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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 게 없는데?…돈값 하는 BMW X5 M50i 직접 타보니[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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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어떤 차가 좋은지 나쁜지 물어봤을 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인 차가 있는 반면, 한 두 마디로 설명이 끝나는 차도 있다. BMW X5 M50i는 후자에 가깝다. '차 좋다'는 한 마디면 충분할 정도로 단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동성능과 편의사양, 편안한 승차감까지 고루 갖췄다. 각기 다른 성향의 운전자들 대부분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만한 스펙을 갖췄다. 특별히 모난 곳이 없어 긴 설명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이미 판매량과 역사가 증명해준다. BMW X5 시리즈는 1999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 220만대를 돌파한 클래식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SUV=BMW'라는 공식을 만든 효자 자동차다.

지난달 BMW X5 M50i를 시승해봤다. 세단·왜건·해치백 보다는 SUV를, 기왕이면 더 큰 차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제격인 차라는 인상을 받았다.

BMW X5 M50i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BMW X5 M50i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주행모드를 바꾸면 패밀리카가 '스포츠카'로 돌변…골프백 3~4개 거뜬한 넉넉한 적재공간


BMW X5 M50i 측면부/사진=이강준 기자
BMW X5 M50i 측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외관은 BMW의 돼지코 패밀리룩을 따르면서도 준대형 SUV의 모습이다.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보다 크고 펠리세이드보다 약간 작은 수준이다.

M50i는 가장 기본 모델보다는 운동성능이 좋고, 스포츠 주행에 특화된 X5M보다는 승차감이 부드러운 모델이다. 약 2000만원 더 비싼 X5M에도 없는 에어서스펜션이 들어가 주행 모드마다 차의 콘셉트가 급변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조용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차가 움직이지만, 스포트 모드에서는 배기음이 커지며 차가 너무 잘 나가서 액셀을 밟기 걱정될 정도로 '스포츠 SUV'로 변한다. 제로백은 4초대다.

BMW X5 M50i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BMW X5 M50i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대세가 된 '후륜조향'도 들어갔다. 차고가 높은 SUV 특성상 빠르게 달릴 때 코너링시 불안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시스템이 차를 좀 더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 다만 조향각이 크지 않아 뒷바퀴 각도가 변하고 있다는 걸 체감하진 못했다.

내부 공간은 4인 가족이 타기에 넉넉한 수준이다. 키 187㎝인 기자가 뒷좌석에 앉아도 머리 공간이 여유로웠다. 트렁크는 1.25m 골프백을 대각선으로 넣으면 넉넉하게 들어간다. 잘 쌓으면 3~4개는 거뜬하다.

BMW X5 M50i 파노라마 선루프/사진=이강준 기자
BMW X5 M50i 파노라마 선루프/사진=이강준 기자


없는 게 없는 편의사양…단점은 눈을 크게 뜨고 봐야 겨우 찾을 수 있어


BMW X5 M50i 킥모션 트렁크 시연 모습.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트렁크 하단에 발을 넣으면 문이 열린다/사진=이강준 기자
BMW X5 M50i 킥모션 트렁크 시연 모습.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트렁크 하단에 발을 넣으면 문이 열린다/사진=이강준 기자

편의사양은 부족한 게 없다. 어댑티브 크루즈부터 시작해 파노라마 선루프, 손을 쓰지 않고 트렁크 하단에 발을 대면 열리는 킥모션 트렁크도 들어갔다. USB포트는 타입A와 C를 모두 탑재해 구형 스마트폰도 쓸 수 있게 배려했다.

BMW X5 M50i의 전자동 트렁크 덮개. 버튼을 누르면 하단에서 덮개가 올라온다./사진=이강준 기자
BMW X5 M50i의 전자동 트렁크 덮개. 버튼을 누르면 하단에서 덮개가 올라온다./사진=이강준 기자

준대형 SUV인만큼 트렁크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트렁크 덮개를 수동으로 탈부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X5 M50i는 버튼을 누르면 트렁크 하단에 숨어있던 덮개가 자동으로 올라오게 설계됐다. 트렁크 하단 부분을 누르면 에어서스펜션이 작동해 일시적으로 차고가 낮아지는 기능도 좋았다. 특히 큰 짐을 옮길 때 용이했다.

BMW X5 M50i의 헤드업디스플레이. 경쟁 브랜드에 비해 시인성이 좋고, T맵 길안내도 표시된다./사진=이강준 기자
BMW X5 M50i의 헤드업디스플레이. 경쟁 브랜드에 비해 시인성이 좋고, T맵 길안내도 표시된다./사진=이강준 기자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운전자 시야의 5분의1만큼 차지할 정도로 크기가 크면서도 시인성이 좋았다. 스마트폰이 무선으로 연동돼 BMW 자체 앱이 아닌데도 T맵의 길안내가 HUD에 선명하게 보였다. 럭셔리 브랜드 차에만 있는 냉온열 컵홀더도 있다. 냉장고 수준은 아니지만 꽤 오랜시간 동안 음료의 온도가 유지됐다.

이 차의 단점은 눈을 크게 뜨고 고민해봐야 겨우 찾을 수 있다. 우선 2열 좌석의 등받이 기울기를 조절(틸팅)할 수가 없다. 수입차 특성상 차량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부가 좁을 수밖에 없는데 틸팅이 불가능한 점은 아쉬웠다. 아우디 Q7이나 Q8은 틸팅은 물론 2열 좌석의 높낮이도 조절할 수 있다.

BMW X5 M50i의 냉온열 컵홀더/사진=이강준 기자
BMW X5 M50i의 냉온열 컵홀더/사진=이강준 기자

가격 역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21년식 기준 X5 M50i의 가격은 1억4520만원이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패밀리카로 선뜻 구입하기엔 냉정히 말해 비싼 가격이다. 좋게 보면 돈 값을 하는 차량이지만, 나쁘게 보면 높게 형성된 가격 때문에 아예 구매 고려대상에서도 벗어날 수 있단 얘기다.

종합적으로 아이를 여럿두고 있고, 가끔 혼자서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면서도 1억원 이상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차량이다. 돈을 쓰는 만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차이지만, 가성비가 훌륭한 차는 아니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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