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시장의 지각변동 예고, BMW 73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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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7시리즈는 BMW의 플래그십 답게 다양한 신기술로 중무장하고 돌아왔다. 경량 카본파이버 설계 솔루션, 신형 휘발유와 디젤 엔진들, 최신 인터넷 연결 기술, 자율주행 및 안전 기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스마트키로 남은 연료량, 실내 온도 등을 원격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 전자동 주차 시스템은 운전자가 외부로 나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작동된다. 이미 7년이 지난 이전 모델을 대체하면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대항하고, 아우디 A8, 재규어 XJ, 그리고 렉서스 LS에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스탠다드와 롱 휠베이스 버전으로 출시되는 신형 7시리즈는 앞면을 더 강하게 가꿨다. 일부 라이벌 모델보다는 눈에 띄는 존재감이 덜하긴 하다. 하지만, 날렵해진 몸매 덕분에 0.24인 동급 최고의 향력 계수를 자랑한다. 시승차인 뒷바퀴굴림 730d에 장착된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의 연비는 22.2km/L, 그리고 CO2 배출량은 119g/km다. (모든 제원 및 사양은 유럽 기준)
기존 모델과 동일한 폭을 가진 신형 7시리즈는 1,902mm의 너비를 유지하지만, 길이와 높이는 5,098mm와 1,478mm로 각각 19mm, 7mm 늘어났다. 롱 휠베이스 모델은 여기에 139mm나 더해진다. 기존 7시리즈 롱 휠베이스 모델보다는 18mm가 길어진 수치. 전체 길이는 둘 다 길어졌지만, 휠베이스는 5세대와 동일하게 3,070mm, 3,210mm로 유지됐다.
하중을 견뎌내야 하는 부분에는 카본파이버 재질을 활용했다. 헤더 레일, 문틀, B-필러, 센터 터널, C-필러 등에 이 공법이 적용됐다. 이전보다 12kg나 가벼워진 신형 알루미늄 문과 루프도 다이어트에 한몫을 했다. 이 모든 변화의 결과로 신형 730d의 총중량은 1,755kg이 되었다. 이전 모델보다 85kg이나 가벼워진 셈.
시승차에 올려진 B57 엔진은 이전 세대 N57 엔진보다 7마력과 6.2kg·m의 토크가 더해져 최고출력 261마력, 최대토크 63.2kg·m를 발휘한다. 연비도 5.3km/L 더 높아졌고, CO₂ 배출량은 29g/km나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6.1초, 최고시속 250km는 기존과 동일하다.
BMW는 간혹 편안함을 포기하더라도 7시리즈를 동급에서 운전의 즐거움을 가장 많이 주는 모델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이번 6세대에서는 그런 목적에 변화가 생겼다. 민첩함과 스포츠 감성이 여전히 핵심을 차지하지만, 그 어느 7시리즈보다 더 럭셔리 리무진처럼 느껴지도록 추가적인 편리함이 크게 접목되었다.
후면에만 있던 에어 스프링은 신형 서스펜션 시스템에선 앞뒤 모두 적용되었다.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전자동 댐핑 컨트롤, 자율 레벨링 기능, 그리고 버튼 하나로 지상고를 135mm나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모두 포함됐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특정 속도에 접어들었을 때 자동으로 지상고를 10mm 낮춰준다.
거의 대부분의 버전에서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 기능의 일환으로, 전기-유압식 롤바도 선택할 수 있다. 이전 세대의 유압식 롤바를 대체하면서 더 빠른 댐퍼 반응 속도와 향상된 안락함을 겸비하게 됐다. 차체의 흔들림은 서서히 줄어들어 주행성이 개선됐다.
주행을 시작하면 730d은 안심될 정도로 강력해지고 세련됐다는 인상을 받는다. 6기통 디젤 엔진은 활기 넘치는 가속력을 보여주며 스로틀을 일정하게 밟아주면 속도가 차분하게 높아진다. 수동변속 모드에서 낮은 단수의 기어를 필요 이상으로 오래 잡고 있으면 엔진 소음이 조금 심해지지만, 자동변속 모드에서는 그런 청각적 문제가 생기기 훨씬 전에 변속을 처리한다. 발 빠른 기어 변속 덕분에 730d는 고속도로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인다.
새로운 컴포트 플러스 모드 등, 주행모드는 총 네 가지의 다양한 세팅이 제공된다. 컴포트, 스포트, 어댑티브 중 후자가 일상 주행에 가장 적합해 보인다. 컴포트 플러스 모드에서는 차량이 훨씬 조용해지고 훨씬 부드럽게 변한다.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범프와의 마찰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편안하고 고요하게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핸들링을 절충하지는 않았다. 상당히 큰 차임에도 불구하고, 스포트 모드에서는 빼어난 댐퍼 튜닝 상태가 훌륭한 차체 컨트롤과 국도에서의 적응력도 보장해준다. 그립도 매우 풍부하게 느껴진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서스펜션과 맞물린 새로운 전동식을 채택했다. 변동 비율 방식의 이전 스티어링 랙과 달리, 다시 고정 비율 랙으로 돌아갔다. 시승차에는 뒷바퀴 조향 장치 옵션이 적용됐는데, 시내 주행 시에는 조금 더 개선된 조정성을 위해 최대 3도까지 뒷바퀴 카운터 스티어가 발생된다. 그리고 고속주행에서의 민첩함을 위해 평행 스티어링은 2도까지 늘려준다.
일전에 프로토타입을 시승했을 때는 이 시스템에 대해 호평했지만, 실제 도로에서 사용해보니 약간의 의구심이 생겼다. 무게감은 가볍고 협조적이지만, 정 가운데에서부터 터닝을 시도하면 예전보다 한결같은 느낌이 많이 희석됐다. 시내 주행에는 문제없겠지만 이런 추가적인 보조와 무게감이 오히려 고속에서는 장애 요소로 작용될 수도 있다.
더 고급스러워진 신형 내부의 하이라이트는 호화로운 시트, 드라이빙 모드에 맞춰 색상이 변하는 디지털 그래픽 디스플레이, 새로운 멀티 기능 핸들, 그리고 개선된 개폐 버튼 등이다. 5세대로 진화한 아이드라이브(iDrive) 시스템의 터치패드와 터치스크린은 손가락으로 꼬집기, 포인팅, 스와이핑 모션을 취하거나, 중앙 콘솔의 둥그런 다이얼로 작동하면 된다. 더불어 옵션으로 제스처 컨트롤도 제공한다. 센서가 운전자의 손짓을 인식해서, 음향 시스템 볼륨이나 전화 수신 혹은 거부 같은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된 음성 제어 시스템도 제공된다.
차체의 외부 크기의 증가는 미미하지만, 실내 앞쪽과 뒤쪽은 매우 널찍하게 느껴진다. 롱 휠베이스 버전에서는 뒷좌석이 특히나 확장된 느낌을 선사한다.
전반적으로 신형 7시리즈는 상당히 많이 향상된 자동차다. 진화를 거듭하는 스타일은 크게 놀라움을 선사하지 않지만, 점잖은 실내 디자인, 기술적 요소, 늘어난 공간, 그리고 어지러울정도로 다양하게 제공되는 옵션들은 분명 7시리즈를 또 한 단계 높은 레벨로 승격시켰다.
730d는 경제적이면서도 강력한 능력과 놀라울 정도의 세련미를 보여줬다. 특히, 눈에 띄게 증가된 안락함과 함께 매력적인 드라이빙 경험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운전석에 있거나, 뒷좌석에 있거나 상관없이, 이 차는 고루 납득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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