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대림 스티져와 함께한 서울 근교 투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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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냉각 성능 테스트로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고 스티져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 출력 저하 및 이상 현상 없이 잘 달려 줄 거라는 확신이 더욱 깊이 마음속에 새겨졌다. 그래서 이제는 서울 도심뿐 아니라 근교 투어링을 도전해보기로 했다. 사실 늘상 막혀있는 도심 속에서만 주행했던 터라 오랜만에 뻥 뚫린 국도를 달리고 싶었던 이유가 더 크다. 스티져라면 서울 근교 투어링 정도는 무리 없이 소화할 거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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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는 경기도 장흥으로 잡았다. 장흥은 서울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다. 연신내를 통과하고 구파발을 지나가는 코스로 직진 코스와 적절한 코너가 있어 이전에도 자주 애용했던 투어링 코스다. 스티져와는 처음 같이 하는 코스라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행히 그동안 무더운 날씨가 지속됐지만 투어링 당일은 선선해 날씨 또한 도와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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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비를 갖추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도심 속 차들로 붐비는 도로만 달리다가 오랜만에 탁 트인 도로를 달릴 기분에 출발 전부터 기대가 됐다. 즐거운 마음을 유지한 채 스티져의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비록 연신내를 빠져나가는 길은 상시 정체구간이지만 조금 더 달리다 보니 이내 교통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교통 체증이 풀릴수록 이전 도심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가속감을 즐길 수 있었다. 비록 125cc 엔진이라 고배기량 바이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125cc 스쿠터로는 알맞은 가속 성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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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달리다 보니 어느새 주위 풍경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도심 속 건물로 가득 찬 풍경만 지나쳤지만 나무와 호수가 나오고 점점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 보니 그간 지속적으로 언급했던 출력 상승 부분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시속 80km까지 무난히 속력이 상승하고 이후에도 불쾌한 진동 없이 시속 100km까지 무리 없이 도달했다.

스티져의 차체는 생각보다 다소 크다. 중형급 스쿠터로 무게도 크기도 넉넉하다. 스티져의 차체 무게는 155kg, 시승 기자의 몸무게는 70kg이다. 둘이 합쳐 200kg이 넘는 무게지만 125cc 스쿠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교외의 한적한 국도에서도 무리 없이 주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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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니 드디어 장흥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신내를 빠져나가는 길에 차량 통행이 너무 많아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체력 소모가 심하다고 느껴질 때쯤 보이는 표지판이라 차량을 이용해 이동할 때 보았던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장흥 표지판을 지나 좀 더 들어가 보니 어느새 시골길 풍경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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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갈 겸 저수지 앞에 정차했다. 지난번 이곳에 왔을 때는 3월 초였다. 날씨가 조금 쌀쌀했을 때 보았던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주변에 풀들도 무성히 자라나 있었다. 잠시 동안의 휴식을 끝내고 다시 스티져의 시동을 걸었다. 스티져를 타오면서 알게 모르게 편리한 점은 스마트 키 시스템이다. 다만 스티져에 익숙해지니 이제는 키를 꽂는 일이 어색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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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 보다 체력 소모가 큰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체력 관리가 필수다. 특히 투어링을 할 때 주기적인 휴식은 필수조건이다. 키 리스 시동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키는 휴식을 취하고자 할 때 더욱 빛을 발했다. 바이크를 안전한 곳에 주차하고 키를 뽑을 필요 없이 주머니 안쪽에 넣어둔 채 스위치만으로 조작이 가능해 번거로움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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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같은 휴식을 끝내고 다시 목적지로 향했다. 도로 양옆으로 서있는 가로수 때문에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 듯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좀 더 주행하자 호수 옆으로 길게 뻗은 산책로가 나왔다. 역시 좋은 풍경이 있는 산책로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다소 많았다. 기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스티져와 추억을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어 정차를 하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모터사이클 투어링은 대형 투어링 바이크만 가질 수 있는 여유는 아니다. 125cc 스쿠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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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투어링이라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가장 뜨거운 시간인 오후 두 시가 됐다. 한층 빨리 다가온 여름 날씨는 체온을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라이딩 자켓 안은 이미 땀으로 젖어있었고 헬멧 내부도 무척 뜨거웠다. 지난번 도심에서 테스트해 본 개선된 냉각 성능은 근교 투어링에서도 재성능을 발휘하며 출력의 손실 없이 주행할 수 있었다. 도심에서는 할 수 없었던 고속주행에도 무리 없이 잘 버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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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계획했던 목적지를 가기에는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지난번 지나가다 보았던 캠핑장으로 목적지를 수정했다. 캠핑장은 아직 오픈 전이어서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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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져의 러기지 박스에 챙겨온 돗자리를 폈다. 해가 너무 뜨거워 이내 나무 밑 그늘이 있는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벤치에 누워 생각에 잠겼다. 새소리와 솔솔 부는 바람소리 사이에서 잠시 일상을 잊을 수 있었다. 평온한 휴일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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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진동이 적은 엔진은 투어링 내내 80km/h 이상을 유지해도 쾌적했다. 여전히 편리한 스마트키, 스쿠터라면 필수적으로 지녀야 할 수납공간, 장시간 운행에 도움을 주는 푹신한 시트 등 다양한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스티져는 스쿠터에게 기대하는 그 이상의 만족감을 준다. 근교 투어링이었지만 마치 장거리 투어링을 다녀온 것처럼 뿌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앞으로 스티져와 함께 이곳저곳을 다닐 생각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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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영 기자 young@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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