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바퀴 달린 호텔 혹은 생활공간 BMW 7년만의 전기차 iX 타보니[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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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한결 기자. |
"가격과 주행거리에 초점을 둔 다른 모델들과는 다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재 전기차 구매시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소비자들의 최우선 고려 사항이다. 전 세계 업계 1위인 테슬라가 발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때도 업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와 '슈퍼차저'라는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가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BMW코리아는 지난 22일 순수전기차 '더 iX'를 국내 출시하면서 주행거리는 물론 가격에도 초점을 두지 않았다고 했다. 목표는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다. 가격은 iX x드라이브40이 1억 2260만원, iX x드라이브50이 1억 4630만원이다. 테슬라 모델X를 비롯해 재규어 i페이스 등이 포진한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BMW코리아는 그동안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 판매 전략을 고수했다. 국내에 들어온 차종만 3·5·7 시리즈에 X3·X5로 5개다. 순수전기차는 2014년 출시한 i3가 마지막으로, iX는 7년 만의 국내 출시다. 후발주자인 BMW는 과연 PHEV 시장에서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22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파주·일산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로 iX xDrive40을 시승해봤다.
/사진=정한결 기자. |
처음 차량을 실제로 봤을 때 그릴 디자인 자체는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BMW는 키드니 그릴은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았다가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샤이 테크'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이다. 주차 센서·어댑티브 크루즈 등을 위한 레이더·카메라 등 수많은 장비가 한번에 통합하려면 긴 디자인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독특한 것은 외관 만이 아니다. BMW iX는 준대형 SUV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선 보기 드문 차급으로, X5 수준의 전장(4955㎜)과 전폭(1965㎜), BMW X6의 전고(1695㎜), 그리고 BMW X7의 휠 크기를 갖췄다.
실제로 문을 열어보니 내부 공간이 매우 넓었다.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 BMW그룹 디자인 총괄은 전날 열린 iX 공개 행사에서 "실내 공간은 현대적인 호텔 혹은 생활 공간에 더 가깝다"며 "iX는 4바퀴 달린 생활공간"이라고 자부했는데 그 자신감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운전석·조수석 레그룸은 물론 2열 좌석까지 넉넉했다. 전면 디스플레이 뒷공간도 넉넉해 운전시 창문과의 거리가 있어 공간을 넓게 사용한다. 천장에는 파노라믹 루프가 달렸는데 보강재나 선블라인드가 없다. 이때문에 머리 윗 공간도 넓어 '생활공간'이라는 평가가 단순 과장만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정한결 기자. |
프리미엄·럭셔리 시장을 노린다는 포부만큼 실내 내부 디테일에 세세하게 신경을 쓴게 보였다. 컵홀더를 비롯해 운전석·조수석 뒤에도 USB 충전기가 달려 2열에의 편의 기능을 강화했다. 시트·스티어링휠은 물론 차량 문 안쪽 면 등 신체가 닿을 수 있는 차량 곳곳에 히팅 패널이 적용돼 이날 갑자기 영하를 기록한 날씨에 별도로 온풍기를 틀지 않았음에도 따뜻했다.
음악을 틀었을 때 총 30개의 스피커가 가동되는데 후방에서 들리는 소리에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주행시에도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12.3인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시플레이 등을 비롯해 고급스러운 내장 마감도 만족스러웠다.
센터 콘솔 버튼을 비롯해 시트조작 등 각종 버튼이 크리스탈로 제작됐으며, 콘솔에는 목재가 배치돼 전체적인 시트 색과도 잘 어우러졌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등 각종 편의사양도 기본 탑재됐다.
/사진=정한결 기자. |
준대형 SUV임에도 주행성능은 빼어났다. iX는 최대 326마력, 최대토크는 64.2㎏·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1초다. 가속시 즉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전기차답게 가속력도 뛰어나 고속도로에서 주행할 때 추월도 수월했다. 고속도로 진입·출구의 긴 커브 구간에서 시속 60~80㎞로 주행해도 코너링이 조작하는 대로 반응했다. BMW 최초로 장착했다는 육각형 스티어링휠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그립감이 좋아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BMW 팬들이 열광하는 특유의 주행질감을 내연기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살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점을 꼽자면 역시나 BMW가 "초점을 두지 않았다"는 주행거리다. 기자가 시승한 iX x드라이브40의 경우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는 313㎞로 실제 이날 인천-파주-일산-인천의 약 200㎞ 코스에서 배터리가 80%에서 20%로 급격하게 줄었다. x드라이브50의 경우 주행거리는 447㎞다. 차체에 비해 좁은 트렁크 공간(500ℓ~1750ℓ)을 비롯해 전기차 특유의 프렁크가 없는 점도 마이너스(-)다.
종합적으로 BMW가 예고한 대로 '가격과 주행거리'에 초점을 크게 두지 않는다면 훌륭한 차다. 전기차로는 흔치 않은 준대형 SUV에 프리미엄·럭셔리 감성을 잘 살렸으며 주행성능도 탁월하다. 사실 주행거리도 x드라이브50 기준으로만 보면 재규어 i페이스(333㎞) 등 경쟁 차종에 비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가격은 iX x드라이브40이 1억 2260만원, iX x드라이브50이 1억 46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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