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강력한 심장 품은 인피니티식 크로스오버 - 인피니티 QX50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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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의 EX가 2014년을 기해 QX50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지도 벌써 2년째에 접어 든 지난 1월, 새롭게 단장한 QX50이 한국 시장에도 정식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인피니티 신형 QX50은 새로운 분위기의 디자인을 적용하고, 파워트레인을 전격 교체하는 한 편, 휠베이스까지 연장하는 대수술을 거쳤다. 새단장을 마친 인피니티의 크로스오버 SUV, QX50을 경험하며 그 진가를 알아 본다. 시승한 QX50은 단일 모델로만 판매된다. VAT 포함 가격은 5,1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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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50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EX였다. 인피니티 EX는 구 작명법 기준으로 QX, FX, JX, EX 순으로 내려오는 인피니티 SUV라인업의 막내에 해당하는 모델이고, QX+두 자리 숫자로 작명법이 바뀐 오늘날에도 같은 포지션에 있다. 인피니티에서 가장 작은 SUV에 해당하는 QX50은 인피니티의 대표 스포츠 세단이었던 G 세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크로스오버 SUV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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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50의 첫 인상은 EX 시절에 비해 그 분위기가 완연하게 달라졌다. 헤드램프를 비롯한, 차의 얼굴이 전체적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얼굴에는 인피니티가 최근 밀고 있는 신규 디자인 요소들로 채웠다. 더블 아치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범퍼는 Q50S 등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링으로 변화를 주어, 한층 도전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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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의 증대는 QX50의 중요한 변화다. 전장은 110mm, 휠베이스는 80mm가 늘었다. 인피니티 코리아는 새로운 QX50을 두고, 국내 시장에서 세그먼트 최초의 롱휠베이스 모델이라 홍보하고 있다. QX50의 제원 상 전장은 4,750mm, 휠베이스는 2,880mm로, 인피니티가 주요 경쟁자로 지목한 BMW X3(4,657mm, 2,810mm)나 아우디 Q5(4,629mm, 2,807mm)보다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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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폭과 전고는 1,800mm/1,615mm로, BMW(1,881mm/1,678mm)나 아우디(1,898mm/1,655mm)에 비해 더 좁고, 더 낮다. 길이의 차이에서 오는 시각적 효과 때문인지, 두 경쟁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욱 날렵해 보이는 일면은 있다. 또한, 부드러운 곡선이 잘 살아 있었던 기존 모델에 뒤지지 않는 매끈한 실루엣 역시 볼 만하다. 뒷모습에서는 위치가 상승한 리어 스포일러와 변화된 디자인의 테일램프를 비롯하여, 더블 아치를 그리는 트렁크 절개선 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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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는 기존 QX50은 물론, EX에 비해서도 딱히 달라진 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인피니티 G세단의 후기형과 레이아웃이 유사하고, 함께 썼던 부품도 많아, 신차라는 느낌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것이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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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은 G세단이 사용했던 것과 같다. 3스포크 형태의 디자인에 양질의 그립감을 제공한다. 동그란 형태의 기어노브도 G세단이 사용했던 것과 같으며, 수동변속기의 기어노브와 유사한 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계기판은 신형이 사용되어, 향상된 시인성을 갖는다. 센터페시아에 자리잡은 타원형 아날로그 시계는 이 차가 확실히 과거의 인피니티 모델이라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별도의 시계는 디스플레이나 계기판 안에 우겨 넣은 형태로 존재하는 것 보다 훨씬 알아 보기 편하기 때문에, 불만 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자체 시스템과 사외품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합한 것은 좋지만, 자체 시스템의 UI나 사용 편의성은 근래의 기준에는 다소 뒤쳐진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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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좌석은 두터운 등받이와 착좌부를 지니고 있으며, 든든하면서도 부드럽게 몸을 감싸주는 느낌을 준다. 안락한 착좌감 덕에, 장거리 운행에서 받는 피로가 적은 편이다. 앞좌석은 양족 모두 8방향의 전동조절 기능과 5단계의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석은 허리받침과 함께, 2개의 메모리 기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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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안락한 착좌감을 지니고 있으며, 등받이의 각도도 적정한 편이다. 뒷좌석 공간은 QX50의 늘어난 차체와 휠베이스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족용 SUV로도 손색없을 만큼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다만, 센터 터널은 다소 솟아 있는 편이다. 가운데의 팔걸이는 중앙부의 머리받침과 일체를 이루고 있는 독특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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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X50의 트렁크는 기본 527리터로, 인피니티 코리아 측 주장에 따르면, 골프백 3개를 나란히 실을 수 있다. 공간 설계 상으로는 높이가 낮은 대신, 길이가 길고 폭이 넓은 형태다. 6:4 분할 접이식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총 1,495리터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뒷좌석에는 모터가 내장되어 있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접고 펼 수 있어,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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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X50의 심장은 미국 워즈오토(WardsAuto) 역사상 10대 엔진 최다 선정(15회)에 빛나는 인피니티의 자랑, VQ37VHR 엔진이다. 이 엔진은 현재 VQ엔진의 가장 최신예로서 3.7리터의 배기량에 11.0:1에 이르는 고압축비와 닛산의 최신 가변밸브 타이밍 기구인 VVEL을 채용하여, 329마력/7,000rpm의 최고출력과 37.0kg.m/5,200rp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변속기로는 닛산 자트코(Jatco)의 7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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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50은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경쟁자로 지목한 독일산 디젤 SUV들에 비해 파워트레인의 정숙함이 두드러진다. 저회전에서 정숙하고 회전질감이 매끄러운 엔진의 특성이 살아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에 좋다. 그러나 시승차만 가지고 있는 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실내의 몇몇 내장재에서 잡음이 조금씩 들려 오는 경우가 있다. 승차감은 전형적인 SUV의 부드러운 느낌에 다소 가깝다. 노면의 요철에 대해 최대한 부드럽게 대응하면서도 덜컹거리거나 자세를 추스르는 데 있어 딱히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가속 페달의 반응은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느낌이 든다. 발만 대고 있어도 이미 스로틀의 반절 가량이 열린 느낌으로, 앞으로 왈칵 튀어 나가려 하기 때문에, 운전자에 따라서는 다소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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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329마력의 최고출력을 해방시키면, 스포츠 세단과도 같은 통쾌한 전진을 시작한다. 회전 수가 3,000rpm을 넘어갈 무렵부터 VQ37VHR 엔진 특유의 카랑카랑한 음색이 차의 안팎을 휘감는다. 날카로운 사운드와 함께 쉬지 않고 몰아 붙이는 대배기량 고회전형 자연 흡/배기 엔진의 짜릿한 맛을 유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자동 7단 변속기는 엔진의 성능을 충실히 받쳐줄 뿐만 아니라, 저단 변속 시의 레브 매칭이 우수하여,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는 데 훌륭한 동반자 역할을 한다. 고속 주행 중의 안정감도 SUV로서는 발군이다. 직선 주로에서의 고속주행을 지속하다 보면, SUV라기보다는 강력한 동력성능을 지닌 스포츠 세단에 올랐다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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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너에서는 SUV의 높은 무게중심과 늘어난 차체를 실감할 수 있다. 섀시가 동력계통을 약간 버거워하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전형적인 가족형 SUV들처럼 나약하지 않다.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구성을 취하는 서스펜션은 롤과 피칭을 다소 허용하기는 하지만, 네 바퀴를 노면에서 쉽게 떨어뜨리지 않으며, VQ엔진과 함께 닛산의 또 다른 자랑인 아테사(ATTESA) E-TS AWD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어, QX50의 기동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이 덕분에 구배가 큰 저속 코너가 줄줄이 이어지는 산악 도로에서도 한층 자신감 있는 달리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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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커진 사이즈와 걸출한 동력 성능을 자랑하는 인피니티 QX50의 공인연비는 도심 7.2km/l, 고속도로 10.1km/l, 복합 8.3km/l다. 시승을 진행하며 트립 컴퓨터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다소 달랐다. 혼잡한 도심 구간에서는 5.8km/l의 평균 연비를 보였다. 교통 상황이 호전되어, 규정속도대로 주행이 가능한 상황이 된 후에는 공인연비와 같은 7.2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 주행을 실시한 경우에는 11.7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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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50은 SUV로서는 새로운 파워트레인 적용으로 주행성능을, 확대된 차체로 거주성과 편의성을 한층 끌어 올렸다. 커진 차체와 달라진 디자인, 강력한 3.7리터 가솔린 엔진과 상시 4륜구동 등의 걸출한 성능이 한 데 어우러져, 독일산 디젤 SUV와는 다른, 인피니티 자신만의 독특한 SUV로 완성되었다. 여기에 경쟁 모델 대비 낮은 가격 역시 매력적인 부분이다. `SUV=디젤`이라는, 한국식의 기묘한 등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QX50은 분명 경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SUV다.

박병하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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