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자동차 VF100, 아담하지만 큰 활용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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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자동차의 VF100은 자사의 VN100과 배기량 100cc급 엔진을 공유하는 스쿠터다. VN100이 승용을 목적으로 하지만, VF100은 사용반경을 보다 넓힌 설계로 더 많은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레저용 모터사이클은 대부분 수입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발이 되어줄 교통수단과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스쿠터는 대림자동차가 도맡고 있다.
그리고 대림자동차는 올해에도 꾸준히 뉴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이 저배기량 스쿠터지만, 수요가 확실한 카테고리임은 분명하다. 젊은이들은 물론 퇴직자들도 생계를 위해 창업의 전선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들의 사업에 필요한 스쿠터는 확실한 효용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를 배려한 설계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과 누구라도 운행 가능한 편안한 설계가 맞물리면 그야말로 업무에 최적화된 도심형 이동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상용 스쿠터에게 요구되는 편안함은 안락함이 아니다. 좁은 골목과 모퉁이에서는 가벼운 핸들링과 안정적인 발착지성을 활용해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하고, 원하는 목적지에 문제 없이 도착해야 하는 등 도로 위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일이다. VF100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킨다.
VF100의 설계 측면도 이 같은 맥락인데, 최고속도 보다는 시내주행에 적합한 엔진 세팅, 불특정 다수가 최대한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723mm의 낮은 시트 높이, 필요한 물건을 손쉽게 운반할 수 있는 적당한 수납공간 등이 그렇다. 기계적 성능만이 관건이 아닌 이유다.
주요부품을 공유하는 VN100과 디자인에서부터 확실히 차이가 나는 점도 이와 부합한다. 스타일이 주가 되지 않기에 멋을 위한 요소를 배제했고, 기능미에 어울리는 적절한 터치와 마감으로 단단하면서도 심플한 인상을 완성했다. VF의 F가 매(falcon)를 뜻하지만, 디자인에서 그 의미를 찾기는 조금 애매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깔끔하며, 투톤 컬러 대비로 지루함을 탈피했다.
곳곳에서 보이는 원가절감의 흔적, 그러나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원가절감은 엄연히 해당 모델이 시장에서 갖는 포지션과 적정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며, 이렇게 덜어냄으로써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말했다시피 레저용 모터사이클, 그러니까 감성을 만족시키는 용도가 아니다. 초점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상용 스쿠터가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만족감은, 사업자가 다른 무언가를 취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동수단, 즉 보조로써의 기능이다. 때문에 오히려 가격에 더 민감한 제품이고, 미적 요소보다 ‘잘 달리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그 나라에 단단히 자리잡은 서비스망 등의 시스템 환경 등도 구매에 앞선 소비자의 저울질에 큰 무게를 실어준다.
자극 없이 편안한 주행
VF100은 달리기 성능에서도 예상한 만큼의 실력을 보여준다. 도로 위를 운행하는데 초점을 맞춘 세팅으로, 교통흐름에 뒤쳐지지도 눈에 띄게 튀지도 않는다. 102cc 공랭식 엔진을 탑재한 VF100은 최고속도 80km/h 근방에서 속도계의 움직임을 멈추지만, 도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역대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움직임을 보인다.
신호대기에서 출발 시의 가속이 답답하지 않고 보통의 시내 주행에 해당하는 40~60km 부근의 영역에서 지체되지도 않는다. 또한 피스톤과 CVT의 웨이트롤러 등 엔진을 비롯한 구동계 부품의 관성을 최소화해 아이들링 상태는 물론 주행 시의 진동을 억제했다.
차체 크기도 VN100보다 5mm 길고 10mm 높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콤팩트한 크기다. 또한휠베이스도 1,230mm의 짧은 길이로 선회 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일조했다. 물론 저배기량 스쿠터라는 점이 가벼운 몸놀림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급의 경쟁 기종 대비 회전 반경을 약 20cm 가량 좁혀 좁은 도로에서의 기동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적당히 넓은 폭의 시트는 편하게 운행하기에 적합하지만 플로어 패널은 살짝 좁다. 발을 앞으로 끝까지 뻗으면 새끼 발가락 부분이 발판 밖으로 나온다. 동승자를 위한 발판은 부득이하게 태워야 할 경우를 대비해 최소한의 크기로 갖췄다. 또한 라이더가 지면에 다리를 내릴 때 종아리와 닿는 동승자 발판 부위를 곡선으로 다듬어 거슬리지 않게 깔끔하게 처리했다.
전/후 10인치 휠은 노면의 요철을 원활하게 거르기에는 다소 아쉽지만, 장시간 주행을 고려한 느슨한 서스펜션이 어느 정도의 충격을 완화시킨다. 역시 서스펜션의 한계치가 찾아오는 시점은 빠르지만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제법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디스크와 드럼 방식의 전/후륜 브레이크는 적당한 압력으로 차체 제동에 무리 없이 작동하고 밀림 현상도 적다.
그래도 남은 아쉬움
VF100의 가격은 185만원이다. VN100보다는 4만원 낮은 가격이고,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적게는 10만원 선에서 많게는 50만원 이상으로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역시 사업자들에게 좋은 구매 포인트 중 하나다. 게다가 VF100은 상용 스쿠터로써 필요충분한 퍼포먼스와 구성을 갖췄다. 또한 구입 후 유지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이다. 충분한 구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는 아쉬움은 있다. 상용 스쿠터임에도 불구하고 프론트의 수납공간 부재 등이다. 정차 시 글러브를 잠시 벗어놔야 한다거나 간단한 소지품 등을 넣어놓을 때 수납공간을 찾기 마련인데, 시트 밑의 러기지 박스 외에는 보관할 곳이 없다. 음료수를 하나 사더라도 시트를 열고 넣어둬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또한 애매한 배기량도 그렇다. 국내에서 모터사이클에 적용되는 보험료 관련 사항은 소형과 중형을 구분하는 경계가 배기량 100cc가 되는데, 근소한 차이로 100cc를 넘기는 대신 100cc 미만으로 배기량을 잡았다면 사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한결 덜어줬을 것이다. 자사의 위티비즈(배기량 99.8cc에 187만원)와 겹치는 것을 감안해 내린 결론이라면, 100cc 후반의 배기량으로 보다 나은 운동성능을 확보하는 편이 좋았을 듯싶다.
상용 모터사이클과 스쿠터의 영역은 대림자동차의 우세가 확실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어찌됐건 그만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VF100은 합리적인 가격과 수월한 유지관리라는 커다란 무기를 갖춘 도심형 상용 스쿠터로써 많은 사업자들의 구매 선상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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