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하이브리드 `무난한 아빠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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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기모터+휘발유 2.4엔진=204마력… 연비 15~17km/l로 아주 경제적
고급차의 상징이던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이제 '가장 무난한 차'로 자리매김했다. 그랜저를 선호하던 이들도 어느새 중노년층이 됐다.
튀지 않는 외모에 적절한 주행성능까지 갖춰 쏘나타와 함께 중노년층의 발이 되고 있다.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 단점도 디젤엔진으로 메웠고, 잔진동까지 싹 없애주는 하이브리드카로 변신하기에 이르렀다. 욕심은 끝이 없겠지만 이 정도면 대한민국 4인가족의 표준자동차가 아닐까 싶다.
'운전'하면 떠오르는 피로도, 시원한 고속 달리기, 기름값, 실내공간 등 다각적으로 단점을 메워주기 위해 노력한 티가 역력하다. 스펙좋은 다양한 수입차의 공세속에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모델은 2~3년부터 본격 출시됐으니 지각생인 셈이긴 하지만 가격 대비 실용성에선 뒤떨어지지 않아 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점차 판매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배터리 전기모터+휘발유 2.4엔진=204마력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말 그대로 기존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배터리 엔진을 혼합해서 달리는 원리다. 시동부터 시속 40km 정도까지는 전기 배터리를 사용한다. 아무 소리없이 시동이 걸리고 매끈한 주차장에서 나갈땐 프라이팬에 버터를 올려놓은듯 미끄러져 나간다.
여주 강천섬을 왕복하기 위해 도심을 빠져나가는 구간에선 40~60㎞/h 속도로 달리면서 수시로 계기판에 전기모드인 'EV모드' 램프가 점등된다. 연비가 15~17km/l을 오갈 만큼 아주 경제적이다. 계기판 모드 중에는 배터리와 엔진이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시스템이 그림으로 표시되기도 해 연비운전의 요령을 터득할 수 있는 재미도 준다.
이어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는 약간 연비가 달라진다. 고속주행땐 2.4 가솔린 엔진이 주로 동력을 만들어 내다보니 연비는 13.7km/l에서 좋아지질 않는다. 35kW 전기모터 조합으로 최대 204마력의 출력을 내는 만큼 가속성은 만족스럽다.
특히 주행모드는 에코-노멀-스포츠 3가지가 있으며, 스포츠 모드로 놓을 경우 대형차('아저씨차')답지 않게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급가속이 가능했다.
탄력으로 달리거나 내리막 구간에선 배터리가 충전되니 다음 도심구간에서 연비를 보상받을 수 있다. 브레이킹 성능도 묵직하니 썩 괜찮은 편이다. 충전시스템을 가동시키다 보니 윙~ 하는 소리가 다소 거슬리는 것이 단점이다.
인테리어는 실버카?
서두에서 말한 중노년층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느낌은 인테리어 때문이다.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들이 수직으로 큼직큼직 직관적으로 구성됐다. 시트 조절버튼들도 손이 바로 닿는 도어에 붙어 있어 조작이 편리하다. 반면 크게 크게 잘 보이고 조작이 편리한 점을 강조하다 보니 고급스런 배치나 재질과는 거리가 멀다.
운전석은 좌석판을 늘리는 보조기능까지 더해져 체구의 크기, 성별,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편안하게 하려는 의도가 돋보인다. 조수석까지 통풍시트, 열선핸들 등 없는 게 없다. 어라운드 뷰 시스템도 장점이다. 주차에 자신이 없는 오너들을 위해 후진을 할 때 대형 모니터에는 위에서 차량 주변을 360도로 보여준다.
실내공간도 넓직하고, 2열 시트형태도 무난하다. 트렁크는 하이브리드카치고는 중형급 적재공간을 유지한다. 기존모델과 달리 2015 모델이 약간 더 넓어졌다. 시원스런 파노라마 썬루프는 개방감이 높다.
국내수입차를 통틀어 가격 4천만원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치고는 가장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막바지 단풍길 드라이브와 낙엽이 쏟아지는 강천섬 강천보를 다녀오는 길이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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