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가장 실용적인 벤츠, C220d 에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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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C 클래스 세단을 베이스로 한 C 220d 4매틱 에스테이트. 이름이 거창하지만 C 클래스의 왜건 버전이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C 클래스는 세단과 쿠페, 그리고 왜건 모델인 에스테이트 3종이다.

세단이 주력이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지난 8월 프리뷰 행사에서 "한국 자동차 소비가 달라지고 있고 에스테이트는 이에 대비한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RV와 해치백이 시장 주도권을 잡아가면서 같은 성격의 왜건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입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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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클래스를 베이스로 한 에스테이트의 전면은 벤츠 엠블럼을 단 대부분의 차가 그렇듯 긴 후드와 스포티한 라인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과장된 엠블럼에 두 개의 두툼한 라인이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과 크롬이 적용된 범퍼립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것도 전면의 특징이다.

아쉽게도 여기까지다. 측면에서 보면 4700mm나 되는 전장이 어색할 정도로 길어 보인다. 세단과 같은 길이지만 루프라인이 후면까지 수평에 가깝게 이어져 있어 시각적으로 더 길어 보인다. 후면은 깔끔한 디퓨저와 벤츠 특유의 그래픽을 품고 있는 테일 램프로 마무리했다.

외관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들은 실내에서 완벽하게 보상이 된다. 보이는 것이나 손이 닿는 부분이나 모두 아름답고 고급스럽고 간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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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한 기능의 시트는 레드 와인 컬러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또 야무지게 마무리됐다. 앉아보면 단단하면서도 엉덩이와 정강이 쪽을 꽉 붙잡아 준다. 이런 구성은 운전을 할 때 피로감을 덜하게 하고 안전한 운전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센터페시아 패널 전체는 하이그로시로 채워놨다. 에어벤트와 클러스터, 대시보드 가니쉬, 도어 안쪽에는 메탈 소재들이 적절하게 사용됐다. 메탈과 하이그로시가 많이 사용됐지만 조금을 써도 난잡해 보이는 다른 차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같은 소재를 어디에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차원이 다른 호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센터 콘솔에는 터치식 컨트롤러와 다이얼식 컨트롤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중복되는 기능들이 다수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필요한 상황에 맞춰 사용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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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0mm나 되는 축간거리가 제공하는 공간은 넉넉하다.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가면서 앉아 봐도 무릎 공간이나 머리 공간, 뒤 열에 3명이 앉아도 무리가 없다. 트렁크는 왜건의 기본기에 충실하다.

기본 용량은 490ℓ, 트렁크 양쪽 끝에 있는 버튼을 가볍게 당기면 즉각 자세를 낮추는 2열 시트 폴딩으로 최대 1510ℓ까지 공간을 늘릴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버튼을 눌러 2열 시트가 접히는 힘이 매우 강하다. 멋모르고 작동을 시켰다가 시트에 놓여져 있던 과자 봉지가 '펑'하고 터졌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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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면, 디젤차라는 것을 숨기지 못한다. 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걸러지지 않고 실내로 들어온다. 밖에서 엔진 쪽에 가까이 서 있으면 작은 소리로 대화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벤츠 특유의 강한 힘에 묻힌다. 속도가 상승할 수록 더 고른 소리를 내고 가속을 하면 더 유쾌한 소리로 들린다. 고분고분하고 나긋한 성격의 승차감은 벤츠도, 에스테이트도 수용을 하지 않는다. 날 것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벤츠다.

에스테이트에 올려진 엔진은 직렬 4기통 터보 디젤이다. 최고 출력 170마력(3000~4200rpm), 최대 토크는 40.8kg.m(1400rpm)이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7.9초에 주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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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토크의 최대치가 나오기 때문에 가속은 더없이 경쾌하다. 의아스러운 것은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올릴 때마다 쇠 구슬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알아채지 못했지만 한 번 들리기 시작한 이후부터 이 소리는 잡음이 됐고 내내 신경이 쓰였다. 차체 안정감은 속도나 도로의 상황과 상관없이 일관성을 유지한다. 굽은 길을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거친 놀림에도 완벽하게 균형이 유지되고 복원도 빠르다.

컴포트 서스펜션이 기본 장착되고 어질리티 컨트롤로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 전동 파워 스티어링 등의 설정을 바꾸는 인디비주얼 모드 등이 이런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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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로 구성됐다. 그러나 에코는 컴포트와 뚜렷한 차이가 없고 스포츠는 컴포트에 가깝다. 드라이브 모드의 뚜렷한 변화를 느끼려면 스포츠 플러스로 설정한 상태에서 에스테이트를 거칠게 몰아보면 된다.

스티어링 휠이 무겁게 반응하고 쇽업 쇼버의 반발과 복원이 빨라지고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면서 스포티한 운전의 묘미가 나온다. 세단보다 뒤쪽으로 무게가 더 실릴 수밖에 없는 왜건이지만 이런 구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안감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벤츠의 4매틱이 지면과 밀착력을 높여 준다.

총평
벤츠가 자랑하는 경쾌한 주행 성능과 함께 넉넉한 공간이 주는 활용성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종 모델도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여 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반면 가속을 할 때마다 들리는 쇠 구슬 굴러가는 소리, 여전히 불편한 내비게이션, 센터페시아와 2개 컨트롤러의 중복된 기능들은 단순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가격은 6020만원이다.

김흥식 기자 reporter@autoherald.co.kr
제공
오토헤럴드 (www.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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