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의 카르르] 혼다 ‘올뉴 파일럿’, 국내 SUV 시장 ‘비상(飛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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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강원)=RPM9 김현수 기자] SUV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그동안 세단이 대세였다면 확실한 물갈이가 시작된 것이다. SUV가 대세를 이룬 만큼 완성차 브랜드들의 불꽃 튀는 정면 승부는 불가피해 보인다.
혼다차의 대형 SUV ‘올 뉴 파일럿’이 국내에 등장하면서 타 브랜들의 긴장감은 최고조로 오르고 있다. 딱딱한 이미지로 굳혀져가던 혼다 브랜드의 고질적인 디자인면도 확실히 개선됐다. 지난해 말 출시된 ‘올 뉴 파일럿’이 그 주인공이다.
‘올 뉴 파일럿’은 이전 모델 대비 곡선감은 살리고 세련미를 한층 부각시킨 3세대 모델이다. 웅장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면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더한 진정한 ‘상남자’로 돌아온 것이다.
‘올 뉴 파일럿’을 직접 만나보니 숨겨진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파일럿앓이’마저 생겼다. 가장 호감이 된 부문은 가격 경쟁력이다. 디자인과 성능도 중요하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이야말로 치열한 국내 SUV 시장을 공략하기에 유리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혼다차의 과감하고 도전적인 가격 책략이 타 브랜드들에 큰 데미지를 입힐 것은 자명하다. 풀 체인지를 통해 다시 태어난 3세대 ‘올 뉴 파일럿’은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공간 활용성, 고급스러운 디자인 변화, 역동적인 주행성능 등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특히 전면부는 더 길어진 크롬 그릴과 개성 있는 보닛 라인으로 강인함과 웅장함이 배가됐다. 모든 램프에 LED를 적용했으며, 이전 모델보다 80㎜ 길어진 전장과 65㎜ 낮아진 전고, 공기역학적으로 20% 이상 향상된 디자인으로 측면은 더욱 매끄러워졌다. 또한 20인치 알로이 휠이 장착돼 커다란 몸집에 이상적인 비율을 자랑한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스티치 패턴의 가죽 시트와 피아노 블랙 색상의 우드 그레인이 조화를 이뤘으며, 성인 8명이 탑승 가능한 1열과 2열, 3열까지 여유롭고 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특히 3열 시트를 접으면 1325ℓ,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을 시 총 2376ℓ의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시인성이 뛰어난 계기판은 운전자를 배려했다. 계기판 센터에 위치한 4.2인치 멀티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각종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한글을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와 터치스크린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각종 설정은 물론 오디오, 내비게이션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올 뉴 파일럿’과의 동행은 서울 잠실역에서 강원도 춘천 문배마을까지 총 150㎞ 거리였다.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국도, 문배마을 초입부터 도착할 때까지 이어진 비포장도로까지 ‘올 뉴 파일럿’의 진가를 알기에 충분한 구간이었다.
출발과 함께 경쾌한 가속을 시작했다. 바람이 심하고 땅이 얼 정도의 강추위 속에서 ‘올 뉴 파일럿’의 주행성능은 빛을 발했다. 차체가 워낙 커서 풍절음이 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숙함이 반전 매력으로 꼽힌다. 특히 풀악셀과 함께 발휘된 변속력은 빠르고 부드러웠으며, 체감 속도에 비해 고속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 느껴졌다. 엔진음 또한 조용한편으로 혼다차가 얼마나 신중하게 내놓은 차량인지 짐작됐다.
‘올 뉴 파일럿’의 심장으로는 V6 3.5ℓ 직접 분사식 i-VTEC 가솔린 엔진이 달렸으며, 6단 자동변속기가 함께 조화를 이뤄 마찰과 동력 손실을 줄이고 부드러운 변속 반응과 연료 효율성을 배가 시켰다.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 VCM을 적용한 ‘올 뉴 파일럿’은 기존 257마력에서 284마력으로 향상된 최고출력과 36.2㎏·m의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뛰어난 핸들링은 대형 SUV의 고질적인 문제를 대변했다. 높은 전고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 휠의 컨트롤이 정확했다. 헛돌거나 가벼운 느낌이 아닌 묵직하면서도 정확한 제어가 가능했다. 핸들링보조시스템(AHA)이 적용돼 코너링 시 차량 내측 바퀴에 더 많은 제동력을 가해 더욱 민첩한 코너링이 가능했고, 언더스티어를 줄여 주행 안전성이 우수했다.
특히 뛰어난 서스펜션 구조를 통해 언덕이나 요철에서의 완충된 승차감과 비포장도로에서의 주행 능력이 진가를 발했다. ‘올 뉴 파일럿’에 장착된 서스펜션은 완전히 독립된 구조로, 전방은 맥퍼슨 스트럿 타입, 후방은 멀티 링크 트레일링 암 리어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뛰어난 코너링과 노면으로부터의 진동과 충격을 효율적으로 흡수한다.
아울러 차량 구매 시 우선 순위 리스트 상위권에 항상 포함되는 연비 또한 대형 SUV임에도 우수한 편이다. 공인 복합연비는 8.9㎞/ℓ(도심 7.8㎞/ℓ, 고속도로 10.7㎞/ℓ) 수준으로, 시승하면서 실제 측정한 연비 또한 평균 ℓ당 10㎞를 기록할 만큼 효율성이 뛰어났다.
이 외에도 ‘올 뉴 파일럿’에는 다양한 안전 사양까지 대거 탑재됐다. 혼다 센싱이라는 기술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회피를 유도하는 안전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혼다 센싱은 전면 그릴 안에 장착된 레이더와 전면 유리의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통해 자동 감응식 정속주행장치(ACC), 차선유지 보조시스템(LKAS), 추돌경감 제동시스템(CMBS), 차선이탈 경감시스템(RDM) 등을 구현한다.
‘올 뉴 파일럿’과의 동행 시간이 짧아 숨겨진 진가를 모두 찾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첫 인상부터 강렬했던 짧은 만남은 오랫동안 기억에 맴돌 것이다. 급격히 활발해진 국내 SUV 시장에서 ‘올 뉴 파일럿’이 성능과 가격을 앞세운 가성비로 얼마나 비상하게 될지 주목된다.
‘올 뉴 파일럿’의 가격은 5390만원이다.
김현수 RPM9 기자 khs77@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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