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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시승기] 피아트 500X, 과연 미니 컨트리맨보다 합리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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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4일), 글쓴이는 피아트 500X 국내 출시를 겸한 발표회가 끝나자마자 피아트 강서 전시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피아트 500X가 시승 차량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을 확인해서다. 지난 7일부터 피아트 500X 사전 계약이 시작됐고, 14일과 15일 양일 간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일반 공개로 전시된바 있기 때문에 각 영업 지점에서 시승 차량이 조기에 운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참고로 피아트 500X는 미니 컨트리맨(4,320~5,740만 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합리적인 상품성을 갖춘 크로스오버다. 가솔린 모델인 팝 스타 2,990만 원, 디젤 엔진에 4륜 구동이 대응된 크로스 3,580만 원, 크로스 플러스는 3,980만 원으로 책정됐다. 올 2월부로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분과 프로모션 할인이 모두 반영됐다.

 

글쓴이는 약 30분 간 시승한 피아트 500X의 주요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시승한 차량은 피아트 500X 중 최상위 모델인 크로스 플러스 2.0 디젤이다.

 

■ 피아트 500X는 지프 레니게이드의 축소판

▲ 피아트 500X의 운전 시야. 사이드미러도 크기에 비해 시야 확보가 충분한 수준.

피아트 500X의 운전석에 올라 가장 먼저 느꼈던 부분이다.

기본 시트포지션은 지프 레니게이드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육안상 관찰 가능한 보닛의 길이는 짧다. 레니게이드를 시승했을 적엔 프론트 오버행이 얼만큼 돌출돼 있는지 확인하면서 이를 가늠해야 했지만, 피아트 500X의 경우는 기존에 타 봤던 쌍용차 티볼리와 르노삼성 QM3의 중간 수준이라 적응하기 쉽다.

 

운전 시야가 넓고 개방감이 좋아서 주행 차선을 변경하거나 교차로 회전 구간을 통과할 경우, 보다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트포지션을 최소 높이로 조정해도 운전이 쉽다. 기존에 이 차를 타 봤던 일반 고객도 이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사이드미러가 미니 컨트리맨보다 상하좌우로 넓게 보여서 차선 변경하기도 수월하다.

룸미러로 볼 수 있는 후방 시야도 대체로 넓다. 후진 시엔 스티어링 조향과 연동되는 타입의 후방 카메라 화면을 표시해준다. 컨트리맨은 주차 보조 센서만 있고, 후방 카메라가 아예 장착되지 않는다. 단순히 가이드라인만 표시해주는 더 넥스트 스파크보다 육안상 화질도 좋다.

▲ 2.0 멀티제트2 터보 디젤 엔진은 140 마력(@ 4,000rpm)과 35.7 kg.m 토크(@ 1,750 rpm)을 낸다. 변속기는 9단 자동 변속기가 대응됐다.

피아트 500X의 공회전 시 진동 소음은 체감상 레니게이드보다 적다. 크로스 플러스는 18 인치형 타이어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3(225/45 R18 91V)가 장착돼 있다. 기본적인 방향성, 제동 성능은 좋지만, 단단하고 소음 발생량이 많다. 주행 중엔 디젤 엔진의 소음에 묻혀서 잘 못 느낄수도 있다.

 

■ 오토와 스포츠, 트랙션 플러스의 차이는?

▲ 피아트 500X 오토 모드로 운행 시 엔진과 4륜 구동, 스티어링 셋팅.

피아트 500X는 '피아트 무드 셀렉터(Fiat Mood Selector)'라는 주행 모드 변경 기능을 지원한다. 무드 셀렉터로 선택 가능한 주행 모드는 오토와 스포츠, 트랙션 플러스로 나뉜다.

차량 시동 시 기본 값으로 적용된 500X의 오토 모드는 실제 운행해 보면 연비 위주로 주행 프로그램이 최적화돼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설정돼 있는지 주행 모드 셋팅을 살폈더니, 엔진은 에코(Eco) 모드, 4륜 구동 기능은 자동, 조향 감도는 컴포트로 설정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피아트 500X를 시승할 일이 있다면 다른 건 몰라도 스포츠 모드는 꼭 써보자.

피아트 500X 운전자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건 스포츠 모드다. 이때 엔진은 퍼포먼스(고성능) 모드, 4륜 구동 기능은 액티브(상시 개입), 조향 감도는 스포츠 타입으로 변경된다. 가속 페달과 스티어링 조향 시 응답성, 촘촘한 기어비로 변속되던 9단 자동 변속기의 운행 특성도 2.0 디젤 엔진의 출력과 토크를 끌어내기 좋게 바뀐다.

 

스포츠 모드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터보 부스트 압과 G-포스를 클러스터 디스플레이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디젤 해치백인 푸조 308도 스포츠 모드로 주행 모드를 바꾸면 다소 과장된 듯한 엔진 사운드가 재생되면서, 중앙 디스플레이에 엔진 출력과 토크 부스트 압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트랙션 플러스는 4륜 구동 대응된 2.0 디젤보다 전륜 구동 모델인 2.4 가솔린에서 활용하기 좋다. 르노삼성 QM3의 시그니처에 적용된 그립 컨트롤 기능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저속으로 험로 주행을 하거나 미끄러운 노면을 만날 경우, 앞 바퀴의 구동력을 최적화시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니 컨트리맨도 스포츠 모드로 주행 모드를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피아트가 추구한 500X의 각종 '펀 투 드라이브(Fun-to-Drive)' 요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주행 재미가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 약 9 km 주행한 평균 연비는? 오토 스탑 특성은?

▲ 피아트 500X 시승 직후 연비와 에어컨 동작 환경

피아트 500X를 27분 간 8.8 km 주행(평균 속도 19 km/h)한 평균 연비는 10.98 km/l로 표시됐다.

정부 공동고시 기준(신 연비)으로 측정된 500X의 복합 연비가 12.2 km/l(도심 : 10.7 km/l, 고속도로 : 14.6 km/l)인 점을 고려하면 기대보다 다소 모자라다고 판단할수도 있으나,

 

 가다서다하는 도심 위주의 주행 패턴이 절대적인 점을 고려하면 나쁜 연비가 아니다.

 

이날 글쓴이 말고도 피아트 강서 전시장에 근무 중이던 두 명의 영업 사원이 동승했고, 섭씨 23~24도 수위로 오토 에어컨을 켜 둔 상태였다. 시승 당시 500X의 엔진도 냉간 상태여서 2~3 km 지점까진 오토 스탑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 피아트 500X 오토 스탑 활성화 상태와 대응한 배터리

피아트 500X의 오토 스탑 작동 패턴은 르노삼성의 QM3, SM6와 유사하다. 2초 이상 완전 정차 상태를 유지해야 오토 스탑이 걸린다. 지프 레니게이드를 시승할 적에도 그랬다. 내리막을 낀 도로에선 오토 스탑이 개입되지 않고, 경사가 낮은 오르막과 평지에서 작동했다.

 

오토 스탑이 풀려서 엔진 시동이 걸릴 때 시트로 전달되는 순간 진동과 실내 유입되는 소음은 레니게이드보단 적다. 오르막 차로에서 오토 스탑으로 엔진 시동이 일시적으로 꺼져도, 브레이크 페달만 확실히 밟고 있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가 오토 스탑 동작 유무와 무관하게 상시 작동한다.

 

■ 뒷 좌석, 키 큰 성인 남성도 앉을만한가?

피아트 500X의 뒷 좌석은 키 180 cm의 성인 남성도 앉아가기 괜찮은 차일까?

시승 직후 동승했던 영업 사원을 운전석 바로 뒷 좌석에 앉혔다. 글쓴이와 비슷한 키인데 무릎이 앞 좌석에 닿을락 말락이다. 시트에 바짝 밀착시켜 앉아도 운전석과의 간격은 불과 2cm 정도다. 상대적으로 다리가 긴 글쓴이가 착석하면 바로 닿는다.

 

180 cm 내외의 성인 남성을 뒷 좌석에 태운다면 조수석 뒷 자리로 유도해야 하겠다.

머리 공간(헤드룸)은 그나마 듀얼 썬루프 덕에 성인 남성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이 남지만. 정 자세로 헤드레스트까지 올려서 등받이를 밀착시키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편하게 타려면 동승석으로 자리를 옮기던지, 동승석 뒷 좌석에서 거만하게 앉아가야 하겠다. 뒷 좌석 센터 암레스트도 없다. 키 170 cm 이하의 성인과 청소년을 태우기 알맞다.

그럼에도 트렁크 수납 공간은 미니 컨트리맨보다 만족할 수 있다. 휠베이스는 컨트리맨보다 2.5 cm 짧지만, 전장이 17 cm 길면서 전고 역시 6.6 cm 높다. 수치상 정확한 트렁크 적재 공간은 알 수 없으나, 육안상 컨트리맨보다는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 리드는 지면에서 180 cm 이상 높은 위치까지 개방된다. 전동식으로 트렁크 리드가 잠겼다 열리는 구조다. 배터리 방전 시엔 트렁크가 열리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트렁크 하단엔 분리형 깔판과 부직포로 만든 트레이 덮개, 타이어 리페어킷이 수납된 러기지 트레이가 자리해 있다.

 

■ 미국은 에어백 7개, 한국은 6개?

▲ 미국판 500X와 한국판 500X의 브로셔 정보. 에어백 갯수에 차이가 있다. 무릎 에어백이 없다.

피아트 500X의 안전 사양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FCA 코리아는 피아트 500X가 美 IIHS(고속도로 보험 안전 협회)서 진행된 자동차 안전도 평가서 최고 등급인 TSP+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등급상 미니 컨트리맨보다 우월하다.

그렇다면 미국 기준의 안전 사양을 반영했다고 짐작할 수 있을 텐데, 국내 출시된 피아트 500X는 유럽 기준 사양대로 운전석 무릎 에어백이 빠진 6-에어백으로 상품 구성됐다. 유로엔캡(Euro NCAP)의 자동차 안전도 평가선 별 다섯 개 중 네 개를 받는 것에 그쳤다.

 

유럽에서의 평가 결과를 간과하더라도, 미국의 자동차 안전도 평가 기관서 가장 안전한 차로 인정 받은 점을 강조했다면 국내 출시된 500X도 미국 기준과 동일한 7-에어백으로 구성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글쓴이는 피아트 500X 런칭 질의 응답 세션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했다. 미국은 7-에어백인데, 국내는 6-에어백으로 준비된 이유가 무언지 말이다. FCA 코리아 관계자는 "에어백 갯수가 왜 다른지 확인하고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디젤 모델의 4륜 구동 기능 중 전륜과 후륜의 구동 배분이 최대 얼만큼 이뤄지는지에 관해서도 현장에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주요 외신이나 피아트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없어 질문한 것이었는데, 이마저도 "확인해 보고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 합리적 상품성은 인정, 더 깊이 파봐야

그렇다해도 피아트 500X는 국내서 판매 중인 미니 컨트리맨보다는 절대적으로 상품성이 좋다.

위 내용은 글쓴이도 인정한다. 원래 피아트 500X가 국내 판매될 가격은 팝 스타 가솔린 2.4가 3,140만 원, 크로스 디젤 2.0이 3,690만 원, 크로스 플러스 디젤 2.0이 4,090만 원이었다. FCA 코리아는 개별소비세와 더불어 출시 기념 프로모션으로 6월 말까지 110~150만 원 할인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기본 사양으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에 피아트 무드 셀렉터 시스템을 채택했고, 선택 사양으로 스티어 조향과 연동된 후방 카메라,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방 교행 차량 경고 시스템, 운전석 및 동승석 8-방향 전동 시트, 패들 시프트, 하이파이 대응 8-스피커, 3.5 인치 풀 컬러 TFT 디스플레이, 유커넥트 6.5N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갖췄다.

 

피아트 500X 중 최상위 모델인 크로스 플러스 2.0 디젤을 선택해도 미니 컨트리맨보다는 상당히 저렴하다(쿠퍼 D ALL4 : 4,320만 원. 쿠퍼 SD ALL4 : 4,860만 원, 파크레인 에디션 : 4,520만 원, JCW : 5,740만 원). 고성능 모델인 JCW를 제외해도 같은 세그먼트 내의 가격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잠시 타 봤지만 주행 성능도 대체로 만족스럽다.

피아트 500X는 잠깐이지만 다시 타 보고 싶은 차였다. 향후 깊은 시승기로 다뤄 볼 계획이다. 아직 피아트 500X를 시승해 보지 못했다면 가까운 피아트 전시장, 혹은 글쓴이가 방문한 피아트 강서 전시장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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