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 `가장 현실적 오프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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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제압하는 오묘한 정복감 선사...모험과 터프함을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친구
최근 지프의 앙증맞은 모델 레니게이드를 맛본 적이 있다. 거친 질감을 즐기는 여성 운전자들도 끌릴 것 같은 지프의 모습이었다. 레니게이드가 막내 여동생 뻘쯤 된다면 이번에 시승한 지프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은 오프로드의 대중성을 갖춘 둘째 형 정도의 느낌이다.
물론 7천만원대 이상을 홋가하는 큰형 그랜드체로키도 매력적이지만 엔트리급 5천만원대 랭글러 정도면 상남자의 감성을 풀어가는데 충분하리라 본다. 최근 들어선 내외관이나 하체 서스펜션 등 맛깔나게 튜닝하는 마니아들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루비콘은 번잡한 도심속 스트레스를 풀기에 가장 적당한 '현실적 오프로더'쯤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냥 흙길이 아니라 굵은 자갈과 때론 낮은 하천을 뒤뚱뒤뚱 건너며 모험과 터프함을 직접 즐겨보고자 하는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친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프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을 처음 보는 순간 위압감이 몰려온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한 덩치 한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들어서니 마치 대형 트럭에 올라타는 듯한 기분이다. 도로를 제압하는 듯한 기분이 오묘한 정복감을 선사한다.
루비콘에서 외형적으로나 주행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미키톰슨의 바하 MTZ 머드 타이어이다. 온오프로드 겸용 타이어이지만 사실 8할은 험로용이다. 저속에서 굵디 굵은 트레드 형상이 그대로 느껴지며, 특히 주차할 때는 스티어링휠을 돌리기 버거울 정도의 무게감이 전달된다.
견고한 프레임 바디와 연결된 일체차축현가식 서스펜션은 큰 충격이나 횡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오프로드 주파용이다. 그 결과, 노면 상황이 좋지 않은 시내에서의 승차감을 포기하게 만든다. 반대로 고속에서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묵직하게 나아가 오히려 편안하다고나 할까.
루비콘은 본격 달리기 실력에서는 의외의 놀라움을 던져 줬다. 저속에서는 묵직하고 둔하리 만큼 무거운 느낌을 주던 것이, 속도를 올리자 중저속에서 오히려 가벼운 몸놀림으로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오프로더이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보다 더 화끈한 달리기 실력으로 온로드에서도 만족감을 준다.
또한 루비콘은 오프로드 모델이지만 장거리 여행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예감이다. 그래서인지 내비게이션이나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 등 선호도 높은 편의사양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그래도 완전 탈착이 가능하게 설계된 하드탑을 벗어던지고 자연에 들어서면 모든 불만이 눈 녹듯 사라질 듯 하다.
2.8리터 직렬 4기통 디젤 CRD 엔진은 아메리칸다운 사운드와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6.9kgm의 터프한 파워를 지녔다. 시승기간 시내와 고속도로를 오간 주행에서 복합 9.5km/l를 기록해 제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여기다 루비콘 모델에는 오토 라이트 기능,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 등 기존 안전 사양에 안전한 주차를 돕는 후방 카메라 파크뷰(ParkView™)가 추가 장착된다. 과거 더욱 진동이 심하고 오로지 오프로더만을 위해 옵션이 전무했던 때와 비교하면 아주 고급스러워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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