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조절이 시급하다! 재규어 F-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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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SUV 카이엔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여기 그 뒤를 따르려는 모델이 추가됐다. 재규어의 F-페이스다. 현재 SUV시장이 전세계적으로 호황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GLE와 아우디 Q7이 고급 SUV를 지향한다면 F-페이스는 포르쉐 카이엔이나 BMW X5처럼 스포티한 성능을 앞세운다.
재규어의 첫 SUV F-페이스. 3.0리터 V6 디젤 엔진으로 300마력의 출력을 내는 F-페이스 S 리뷰.
이중 F-페이스 S는 가장 높은 성능을 바탕으로 이미지리더 역할을 담당한다. 엔진은 V6 3.0리터 디젤 사양이다. 300마력을 발휘해 디젤엔진으로 리터당 100마력을 발휘한다는 것도 특징이 된다. 최대토크도 71.4kg.m로 넉넉한 성능이다.
벤츠 GLE 350d의 258마력과 63.2kg.m의 토크, 아우디 Q7 45 TDI가 272마력과 61.2kg.m의 수치와 비교해도 앞서는 성능이다. 하지만 BMW X5 M50d가 381마력에 75.5kg.m, 포르쉐 카이엔 S 디젤이 385마력과 86.7kg.m의 토크를 가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장서 완전한 고성능 SUV로 인정받기는 애매하다.
그럼에도 ‘S’ 배지를 사용한 만큼 가속성능서 아쉽지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8초만에 가속됐다. 캐딜락 ATS 쿠페와 동일한 가속성능이다. 포르쉐 마칸 S 디젤이 6.7초를 기록했으니 한 체급 큰 SUV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수준급임에 분명하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는 35.39m 였다. 이후 테스트가 반복되면서 최대 38m대까지 늘어났다. 제동력 자체는 좋아 보이지만 지속성 부분서 부족했다. 또한 SUV 특성상 다인 승차 환경 주행이 잦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브레이크 시스템의 지속력을 개선시키면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듯 하다.
가속에 대한 체감 성능이 의외로 크지 않다. 71.4kg.m의 토크 수치를 생각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토크를 바탕으로 한 강력함보다 꾸준한 마력감이 인상적인 성격이다. 또한 출력과 토크가 넉넉하기 때문에 일반 주행서도 힘의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분명 운전하기에 여유로운 성능이었다.
연료를 90% 이상 채운 상태로 무게를 측정했다. 결과는 2.1톤에 소폭 못 미쳤다.
벤츠 GLE 350d가 약 2.3톤, BMW X5가 2.1톤, 아우디 Q7이 2.2톤이 넘는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재규어는 경량화를 위해 차체의 80%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나머지는 철이 18%, 마그네슘이 2%의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2톤이 넘기 때문일까? 가볍다지만 그 이점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고급 SUV인 만큼 주행 감각은 좋은 편이다. 시속 80km 주행 소음 측정결과 약 58dBA 수준을 기록해 냈다. 고급 대형세단만큼은 아니지만 일반 가솔린 세단과 비슷하거나 조용한 수준이다. 디젤 SUV로는 수준급의 정숙성에 속한다. 또한 일반 주행서 느껴지는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듯한 주행감각은 고급스럽다고 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이들 소음은 41dBA 수준으로 디젤엔진 장착 모델이라는 점을 숨기지 못했다.
F-페이스는 상당한 부피감을 느끼게 한다. 차선이 가득 찰 정도의 크기 때문이다. 실제 F-페이스는 너비만 2m를 넘는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장 큰 SUV에 속하는 포드 익스플로러보다도 넓다.
전체 길이와 휠베이스는 벤츠 GLE, BMW X5, 아우디 Q7보다 짧다. 하지만 폭 만큼은 국내 판매중인 SUV 중 가장 넓은 수준이다. 반면 높이는 포르쉐 마칸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짧고 넓지만 낮은, SUV로는 독특한 비율을 갖는 것이다.
조금 더 살펴보자. 외적인 모습은 한눈에 재규어 모델임을 알게 한다. 헤드램프가 차체 면적 대비 얇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각종 공기흡입구를 통해 시선을 아래로 분산시키도록 유도한 모습이다.
측면 벨트라인은 상당히 두꺼운 편에 속한다. 루프라인도 낮게 설정됐다. 비율적으로 벨트라인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자세를 낮춘 SUV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후면부는 재규어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리어램프 디자인이 기초가 된다. 전면과 마찬가지로 램프가 얇기 때문에 다른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도 큰 편이다.
실내는 마치 XE를 크게 넓힌 듯한 모습이다. 일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동일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한 브랜드의 인테리어 특징이 부각된다는 점은 장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각 모델별 독창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은 성의 없어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 부분은 소비자들이 판단할 것이다.
12.3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계기판과 10.2인치 모니터를 갖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달렸다. 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화려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한글화에 대한 노력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계기판은 영문만 표기한다. 또, 센터페시아의 한글 표기 때 폰트 일부가 깨진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10.1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옵션사항이라는 점이 아쉬움을 키운다. 이미 1억원이 넘는 가격을 가진 차량이다. 8천만원대의 볼보 XC90은 반자율주행 기능까지 지원한다. 1억원대 경쟁 SUV들은 호화스러울 정도의 각종 장비를 갖췄다. 하지만 F-페이스 S는 옵션을 추가해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정도가 갖춰진다. 그것도 가장 최근 출시된 모델이 말이다. 요즘 트렌드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SUV모델인만큼 차안에서 스티어링 각도나 구동배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프로드 전용 저속 크루즈 컨트롤이라 할 수 있는 ASPC도 탑재됐다. 버튼을 누르고 속도만 설정하면 알아서 험로탈출을 돕고 오프로드 주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물론 이를 활용한 소비자는 소수일 것이다.
뒷좌석 공간은 보편적인 수준에 속한다. 다소 애매한 길이와 휠베이스 때문에 중형급 SUV로는 넓고 대형급 SUV로는 소폭 좁다.
다시금 F-페이스와 함께 달려본다. 구동방식은 4륜이지만 기본적으로 후륜에 대부분의 구동력을 전달하고 필요 시 전륜으로 동력을 보내는 성격이다. 구동 배분 모니터를 통해 살펴본 결과 전륜으로 적극적으로 동력을 보내는 성격은 아니었다.
스티어링 감각은 SUV로는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스티어링 기어비도 일반 승용차 대비 크지 않은 수준이다. 가볍게 조작해도 차량 앞부분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이 좋다.
S 배지를 부착한 모델인 만큼 서스펜션도 일반 SUV들 대비 단단한 성격이다. 여기에 댐핑 컨트롤 기능을 지원해 주행모드에 따라 조금 더 단단하게 변하기도 한다. 덕분에 코너를 돌아나갈 때 차체를 지지하는 능력도 좋은 수준이었다. 롤은 어느 정도 있다지만 SUV라는 특안에서 볼 때 꽤나 좋은 성능임에 분명하다.
종합적으로 바라볼 때 F-페이스는 애매하다. 특히 F-페이스 S의 구입 추천은 어렵다. 디자인은 독창적이다. 그만큼 존재감도 있다. 달리기 성능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다. 무엇보다 가격이 문제다. 차량 가격만 1억원이 넘는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1억원이 넘는 SUV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조차 옵션으로 추가해야 한다. 그렇다면 F-페이스만의 독창적인 고급 사양이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뭔가 이것 저것 많이 장착한 것 같지만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다.
잘 달리는 편이지만 여기에도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 아무리 잘 달린다고 해도 SUV의 한계는 뛰어넘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젤 SUV다. 그래도 고성능 디젤 SUV를 원한다면 차라리 금액을 추가해 카이엔 S 디젤이나 BMW X5 M50d처럼 확실한 솔루션으로 가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브랜드 밸류 측면에서 재규어가 벤츠나 포르쉐를 앞서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격 만큼은 이들보다 높다. 재규어 랜드로버 그룹의 잔고장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막 나온 신차가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갖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F-페이스는 가격에 대한 자신감(?)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가격 인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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