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하고 매끄러운 프리미엄 고성능, 아우디 S3 세단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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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S3는 폭스바겐 골프 R의 아우디 버전이다. A3가 골프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차이고, 골프 R에 얹힌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A3에 얹은 모델이 S3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세대 A3는 해치백 모델이었지만, 현재는 세단이 기본이고 해치백 모델은 이름이 A3 스포트백인 만큼, S3가 해치백이 아닌 세단이라는 점이 골프 R과 다르다.
거기다 해치백인 골프 R은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핫해치의 대명사 GTI보다 더 강력한 모델로, 폭스바겐 고성능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세단인 S3는 아우디의 고성능 라인인 S와 RS 중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S에 자리하면서, 아우디의 라인업 중에서도 아래에 위치한 만큼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 중 비교적 가장 약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더 아래에 S1이 있긴 하지만) 어찌 보면 뱀의 머리와 용의 꼬리에 비유할 만하다. 그래서인지 두 모델의 성격도 이와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아우디 S3는 세단인 A3에 골프 R과 같은 4기통 2.0리터 터보 직분사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92마력, 최대토크 38.8kg.m를 발휘하며, 듀얼클러치 6단 S-트로닉 변속기와 어울려 0~100km/h가속 4.9초, 최고속도 250km/h의 고성능을 뿜어낸다. 골프 R의 0~100km/h 가속이 5.1였는데, 같은 파워트레인을 얹고도 0.2초 더 빠르다. 디자인이 다른 만큼 공기 저항의 차이일 수도 있고, 아우디가 콰트로를 더 잘 다듬었을 수도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지만 강력했던 골프 R보다 0.2초 더 빨라지면서 제로백 4초 대로 들어섰다.
하지만 전체적인 주행 감각은 S3가 좀 더 부드럽다. 골프 R도 전반적으로 매우 잘 조율돼서 매끄러움이 돋보였는데, 프리미엄 브랜드 배지로 갈아 달았고 또 집안의 막내 격이다 보니 상당히 부드러운 주행감각이 돋보인다.
물론 아우디 배지를 단 데다 편의장비도 일부 보강되고, 상대적으로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조되면서 가격은 골프 R보다 1,160만원 더 비싼 6,350만원이다. 결국 좀더 낮은 값에 비슷한 고성능과 핫해치의 정통을 즐기려면 골프 R, 좀 더 우아하게, 편의장비도 더 잘 갖춘 고성능을 즐기겠다고 하면 S3를 선택하면 된다.
S3의 외관 디자인은 A3와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동급 최초로 풀 LED 헤드램프를 장착했다. 그리고 싱글 프레임 그릴 안쪽 바에도 크롬을 더하고, S3 배지를 달았으며, 범퍼 좌우 공기 흡입구를 키우고, 차체도 좀 더 낮아지면서 A3보다 훨씬 더 단단해 보인다. 또한 휠이 커진 데다 가운데 빨간색 캘리퍼까지 장착돼 있어서 위압감마저 느낄 수 있다. 막내여서 어딘지 빈약해 보였던 A3의 외관이 S3에서는 단단해지고 강한 힘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트렁크에는 가느다란 스포일러도 장착돼 있고, 머플러도 좌우에 각각 트윈으로 갖추면서 뒷모습에서도 고성능의 아우라가 물씬 풍겨난다.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A3 때 그렇게 빈약해 보이던 게 몇 군데 살짝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 마음에 들 수 있는 것일까? 알루미늄 사이드미러로 액센트를 더한 파란색 차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S3는 차체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굵고 강한 느낌이 무척 마음에 든다.
실내도 A3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우선 스티어링 휠은 아래가 잘려나간 D컷에다 아래쪽에는 S3로고를 박았다. 손으로 잡을 때마다 근육질 라인이 매력적이다. 계기판은 스포티한 느낌이 가미됐고, S3 로고로 강조했다. 회전계 우측 하단에 ‘부스트’ 게이지도 마련했다.
시프트 패들은 매번 느끼는 거지만 디자인도 좋고, 조작감도 뛰어난 데 비해 조금 먼 느낌이 든다. 손가락이 닿지 않을 정도는 아니지만 여유 있게 닿도록 좀 더 바깥쪽으로 배치해도 좋을 듯하다.
시트에도 S3 로고가 찍혀 있는데 RS 같은 근육질은 아니지만, 디자인이 편하게 생긴 것에 비해 몸은 무척 잘 잡아준다. 뒷좌석은 아무래도 어른이 넉넉하게 타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데시보드 중앙에는 팝업식 모니터를 마련했고, MMI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오디오는 뱅앤올룹슨이 적용됐다. 도어에 장착된 스피커 커버만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을 뿐이어서 윗급 모델의 그것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사운드도 동급에서는 매우 풍성한 사운드이지만, 뱅앤올룹슨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기대하는 수준에는 조금 못 미친다.
전체적으로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 스포티함이 잘 살아 있다. 예전에 A3에 앉았을 때는 아우디 치고는 너무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반면, S3는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 어쩌면 지난 주에 골프 R을 시승한 직후여서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속력은 강력하다. 4.9초만에 100km/h에 도달하니 폭발적이라 해도 될 만하다. 거기다 콰트로 시스템과 어울려 휠스핀 없이 매우 깔끔하게 가속해 나간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자극적이지는 않다. 사실 제로백 4.9초면 정말 빠른데도 느낌은 너무 부드럽다. 사운드도 기대보다는 강렬하지 않고, 역시 골프 R보다 부드럽다. 실제로 달리면 무척 빠르지만 감각에서 빠른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운전자 입장에서는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드라이브 모드를 다이나믹에 두면 기어 변속 모드도 스포츠로 바뀌게 되고, 엔진 응답성이 빨라지면서 가속 느낌이 더 빨라진다. 기어 변속을 수동모드로 바꾸어도 레드존에서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이뤄진다. 레드존에서 연료 차단이 되는 모드가 아예 없다.
반면 변속기 레버를 아래로 한번 당겨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아이들링이 780 rpm 정도이던 게 1,150 rpm 정도까지 올라가면서 가속할 준비를 한다. 그만큼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해 진다.
수동모드에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맞춰주는 반응은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다. 골프 R은 이렇지 않았는데, 여유가 살짝 과한 느낌이다.
승차감도 전체적으로 여유가 있다. 골프 R보다는 당연히 더 부드럽다. 사실 아우디 내에서도 RS에 비해 S 모델들은 승차감이 많이 단단해지지 않았었다. 거기다 S3에는 수퍼카 R8에 장착되는 마그네틱 라이드 서스펜션이 장착된 덕분에 평상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면서도 코너링에서 매우 뛰어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마그네틱 라이드 서스펜션은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의 장점을 매우 잘 결합시킬 수 있는 장치로 특히 고성능 R8에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핵심 장비다.
물론 안정성은 탁월하다. 고속 안정성도 뛰어나다. 직진은 물론 고속 차선 변경에서도 크게 불안함이 없다. 스티어링은 유격이 조금 있긴 하지만 응답성이 굉장히 좋다. 스티어링 휠을 감을 때 칼같이 머리가 팍팍 돌아가는 정도는 아니고, 스티어링 휠을 꺾는 만큼 리니어하게 돌아나간다.
코너에서 강하게 밀어 부치면 약한 언더스티어에서 가끔 상황에 따라 살짝 오버스티어로 전환하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뉴트럴을 매우 잘 유지해 주는 편이다. 심지어 ESP를 꺼도 뉴트럴의 한계는 매우 높았다. 물론 오버스피드로 진입하면 언더스티어가 발생하고, 즉시 ESP가 잡아준다.
아우디 S3는 모델의 컨셉 자체가 마음에 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는 물론이고, BMW의 M이나 아우디의 S와 RS 모델들이 워낙 고급 모델을 기본으로 한 고성능 모델이다 보니 고급스런 장비가 가득하고, 그러다 보면 차체는 무거워지고, 달리는 느낌도 순수한 스포츠카의 느낌은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장비 면에서 좀 빈약한 A3에다 고성능을 더하다 보니 S3는 좀 더 성능에 집중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S3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대 아반떼 정도의 사이즈에 강력한 292마력과 4륜구동! 재미있을 요소를 많이 갖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대보다 부드러운 느낌이 조금은 고민된다. 하지만 부드러운 게 결코 나쁘지는 않다. 그리고 차체가 중형이나 대형이면서 강력한 성능을 갖춘 차들의 편안함과는 분명 다르다. 작은 차가 가지는 경쾌함이 살아 있으면서 강력하고 매끄럽다.
운전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빠르고 매끄럽게, 그리고 재미있게 탈 수 있는 모델이다. 거기다 가격이나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럭셔리함도 갖췄다. A1을 포함해 모든 아우디가 프리미엄 가치를 지니고 있긴 하지만, 더욱이 이차는일반 모델 A3가 아니고 S3다. 당연히 자부심을 가질만한 프리미엄 고성능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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