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주행 성능이 매력적인 로드스터, 야마하 MT-03

야마하의 MT 시리즈는 직선을 사용한 날카롭고 세련미 넘치는 디자인과 국내 시장에서 이미 만족스러운 성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모델이다. MT 시리즈의 시작은 MT-01로 시작됐지만 이후 출시된 MT-09 트레이서, MT-09, MT-07은 넉넉한 차체 크기와 부족함 없는 출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을 강점으로 라이더들의 환심을 사기 충분했다.

어느덧 야마하의 대표 로드스터로 자리매김한 MT 시리즈는 그동안 비워뒀던 쿼터급 자리에 MT-03을 추가해 빈틈없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현재 국내에 정식 수입되는 MT 시리즈 중 막내 모델로 이미 뜨겁게 달궈진 쿼터급 시장에 뒤늦은 참전이지만, 먼저 성공적인 데뷔를 경험한 형제 모델들 덕에 출시 전부터 많은 이목을 받았다.

MT-03은 한발 앞서 국내 쿼터급 시장에 진입한 YZF-R3를 베이스로 제작됐다. YZF R3는 이미 국내 로드 레이스에 사용될 정도로 검증받은 성능과 시선을 사로잡는 공격적인 외형을 바탕으로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MT-03은 신참 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쿼터급 시장의 판도를 흔들기 시작했다.

디자인은 MT 시리즈답게 날카롭지만 심플하다. 헤드라이트 역시 형제 모델들의 특징을 이어 필요 충분한 정도의 사이즈로 콤팩트하다. 사자 갈기를 닮은 커버로 감싼 헤드라이트는 치켜세운 눈썹을 닮은 2연장 LED 포지션 램프와 일체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드는 LED 포지션 램프에서 발광되는 빛은 MT-03의 멋을 더해준다.

MT 로고를 형상화한 미터 바이저는 계기반을 살짝 덮어주는 크기로 주행성능에 영향을 주기보단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쿼터급 시장의 왕좌라는 의미로 왕관을 씌운듯하다. 테일 램프는 R3와 동일한 24개의 LED로 구성된 램프 채용으로 날렵한 리어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고 높은 시인성을 갖췄다.

핸들 부분도 MT-03을 위해 많은 부분이 변경됐다. 모태인 R3는 스포츠 바이크인 반면 MT-03은 로드스터다. 모터사이클은 지향하는 주행 스타일에 걸맞은 포지션이 있기 마련이다. R3의 기본 구성을 물려받은 MT-03이지만 도심을 자유롭게 누비는 본연의 특성을 위해 당연히 바꿔야 했을 부분이다. R3는 세퍼레이트 핸들을 장착해 상체가 숙여지는 포지션으로 스포츠 모터사이클에 적합한 최적의 포지션을 구현했다.

반면 MT-03은 오밀조밀한 도심에 경쾌한 주행을 구사하는 로드스터답게 파이프 핸들을 선택해 박력 있는 외형을 완성 시켰다. 또한 R3의 세퍼레이트 핸들에 비해 운전자 몸 쪽으로 19mm, 위로 39mm 당겨져 기존보다 포지션이 편안하고 복잡한 도로에서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연료탱크 커버 형상도 MT-03을 위해 신설됐다. 핸들 위치 변경으로 바뀐 포지션에 걸맞게 디자인됐다. 변경된 연료탱크 커버는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차체 경량화는 물론 파손 시 저렴한 비용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연료 탱크는 넉넉하게 14리터를 담을 수 있어 도심은 물론 어느 정도 장거리 주행에도 부담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연료탱크 밑 양옆에 구성된 카울링은 전방으로 오픈된 형상으로 흡기구를 연상시킨다. MT 시리즈의 개성 있는 디자인 연출 중 한 가지로 쿼터급 차체에 콤팩드한 디자인으로 제작된 MT-03의 다소 왜소해 보일 수 있는 부분에 볼륨감을 살려주고, 자사 여러 라인업 중 MT 시리즈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다. 또한 하이퍼 네이키드를 연상시키는 언더 카울과 라디에이터 커버 역시 MT-03의 공격적인 외형을 완성시키는데 일조한다.

시트 높이는 780mm로 175cm 성인 남성이 착석시 무릎이 살짝 굽혀진 상태에서 양발이 땅에 닿을 정도로 편안하다. 낮은 시트 높이 덕도 있지만 MT-03의 시트는 연료탱크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디자인으로 정차 시 편안한 착석감을 얻었다. 시트 두께도 두툼해 장시간 주행 시 승차감에 많은 도움을 준다.

계기반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합쳐진 파츠로 R3도 사용되는 제품이다. 계기반 왼편엔 큼직한 원형 RPM 게이지가 있고, 오른편으로 기어 표시등, 속도계, 적산 거리 등 다양한 정보가 표시되는 디지털 모니터로 구성된다. 계기판 상단 중앙엔 LED로 발광하는 기어 변경 타이밍 표시등이 있다. 위치 구성이 좋아 한눈에 정보 확인이 가능하고, 스포티 디자인으로 멋스럽다.

시동을 걸어보면 병렬 2기통에서 발생되는 고유의 엔진음을 들을 수 있다. 차체 중량 168kg이지만 편안한 포지션과 발 착지성으로 정차 시에도 앞뒤로 이동이 쉽다. MT-03은 321cc 수랭 병렬 2기통 엔진으로 최대출력 42마력을 발휘한다. 먼저 출시된 R3의 검증된 엔진을 동일하게 사용하지만 프론트 카울이 없고 로드스터에 걸맞은 변경된 포지션으로 상체를 펴고 달릴 수 있어 R3와 차별화된 넓은 시야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중저속에서도 두툼한 토크가 나와 복잡한 도심 주행 중 재출발이나 느린 속도를 유지해야 되는 상황에도 부담감이 없다. 초반부터 서서히 가속력이 쌓이는 엔진 성격으로 출발 시 순간 가속력은 부드럽게 오르지만 중고속 엔진 회전 영역부터 공격적인 출력을 발휘한다. 7000rpm에 다가갈수록 병렬 2기통의 날카로운 엔진음과 박력 넘치는 본래 성격을 볼 수 있다.

MT-03에 사용된 엔진은 2분할 크랭크 케이스로 정비성 향상과 무게 감소, 피스톤 외벽에 Iron 코팅으로 내구성을 증가시켰다. 또 DiASil 실린더를 채용해 일반 알루미늄 실린더에 비해 냉각 효율을 60% 향상시키고, 무게 감량 효과를 얻었다. 또한 Offset 실린더를 이용해 커넥팅 로드의 추진력을 집중시키고 내부 마찰력과 진동을 감소시켜 엔진 내구성, 출력 향상과 연비 효율을 높였다.

계기반에 장착된 LED 기어 변경 타이밍 표시등은 7000rpm에서 9000rpm 사이에 흰색으로 깜빡이며 작동된다. 변속 타이밍이 기다려 질만큼 주행 중 작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MT-03은 라이더가 조작하는 만큼 즉각적인 엔진 반응을 발휘한다. 변속 타이밍이 시작되는 7000rpm부터 11000rpm 이상까지 순식간에 게이지가 오르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속 170km/h를 웃도는 최고 속도로 한적한 도로에서도 라이더를 만족시킬만한 고속 주행 성능도 겸비했다. 저속 토크도 인상적이다. 주행 중 4단과 5단으로 3000rpm 이하에서 조작해봤다. 급을 생각하면 부족한 출력으로 발생되는 충격이 아주 적은 편이다.

MT-03은 이외에도 R3와 공유한 부분이 많다. 높은 강성과 경량화를 충족시켜주는 17인치 알루미늄 스포크 휠을 사용해 경쾌한 핸들링에 도움을 줬다. 또한 야마하가 그동안 모토GP에 참전하며 얻은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다이아몬드 프레임은 경량화는 물론 높은 강성, 균형 잡힌 중량 배분을 완성시켰다.

스포츠 모터사이클 R3와 기본 구성을 공유한 덕에 민첩한 코너링도 가능하다. 코너 진입 시 날렵한 로드스터답게 쉽게 원하는 만큼 빠르게 누워준다. 41mm 대구경 이너 튜브가 적용된 프론트 정립식 텔레스코픽 포크와 프리로드 조정이 가능한 리어 모노 크로스 서스펜션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줘 원하는 라인을 그리며 코너 공략이 가능하다. 연속 선회 구간에서도 스포츠 바이크와 동일한 날렵한 움직임이 발휘한다.

기어는 6단까지 사용 가능하지만, 6단 기어는 5단까지 끌어올린 가속력을 탄력 있게 순항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빠르게 달리는 것만큼 잘 서는 것도 중요하다. MT-03은 ABS가 적용된 전륜 298mm 디스크 로터와 2피스톤 캘리퍼, 후륜 220mm 디스크 로터와 1피스톤 캘리퍼를 채용해 부족함 없는 제동력을 느낄 수 있다.

R3와 같이 날렵한 리어 카울링을 사용하지만, MT-03은 동승자용 그립을 추가해 탠덤 주행 시 안정감을 높였다. 동승자용 시트 아래에는 작은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기본 공구 등 작은 소품들의 수납이 가능하다. 또한 운전자와 동승자 발판은 돌기가 있게 가공해 마찰력을 높여 발의 미끄러짐을 줄였다.

MT-03은 변경된 포지션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하고, 중저속에서 발휘하는 꾸준한 토크, 고속 엔진 회전 영역에서 나오는 빠른 가속력으로 복잡한 도심에서는 민첩한 주행을, 시외에서는 짜릿한 라이딩을 맛보기 충분한 바이크다.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R3의 성능과 MT 시리즈의 명성 그리고 꾸준히 좋은 제품으로 일궈낸 야마하의 브랜드 신뢰도 덕에, 뒤늦은 쿼터급 로드스터 시장 진입이지만 벌써 MT-03을 도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성능뿐 아니라 낮은 시트고와 편안한 발착지성 가벼운 차체는 여성 라이더는 물론 입문자에게도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다. MT-03의 가격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최대출력 42마력을 발휘하는 321cc 수랭 병렬 2기통 엔진에 ABS를 장착했음에도 소비자 가격은 575만원으로 합리적이다. 색상은 레이스 블루, 레이싱 레드, 미드나잇 블랙 세 가지로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크다. 쿼터급 로드스터 MT-03은 함께 할수록 강점이 더욱 도드라지는 매력이 넘치는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