뒤쪽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너무나도 쉽게 흘러버리는 꽁무니를 제어하기 위해 수시로 카운터 스티어를 넣는 반사신경을 요구한다.
473마력에 달하는 고성능을 제어하기 위한 브레이크 시스템의 성능 역시 인상적이다. 전륜 6피스톤, 후륜 4피스톤 캘리퍼와 슬릿 가공된 대구경 디스크를 채용한 브레이크 시스템은 GS F의 힘을 다스리는 데 한 점 부족함 없는 제동력을 선사한다. 특히, 조작감도 꽤나 인상적이다. 초기에는 반응이 둔하다가도, 강하게 밟을수록 확실하게 제동이 걸리기 때문에, 고속 주행 중에 급제동을 해야 하는 경우, 확실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차를 세워준다.
서킷에서 경험한 렉서스 GS F는 RC F에 이어, 본격적으로 재미있고, 자극적이고, 화끈하며, 가슴이 뛰게 하는 차를 만들고자 하는 렉서스의 의도가 농후하게 담긴 작품이다. 특히, GS F의 성능을 서킷에서 경험하고 나니, 일반도로에서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를 하게 만든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GS F가 향후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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