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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시승기] 현대차 아반떼 스포츠, 이거 내가 알던 아반떼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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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글쓴이는 현대차 대구 동부 시승 센터를 찾았다. 일반 고객 시승용으로 갓 운용을 시작한 아반떼 스포츠를 잠시 타 보기 위해서였다.

 

사실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 스포츠는 지난 해 아반떼 출시 때부터 이야기돼 왔던 것이어서 신비감은 없었다. 신형 아반떼가 출시되기 이전엔 2도어 타입의 아반떼 MD 쿠페가 잠시 나왔지만, 당시엔 구매력을 끌지 못해서 일찍 자취를 감췄던 비운의 모델로 평가됐다.

 

그래서인지 이번 모델은 지금의 아반떼와 차별화된 몇 가지 특징을 앞세웠다. 잘 팔릴까? 잠시 경험한 아반떼 스포츠를 아래 단락으로 정리해 내용을 풀어봤다.

 

■ 달라진 배기음, 허술한 스포츠 모드가 아니다

신형 아반떼 스포츠를 시승하면서 가장 먼저 경험한 것은 엔진 배기음이다.

 

배기음은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꿔서 가속시키면 더 잘 들을 수 있다. 평소 도심 구간을 일반 주행하는 것만으로도 운전자 자신이 차량을 스포티하게 몰아가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건식 7단 DCT의 변속 시점이 너무 더디지 않아 주행 시 별 다른 이질감을 느끼지 못한다.

 

기존 아반떼선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이같은 감흥이 없다. 노말 모드로 운행할 때보다 두 단계 건너뛴 듯한 조향 감도, 엔진 회전을 일부러 조금 더 유도한 듯한 변속 프로그램으로 운전자는 이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여유롭게 드라이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도심 구간에서의 스포츠 모드는 의미가 없다.

 

아반떼 스포츠는 더블 팁 싱글 머플러에다 중저음 위주의 사운드를 내도록 배기음 튜닝이 반영됐다. 가속 페달의 답력과 기어 변속에 따른 응답 지연을 최소화하는 튜닝으로 운전자의 도전적인 드라이빙을 돕는다.

무엇보다 아반떼 가솔린 모델에 들어가던 감마 1.6 GDi 엔진보다 동력 성능이 월등해서 운전자가 원하면 언제든 시원한 가속감과 배기음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아반떼 스포츠에 적용된 파워트레인은 벨로스터 터보와 동일한 구성이다. 감마 1.6 터보 GDi 가솔린 엔진으로 204 마력(@ 6,000 rpm)의 최고 출력과 27 kg.m(@ 1,500~4,500 rpm)의 최대 토크를 발생시키며, 6단 자동 변속기가 아닌 건식 7단 DCT 자동 변속기가 적용돼 신속한 변속 응답을 기대할 수 있다.

 

■ 운전대 조향감,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신형 아반떼 스포츠의 스티어링 시스템 자체는 바뀐 게 없다. 아반떼와 똑같은 32비트 C-EPS(C-MDPS)다.

 

그렇지만 두 차량의 운전대(스티어링 휠) 조향감을 비교한다면 아반떼 스포츠가 조금 더 안정된 것처럼 느껴진다. 조향감은 아반떼보다 대체로 무거우면서 응답성도 상대적으로 예민하다. 그냥 기분 탓 아닐까?

 

시승 후 아반떼 스포츠에 관해 정리된 내용을 몇 가지 훑어봤다. 그랬더니 MDPS 기어비를 늘려 조향 응답성을 개선했다는 약간의 변화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기어와 맞물리는 이빨의 갯수를 늘려서 운전자 체감할 수 있는 조향 이질감을 완화하고 조향 시 정확도를 높이려 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운전대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같은 D컷 타입 3-스포크 형태의 가죽 스터이링 휠로 구성돼 다소 스포티하다. 운전대 9시와 3시 방향엔 빠른 수동 변속이 가능한 패들 시프트가 위치해 있다. 조작 시 변속 반응은 무난하다.

 

주행 모드를 노말(Normal) 모드로 설정해도 다소 무거운 듯한 감도가 유지된다. 기존 신형 아반떼를 몰았던 운전자라면 "왜 이리 무거워졌냐?"며 한 소리 해 볼 수도 있겠다. 운전대 방향 전환 시 무게감만은 체감상 볼보 S60과 유사하다. 무엇보다 방향성이 일관적이어서 직진을 하는 와중에도 보타량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졌다.

아반떼 스포츠를 시승 경험할 소비자라면 이 부분에도 한 번 집중해 보길 바란다. 

 

■ 기존에 탔던 아반떼보단 제동이 잘 된다

신형 아반떼 스포츠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뭔가 제동이 잘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기존 신형 아반떼 운전자라면 더 잘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평소 페달 답력으로 제동을 유도하면 생각보다 주행 속도를 급격히 떨어뜨려서 예상했던 제동 지점보다 앞서 멈춘다. 최초 유도한 답력이 작아도 최소 30~40 % 이상 디스크 제동이 진행된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도 아반떼 스포츠는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에 페달 답력을 높이는 하드웨어 셋팅이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신형 아반떼보다 브레이크 디스크 반경이 늘어나 패드가 접촉 면적이 더 넓어졌고, 평소 때보다 브레이크 페달을 더 깊이 밟은 것처럼 동작을 유도해 제동력을 키웠다.

 

앞서 있었던 아반떼 스포츠 미디어 시승회 때처럼 제동력이 초반에 몰려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일반 시내 주행 한도 내에서 유도한 제동력으론 딱히 불만이라 생각할 만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만약 실제 고속 주행에서 급제동해야만 하는 경우, 초반 제동력을 차가 완전히 멈춰설 때까지 지속하지 못하거나, 와인딩 로드 구간서 반복 제동으로 디스크 제동력이 급격히 저하된다면 문제라 지적하는 것이 맞을 수는 있다. 일반 도로 주행으로 스포티한 기분을 느끼며 운전하는 얌전한 운전자에겐 이 정도론 별 문제 될 게 없어 보인다.

 

■ 20분 간의 시승, 연비는 얼만큼 나왔을까?

신형 아반떼 스포츠를 약 20분, 10.6 km 주행한 평균 연비는 13.2 km/l로 출력됐다.

 

시승 직전 연료가 가득 들어 있었고, 반환점을 돌고 난 뒤에도 일부 구간은 스포츠 주행 모드를 유지했다. 막바지 시승 센터로 되돌아오는 3 km 구간만 노말로 주행 모드를 변경했다. 오토 에어컨도 섭씨 23도로 맞춰 가동했던 상태였다. 위 주행 환경을 고려한 연비로는 비교적 괜찮다.

원래 아반떼 스포츠는 신 연비 기준으로 표시된 연비가 12 km/l, 구 연비(현행 연비) 기준으론 12.7 km/l다. 앞선 아반떼 스포츠 미디어 시승회서도 복합 연비를 웃도는 평균 연비가 출력됐다고 하니, 이 부분에선 납득할 만하다 하겠다.

 

연비가 비교적 잘 나온 이유는 정확히 무엇이라 말할 순 없다. 당시 스포츠 모드로 주행한 건식 7단 DCT의 변속 패턴이 일반 토크 컨버터식 6단 자동 변속기보단 빠르지만, 일반 D레인지에서 엔진 rpm을 아주 많이 허용하는 셋팅은 아닌 것처럼 보여졌다.

 

아반떼 스포츠를 스포츠카 답게 타라기 보다는 일상 주행을 하다가 아주 가끔 도전적인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을 때, 그냥 스포티한 기분을 느껴보라고 만든 것처럼 느껴지는 게 더 많다.

 

■ 아반떼 스포츠, 내가 알던 아반떼 맞나?

누가 들으면 말 같잖은 소리다. 글쓴이라면 "아반떼 스포츠나 아반떼나 거기서 거기 아냐? 똑같은 아반떼잖아." 라고 생각했던 운전자에게 가장 먼저 태워주고 싶다.

 

신형 아반떼 스포츠의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면서 현대차가 일부러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인식될수도 있지만, 그냥 토션 빔보단 스포티한 주행을 목적으로 한 차에 더 안정감 있는 셋팅이란 건 부정하기 어렵다.

 

이번 아반떼 스포츠로 한정 추가된 블레이징 옐로 컬러는 현대차가 BMW M4 쿠페(오스틴 옐로)를 부러워해서 추가했다기 보다는 BMW M 퍼포먼스 개발을 전담했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생긴 하나의 변화로 보여진다. 현대차 쏘나타 터보에 있던 피닉스 오렌지보단 잘 어울리는 색상이라 생각한다.

 

아주 잠깐이지만 조향감도 그냥 그저 그런 아반떼하곤 다르다. 잘 만들라고 주문하면 이렇게 잘 만들 수 있으면서, 왜 그런 고집을 피웠는지는 모르겠다. 아반떼 스포츠를 처음 동승한 현대차 카매니저도 "이번 모델만은 잘 팔릴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하나같이 아반떼MD 2도어 쿠페는 떠올리기 싫단다.

문제는 가격인데... 신형 아반떼 스포츠는 수동 모델을 포함해 세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수동(M/T)이 1,963만 원, 7단 DCT가 2,158만 원, 익스트림 셀렉션이 2,410만 원이다.

 

기본형인 수동 모델을 사도 천연 가죽 스포츠 버킷 시트에 18 인치형 휠타이어(225/40 R18), HID 헤드램프, LED 주간 전조등(DRL)과 LED 리어콤비램프, LED 보조제동등, 윈드실드 글래스, D컷 스티어링 휠, 앞 좌석 3단 열선 시트, 스포츠 전용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오토 헤드램프 정도는 들어간다.

 

이 가격에 선호 사양인 버튼 시동형 스마트키 시스템, 통합 주행 모드(노말, 스포츠, 에코)가 기본 적용되지 않은 점이 아쉬울 뿐이다. 7단 DCT에 스마트 트렁크는 좀 뜬금 없기는 하다. 패키지와 패키지를 더하는 수익성 위주의 의미 없는 옵션 패키지가 포함되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글쓴이라면 음... 통합 주행 모드와 버튼 시동 스마트키, 패들 시프트를 생각해서라도 7단 DCT를 선택할 듯하다. 다른 옵션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 부득이하게 하나라도 선택해야 한다면 83만 원하는 시트 패키지(운전석 10-방향 전동 시트, 앞 좌석 통풍 시트, 뒷 좌석 열선 시트, 6 대 4 분할 폴딩 시트, 리어 센터 암레스트, 동승석 시트백 포켓, 뒷 좌석 에어벤트) 정도가 되겠다.

대구 근교 지역에서 아반떼 스포츠 시승을 원한다면 현대차 대구 동부 시승 센터(053-525-7365)만으로도 충분하다. 교통량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오전 시간에 시승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

 

대구 서부 시승 센터(053-355-7365)는 중간에 고속도로(451번 중부 내륙 고속도로 지선)를 경유하는 시승 코스가 운영되므로, 짧게라도 실 주행 성능과 배기음을 체감하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도 되겠다. 사전 연락 후 스케줄을 조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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