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닛산 무라노 하이브리드, 넉넉하고 편안한 공간 돋보이는 패밀리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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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디자인으로 인상 깊은 크로스오버, 닛산 무라노가 3세대 모델로 돌아왔다.

무라노라는 이름은 유리세공으로 유명한 이태리 베니스에 있는 섬 이름에서 따왔다. 2004년 1세대가 등장했고, 2009년 2세대에 이어 지난 해 3세대 모델이 선을 보였다. 2세대 무라노 때는 컨버터블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었다.

3세대 무라노는 디자인이 맥시마를 닮은 모습으로 변했다. 이 디자인은 맥시마 이후 알티마에도 적용됐고, 무라노에도 적용됨으로써 닛산의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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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에서는 부메랑을 닮은 LED 시스니처 헤드램프와 V-모션 그릴이 적용돼 맥시마를 많이 닮았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통일성을 확보하는 모습이지만, 개인적으로는 2세대 무라노의 우아하고도 화려했던 모습이 더 낫게 보인다. 주행 중 필요에 따라 자동적으로 셔터가 닫히면서 공기 저항을 줄여 주는 액티브 그릴 셔터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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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에서는 C필러와 D필러 부분을 검게 처리해 마치 지붕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플로팅 루프 디자인을 적용했다. 맥시마에서 본 모습이기도 하지만, 최근 다른 브랜드 모델에서도 플로팅 루프 디자인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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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에서 꽤 컴팩트해 보이는 것과 달리 옆에서 본 무라노는 상당히 늘씬한 차체가 돋보인다. 실제로 무라노는 길이가 4,900mm에 이르고, 휠베이스가 2,820mm로 현대 싼타페의 2,700mm, 맥스크루즈의 2,800mm보다 더 길다. 그 만큼 공간에서 상당한 강점을 가진 모델이다.

리어컴비네이션 램프에도 부메랑 타입이 적용됐고, D필러와 어우러져 매우 화려하고 인상적인 뒷모습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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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무척 화사하게 꾸몄다. 외관에서 V-모션 그릴이 강조된 것처럼, 실내의 디자인 테마도 'V'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곳곳에 V자 형태가 확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운전석과 동반자석을 감싸듯 데시보드 전체를 아우르는 띠 모양의 라인은 과거 W220 벤츠 S클래스에서 선보였던 활 모양을 응용한 모습이다. 띠 부분을 우리나라의 자개처럼 보이도록 처리한 것도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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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에는 전 좌석에 최근 큰 호평을 받고 있는 저중력 시트를 적용했다. 그런데 시트에 앉았을 때 처음 느껴지는 부분은 알티마의 시트에 비해 좀 더 딱딱한 느낌을 받게 된다. SUV라는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장 시간 주행에서도 매우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무라노에서도 저중력 시트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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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의 실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2열이다. 일단 휠베이스가 넉넉한 만큼 2열 공간이 무척 넓다. 성인이 타도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어서 가족이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매우 안락한 공간이 되겠다. 그리고 2열 시트 등받이가 상당히 깊게 누워진다. SUV에 적용된 시트들 중 거의 최고의 기울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2열 승객도 매우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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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공간도 무척 알차게 꾸몄다. 특히 큰 짐을 싣기 위해 2열 시트를 눕힐 때, 화물칸에서 원터치로 시트를 눕힐 수 있고, 또 전동으로 시트를 세울 수도 있어서 화물공간의 활용 편의성은 어디 나무랄 데가 없는 수준이다.

오디오에는 듀얼 서브우퍼를 포함한 총 11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돼, 넉넉한 공간에서 멋진 음악을 즐기며 가족과 함께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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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닛산은 3세대 무라노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2세대의 VQ35 가솔린 엔진 대신 과감하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한가지만 적용했다.

엔진은 QR25 4기통 2.5 엔진에 수퍼차저를 더해 최고출력 233마력, 최대토크 33.7kg.m를 발휘한다. 거기에다 최고출력 20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더해 합산출력은 253마력에 이른다. 변속기는 닛산이 자랑하는 엑스트로닉 CVT다.

2세대 무라노가 VQ35 엔진으로 260마력을 발휘했던 것을 감안하면, 3세대 무라노는 합산 출력 253마력으로 이전에 비해 출력이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수퍼차저 엔진의 높은 토크와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의 특성이 더해져서 전체적인 토크는 이전에 비해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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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신형 무라노는 가속이 무척 시원시원하다. 출발가속도 경쾌하지만, 오히려 추월 가속 쪽에서 더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엑셀 페달을 깊이 밟으면 수퍼차저와 전기모터가 동시에 힘을 보태면서 상당히 강하게 뻗어 나간다. 정속 주행하다가 부드럽게 엑셀 페달을 밟아도 즉각적으로 응답하면서 가속해 낸다. 전기모터의 출력이 높은 편은 아니어서 적극적으로 EV모드를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가솔린 엔진에 파워를 보태기에는 넉넉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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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T 변속기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최근 닛산 계열 CVT들이 연비 운전 뿐 아니라 다이나믹한 주행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도록 세팅되어 있어, 급가속이나 수동모드 조작 등에서 상당히 뛰어난 응답성을 제공한다.

전체적인 주행에서 이전 VQ35 엔진에 비해 훨씬 넉넉한 파워를 제공하긴 하지만, 정지 상태에서 전기모터로만 출발하거나, 주행 중 엑셀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내리막 길에서 적극적으로 엔진 시동을 끄고 EV모드로 주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물론 약하나마 EV 모드가 가능하긴 하지만, 엑셀 페달을 조금이라도 깊이 밟으면 즉시 시동이 걸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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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연비 면에서는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전 무라노의 연비가 8. 4km/L였는데, 신형 무라노는 통합연비 기준으로 11. 1km/L를 달성해 35%의 연비 개선효과를 이뤘다.

승차감은 대체로 중후한 편이긴 하지만, 노면의 잔진동이 심심찮게 시트로 전달되면서 아주 고급스러운 승차감이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저중력 시트 덕분에 전반적인 승차감과 장거리 주행 안락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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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안전 장비로는 액티브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됐다. 알티마에 적용된 것과 같은 시스템으로 앞 차와의 차간 거리를 유지하며 주행하고, 앞 차가 정차하면 따라서 정차하는 것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정차 후 앞 차가 바로 출발하지 않으면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고, 액티브 크루즈컨트롤이 해제되어 버리면서 차가 서서히 앞으로 나가는 크리핑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이 때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줘야 한다.

그 외에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 이동물체 감지 시스템,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 전방 비상 브레이크,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을 충실히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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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닛산 무라노는 더욱 개성강한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장거리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저중력 시트, 그리고 편리한 공간 활용성은 무라노의 가장 큰 매력이다. 거기다 새롭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면서 연비가 35% 향상돼 가솔린 SUV에 대한 접근성을 더 높였다.

박기돈기자 nodikar@naver.com
제공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터리언 (www.motori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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