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좋아진 쉐보레 캡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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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식을 줄 모르는 SUV의 인기는 한때의 유행을 넘어 이제 자동차 시장의 완전한 주류로 정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SUV 시장의 성장은 매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SUV 모델들의 인기는 물론, 르노삼성차와 쌍용차가 각각 SUV 모델인 QM3과 티볼리로 부활의 날갯짓을 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 덕분이다.
그리고, 모두가 주목하는 이 화려한 무대에 부분 변경을 거친 쉐보레 캡티바가 다시 가세했다. 캡티바의 출시 소식에 시장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캡티바의 기원은 2006년 등장한 대우 윈스톰이며, 이후 풀 체인지 없이 페이스리프트만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랫폼은 그대로라고 할지라도 엔진과 변속기가 새롭게 바뀌었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편의장비들이 추가됐다. 변화된 캡티바는 쟁쟁한 경쟁자들의 대등한 라이벌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외관은 쉐보레 고유의 듀얼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 바뀐 점과 LED 주간주행등을 넣은 새로운 헤드램프가 가장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는 스파크와 우리나라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형 트랙스에서 보여준 쉐보레의 최신 패밀리룩을 더하고, 기존의 묵직한 인상을 유지하면서 세련미를 조금 더 가미한 느낌이다. 뒷모습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듀얼 머플러 팁을 적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했다.
실내는 큰 변화가 없지만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하이그로시 소재를 적용한 점, 그리고 센터페시아를 정돈해 버튼 수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아울러 이제 캡티바에서도 애플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본적으로는 5인승 구성이지만 옵션으로 3열 시트를 고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역시 파워트레인이다. 신형 캡티바는 독일 오펠에서 생산하는 2.0L 디젤 엔진에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고 있다. 제원을 보면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예전 모델의 2.0L 디젤 엔진과 비교하면 출력은 7마력 상승했고, 토크는 그대로다. 그리고 유로6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요소수를 넣는 SCR 방식을 채택했다. 연비는 11.8km/L로 동급에서 평범한 수준이다.
2톤에 조금 못 미치는(1,920kg) 차의 무게 때문에 초반 가속에서 경쾌한 느낌은 주지 못하지만, 새로운 2.0L 엔진은 차체를 예전보다 힘 있게 이끌어낸다. 특히, 최대토크 구간이 1,750rpm~3,750rpm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속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에 반해 고속에서 치고 나가는 맛은 부족하다.
방음 성능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기어가 변속되기 직전 2,000rpm에서의 엔진 소리가 순간적으로 크게 들리는 점은 아쉽다. 그 외의 순간에는 정숙성은 우수한 편이며 시속 100km에서 1,500rpm을 유지한다. 캡티바는 최근 한국지엠이 생산하는 차에 꾸준히 적용해오던 젠(Gen) 변속기 대신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어쨌거나 신형 캡티바와의 궁합은 잘 맞는 편이며, 흠 잡을 데 없는 매끄러운 변속을 보여준다.
스티어링은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바뀌면서 R-EPS 방식이 적용되었다. 실제 핸들링에서는 유격이 다소 느껴진다. 도심에서는 편안한 운전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고속에서는 불안정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반응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신형 캡티바에 네바퀴굴림 옵션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수출 모델에는 AWD 모델이 존재하는 데도 말이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국내시장 상황에 따른 판단이라고 하지만, 선택하는 소비자가 적더라도 고르지 않는 것과 고를 수 없는 것에는 차이가 있는 법이다. 아울러 열선 스티어링 휠, 통풍 시트, 뒷좌석 에어벤트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장비들도 상당수가 빠져 있는데, 나중에라도 추가했으면 좋겠다.
엔진과 변속기를 포함한 신형 캡티바의 주된 변화들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경쟁력 높은 라이벌들이 즐비한 동급 SUV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2등이 1등을 따라잡고 싶다면, 우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좋은 기본기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디테일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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