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높은 상품성을 갖춘 닛산의 스포츠 세단 - 맥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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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닛산의 스포츠 중형 세단인 맥시마입니다. 맥시마(Maxima)라는 모델명은 영어 Maximum의 '최고', '극한'이라는 공격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맥시마는 닛산 세단 라인업 가운데 플래그쉽 모델이며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맥시마는 1981년 1세대 모델을 시작으로 현행 모델은 8세대에 해당합니다. 35년간 총 7번의 풀체인지가 이뤄졌는데, 이는 대중차의 풀체인지 주기인 6-7년보다 짧은 평균 5년을 주기로 신모델이 등장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닛산이 맥시마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맥시마'라는 고유 명칭을 달고 국내 출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맥시마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실상은 꽤 오래전부터 맥시마를 접해왔습니다. 한 때 국내 택시 기사들로부터 '명차'라는 인정을 받았던 1세대 삼성 SM5의 베이스가 바로 맥시마 4세대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맥시마는 원래 미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기 떄문에 4세대 모델에 최고 190마력을 내는 3리터 VQ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었지만, 국내 실정에 맞게 2리터와 2.4리터로 배기량을 낮춰 출시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맥시마는 6세대 모델부터 미국 스미나(Smyrna)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닛산을 대표하는 최고급 모델답게 맥시마는 다양한 편의 장치와 안전 장치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전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경고해주는 전방 충돌 예측 시스템, 평소 운전 스타일과 다른 조작이 발견되었을 때 시청각 시그널을 통해 경고를 해주는 운전자 주의 경보, 좁은 공간 주차에 매우 유용한 어라운드 뷰 모니터,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망 경고 시스템, 탑승자 식별 센서가 장착된 에어백 시스템(AABS), 전면과 후면에 크럼플 존 (Crumple Zone)을 구성, 충격 흡수를 보강해 주는 존 바디 구조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표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첨단 기능이 대거 적용되어 있습니다.
맥시마의 외형 디자인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맥시마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900mm, 폭 1,860mm, 높이 1,435mm, 휠베이스 2,775mm, 공차 중량은 1,640kg입니다. 기존 7세대 모델 대비 길이는 54mm 늘어난 반면 높이는 30mm 낮아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기 때문에 '와이드 앤 로우' 스타일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맥시마의 국내 판매 가격은 4,330만원(개별 소비세 인하 적용)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 아슬란과 비교가 될만합니다. 아슬란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970mm, 폭 1,860mm, 높이 1,470mm, 휠베이스 2,845mm이며 공차 중량은 1,670~1,690kg으로 맥시마가 아슬란보다는 사이즈가 약간 작습니다. 그랜저의 경우 길이 4,920mm, 폭 1,860mm, 높이 1,470mm, 휠베이스 2,845mm, 공차 중량 1,575~1,590kg로 맥시마와 비슷합니다.
맥시마 디자인은 '에너제틱 플로우'(Energetic Flow)를 모티브로 합니다. 역동성을 강조한 에너제틱 플로우 디자인은 활동성을 강조한 V 그릴과 부메랑 타입의 LED 시그니처 헤드 램프/테일 램프, 지붕이 공중에 떠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풀로팅 루프(Floating Roof), C 필러에서 측면 라인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킬 업 벨트 라인, 듀얼 크롬 머플러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외형 디자인은 패밀리 세단 성격이 강한 알티마와 달리 스포츠 세단다운 과감함과 날렵함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알티마 베이스를 활용해 전후 디자인만 조금씩 바꾼 변형 모델이 아닌, 알티마와 전혀 다른 컨셉의 차종임이 외형에서도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전면 V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선이 엔진 후드까지 연장되어 있어 날렵하면서 역동적인 이미지가 연출되어 있습니다. 측면 펜다, 프론트 범퍼에도 적당히 발달된 근육질의 느낌으로 역동성과 힘을 강조하였습니다.
전면부 디자인은 준대형급에 해당하는 스포츠 세단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역동적인 핫해치를 연상시키는 형태입니다. 수퍼맨 가슴에 S를 두르고 있는 다이아몬드 문양과 비슷한 느낌의 6각형 싱글 프레임도 개성 있는 외형 연출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부메랑 형태의 헤드 램프입니다. 전면에서 보면 벙어리 장갑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만, 측면에서는 스포츠 세단의 날렵함을 잘 표현했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펜더 깊숙히 파고 드는 측면 라인과 전면부 LED 램프(데이라이트) 구성 등에서 타 모델과 확실하게 구별되는 개성이 느껴집니다.
A 필러와 루프 후면 라인을 블랙으로 처리하여 루프가 마치 공중에 뜬 것처럼 보이도록 한 디자인 부분도 맥시마의 특징입니다. 루프 경계선을 블랙으로 처리해 루프와 본체부가 분리되어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기 때문에 화이트, 그레이 등의 바디 컬러를 선택해야 이 부분을 보다 명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루프선이 트렁크까지 연장되어 있어 세단보다는 쿠페에 가까운 실루엣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실용적인 실내 공간을 확보하면서 외형적으로 스포츠 세단 다운 감성을 잘 살렸다고 보여집니다.
맥시마의 측면 디자인 역시 전형적인 중대형 세단과 차이를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중대형 세단의 경우 전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을 안정감 있게 표현해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맥시마는 전면 펜더에서 도어 그리고 후면 펜더로 이어지는 선을 리듬감 있게 다듬어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복잡하거나 가벼워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일본차답지 않게 짧은 전면 오버행과 타이트하게 설계된 휠하우스 역시 고속 주행 안정성에 역점을 둔 맥시마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테일 램프의 모습입니다. 헤드 램프와 마찬가지로 부메랑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어 헤드 램프와 일체감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헤드 램프와 테일 램프 형상을 일치시켜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연출하는데, 헤드 램프 디자인이 너무 과감할 경우 비슷한 형태의 테일 램프가 전체 디자인과 겉도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맥시마의 경우 헤드 램프의 개성을 적절히 살리면서 테일 램프 역시 후면부와 자연스럽게 조화될 수 있도록 잘 다듬었습니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듀얼 머플러팁(크롬 도금)과 디퓨저가 후면부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머플러를 감싸고 있는 하단부를 구획화한 부분도 감각적으로 보입니다.
18인치 사이즈의 알루미늄 휠입니다. V 스포크를 비대칭으로 디자인하였고 림과 스포크가 평면을 이루고 있어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사이즈는 19인치 정도에 해당합니다. 스포크 전면을 메탈릭 실버컷으로 마감하고 안쪽을 유광 블랙으로 처리했습니다. 디자인, 구성 모두 훌륭한데다 패드 분진으로 인해 휠이 오염되는 것이 덜 도드라지는 형태라서 기본 휠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타이어는 전륜과 후륜 모두 245/45/R18 사이즈가 제공됩니다. 맥시마의 역동적인 성능과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실내 인테리어 구성을 살펴보시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알티마의 실내를 베이스로 하지만 알티마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줍니다. 플래그쉽 모델답게 내장재의 질이 알티마보다 좋고 마감도 한층 고급스럽습니다. 인테리어만 놓고 보면 상위 브랜드인 인피니티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만한 구성입니다.
데시보드와 도어 트림을 넓게 덮고 있는 가죽 마감재를 비롯해 마호가니 우트 트림도 가격대에 비해 만족도가 높습니다. 번들거리는 우드 트림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글로시 비율을 낮췄으며 매끈한 질감이 아닌 다양한 패턴으로 커팅된 단면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버튼의 질감이나 마감도 좋습니다.
데시보드 상단을 스티치 마감의 가족 마감재로 덮어 놓았고 도어 트림 역시 상단과 중앙 부분에 가죽 트림을 넓게 사용했는데,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6~7,000만원대 모델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변속기 주변을 무광 메탈 트림과 가죽 커버로 깔끔하게 마감했고 스티어링휠 역시 스포츠 세단에 걸맞는 D 컷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스포츠 타입의 D 컷 스티어링휠의 모습입니다. 중앙 부분을 두툼하게 디자인해 그립감이 좋고 좌측과 우측 부분에 편리한 구성의 조작 버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측 스포크 부분에는 앞차와의 간격까지 조절해 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핸즈프리 조작 버튼부가 위치하며 좌측 스포크 부분에는 오디오, 트립 컴퓨터 관련 조작 버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틸팅, 텔레스코픽 기능 역시 전동으로 조작되며 열선도 내장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기능성 부분에서 나무랄데 없습니다. 다만 알티마에도 적용되었던 쉬프트 패들을 제외한 부분은 다소 의외입니다.
계기판은 2링 구조이며 중앙 부분에 7인치 컬러 LCD를 넣었습니다. 닛산, 인피니티 신모델에 폭넓게 적용되는 형태로 좌측 부분이 RPM 게이지, 우측이 속도계, 중앙 부분이 차량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큼직한 LCD입니다. 변속 상태, 누적/트립 정보는 LCD창 하단에 표시됩니다. 7인치라고는 하지만 사각형 타입이 아니여서 체감되는 사이즈는 5인치 정도에 해당합니다. 현대적인 느낌과 기능성 부분에서 나무랄데 없는 구성입니다.
시동키는 변속기 레버 앞 부분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붉은색 조명을 넣어 스포츠 세단다운 감성을 살렸습니다. 맥시마에는 풀스마트키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도어를 열 수 있고 시동을 켜고 끌 수도 있어 편리합니다.
시동키는 인피니티와 비슷한 물고기 형태의 리모트 콘트롤 키가 제공됩니다. 시동키가 다소 작고 무게감도 없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스마트키로 전환된 이후 시동키에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확장되는 기능만큼 외형 디자인 부분에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직관적인 센터페시아 패널부입니다. 상단부터 에어컨디셔너 통풍구, 8인치 모니터, 에어컨디셔너 패널부 순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배치이며 차를 처음 접한 사람들도 세부 기능을 어려움 없이 사용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약 7도 정도 각도로 운전자를 향해 방향을 틀어 놓았습니다. 센터페시아를 운전자 방향으로 약간 틀어 놓은 이유는 각 기능 버튼의 동선을 줄여주고 모니터 시인성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8인치 모니터부입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기본 제공합니다. 물론 닛산에서 자체 개발한 순정품이 아닌 에프터 마켓용 제품(아틀란 맵)을 차량에 맞게 셋팅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AUX 출력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네비게이션, DMB, 모니터 휘도 변경 등의 부가 기능을 사용할 때에는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유기적인 연동이 되지 않습니다.
모니터가 에어컨디셔너 통풍구 아래 부분에 배치되어 포지션이 다소 낮게 느껴지며 전면부에 돌출되어 있고 반사 방지 필름 처리가 되어 있지 않아 광량이 많은 날 역광을 받을 때 모니터 시인성이 크게 저하됩니다.
맥시마는 닛산 세단의 플래그쉽 모델답게 프리미엄급 세단 수준의 최신 편의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능이 닛산이 최초로 개발해 자동차에 상용화시킨 어라운드 뷰입니다. 인피니티의 SUV인 EX 시리즈를 통해 처음 소개된 어라운드 뷰 기능은 전면, 사이드 미러 좌우, 후면 4개의 광각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를 합성해 마치 자동차를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처럼 보이도록 해주는 기술입니다. 현재에는 벤츠, BMW, 현대차 등을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비슷한 형태의 기술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어라운드 뷰 영상은 상단뷰와 측면뷰 두 가지 형태로 모니터링 됩니다.
사각지대 경고 장치입니다. 사각지대 경고 장치는 볼보(BLIS라는 명칭으로 최초 개발한 기술)에 의해 고안되었는데, 측면 카메라 또는 레이저 센서가 사각지대에 진입한 차량을 인지해 LED를 점등하는 방식으로 경고를 하는 구조입니다.
맥시마는 좌우 사이드 미러에 장착된 광각 카메라가 사각지대로 진입하는 차량을 감지해 사이드 미러 안쪽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황색 LED 램프로 지시하는 형태(가장 일반적인 구조)입니다.
맥시마에는 11스피커 시스템의 보스 오디오가 기본으로 장착됩니다. 전면, 1열 측면에 차음 유리가 적용되어 있고 내부 방음 설계도 잘 되어 있어 실내를 최적의 음악 감상 공간으로 만들어줍니다. 특히 맥시마에 탑재되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출력, 우퍼 음압, 해상력 등에서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어 오디오 성능 부분에서의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팝업식 커버로 마감된 수납함이 배치되어 있고 그 안쪽에 AUX 입력 단자, 두 개의 USB 단자를 배치했습니다. 다만 수납함이 작아 아이폰, 아이팟과 같은 외부 기기 연결시 컵홀더 외에는 기기를 마땅히 거치할만한 공간이 없습니다.
컵홀더의 모습입니다. 두 개의 컵을 거치할 수 있으며 커버 없이 오픈 형태입니다. 이 부분을 분리형으로 구성해 수납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 봅니다.
맥시마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즐겨 사용하는 조그 다이얼 방식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조그 다이얼은 아날로그 시계의 용두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조그 다이얼은 회전, 클릭, 십자키로 다양하게 작동하며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음성 명령 기능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그 다이얼 아래에는 편안한 주행을 위한 노멀 모드와 역동적인 주행을 위한 스포츠 모드 버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컵홀더 아래 부분에 열선/통풍 시트 다이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차량 가격대를 감안하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인피니티에 사용되는 형태로 3단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썬글래스 수납장을 포함한 실내 조명등 버튼 및 썬루프 조작 버튼부입니다.
썬루프의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일본 브랜드는 파노라마 썬루프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맥시마의 경우 '개방감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 취향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중앙 가로대가 두껍고 햇볕 차단막이 전동으로 작동하는 구조여서 개방감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표준 사이즈 썬루프만 고집해온 일본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맥시마 실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다이아몬드컷이 적용된 시트입니다. 스포츠 세단답게 세미 버킷 타입이며 질감이 좋은 가죽이 사용되어 있습니다. 앉았을 때 몸을 잡아주는 느낌이나 쿠션, 스티치 등 개인적으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형 세단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만큼 훌륭한 품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맥시마의 시트는 '저중력 방식'입니다. 저중력 시트는 닛산이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좌석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기술로 무게가 쏠리는 부분은 푹신하게 만들고 무게가 덜 쏠리는 부분은 단단하게 만들어서 마치 우주에서 유영하는듯한 느낌을 준다고 해서 지어진 명칭입니다.
닛산에 따르면 운전시 허리에서 느껴지는 압박을 줄이고 체내 혈액 순환을 촉진해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시트 디자인과 가죽 질감, 마감 면에서는 경쟁 모델 대비 최고 수준임에는 분명하지만, 기능성 부분에서는 '저중력'이라는 말이 실감날만큼 차별화된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2열 좌석 역시 다이아몬드 퀼트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으며 안락한 착좌감이 느껴졌습니다. 중형 세단답게 표준 체격의 성인 남성 3인이 탑승하는데 어려움이 없을만큼 공간 역시 충분한 편입니다.
시승자(181cm, 82kg)가 평소 운전하는 포지션에 맞게 1열 시트를 조정한 상태에서 2열 시트에 앉은 모습입니다. 약 8-9cm 정도의 무릎 공간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도어 안쪽면의 마감 역시 가격 대비 나무랄데가 없었습니다. 상단과 중앙 부분에 가죽 마감재를 넓게 사용했고 마호가니 무광 우드 트림으로 포인트를 준 부분도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줍니다. 윈도우는 1열만 오토 기능을 넣었는데, 이 부분은 플래그쉽 모델답지 않은 구성입니다.
트렁크 용량은 405리터입니다. 알티마의 436리터에 비해 공간이 약간 줄었습니다. 또 안쪽 부분에 홈이 크게 돌출되어 있어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2열 시트는 6:4 폴딩 방식이기 때문에 필요시 트렁크 영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검은색 끈을 당기면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을 수 있습니다. 시트가 바닥과 약 30도 각도를 이루고 있어 기대만큼 넓은 공간이 확보되지는 않습니다.
끈을 당기면 자동으로 접히는게 아니라 잠김 장치만 해제됩니다. 따라서 다시 2열 시트로 가서 등받이를 손으로 접어야 합니다. 끈을 당기면 자동으로 시트가 폴딩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렁크 바닥면을 들어내면 타이어 교체 공구 및 예비 타이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많은 편의 장치 가운데 전동 트렁크가 제외된 부분에서 '스포츠 세단'다운 성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 부분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닛산 맥시마에는 3.5리터 VQ35SD엔진이 탑재됩니다. 닛산 VQ 엔진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만큼 유명한 엔진입니다.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겠고 십수년 넘게 닛산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엔진이라는 점에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VQ 엔진의 단점입니다. 후자를 의식한 닛산은 8세대 맥시마를 내놓으면서 기존 VQ 엔진 대비 약 61% 부품을 재설계 했음을 강조했고 GT-R에 사용된 소듐 봉인 배기 밸브를 채택, 응답성과 효율성을 높였다고 강조한바 있습니다.
엔진의 기본 제원은 훌륭합니다. 8세대 맥시마에 탑재된 VQ35SD엔진은 최고 303마력을 6,400rpm에서 내고 최대 36.1kg.m 토크를 4,400rpm에서 발휘하는데, 자연 흡기 방식으로는 정상급에 해당하는 출력입니다. 변속기는 엑스트로닉 CVT입니다. 보통 3리터급 이상의 배기량에는 무단 변속기인 CVT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닛산은 배기량에 관계 없이 CVT 변속기를 적용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 출시된지 오래된 VQ 엔진이라지만, 여전히 배기량 대비 뛰어난 체감 성능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자연흡기 엔진의 약점인 초기 응답력 부분에서도 터보 차저 엔진 못지 않은 기민함이 느껴졌고 중속에서 고속 영역으로 진행되는 가속력 또한 제원에서 기대되는 것 이상으로 훌륭했습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답게 고속 주행시 안정감도 나무랄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출발부터 180km/h까지는 거침 없는 가속이 진행되었고 180km/h를 넘어서면서부터 숨고르기를 하지만 제한 속도인 210km/h까지 스트레스 없는 가속감이 느껴졌습니다. 초반부터 무지막지한 힘으로 등을 떠미는듯한 가속감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4,000만원대 3리터급 중형 세단 가운데서는 단연 돋보이는 동력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동력 성능에 더해 스포츠 세단의 감흥을 높여주는 엔진 사운드 부분도 주목을 끌었습니다. 사실 스포츠 드라이빙에 적합한 모델보다 실용성을 앞세운 모델들을 주로 생산해온 일본 브랜드는 '감성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엔진 사운드 부분에 이렇다할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본 브랜드는 엔진룸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사운드'(Sound)가 아닌 '소음'(Noise)으로 규정, 철저하게 차단하는 쪽을 택해왔습니다. 때문에 고회전 영역에서 흡음재를 뚫고 운전자의 귀에 도달하는 일본차의 엔진 소음은 '듣기 좋은 사운드'가 아닌, '엔진이 힘에 부쳐 내는 신음'에 가까웠습니다.
반면 맥시마는 엔진 구동음에 대한 닛산의 해석이 상당 부분 바뀌었음을 보여줍니다. 엔진 사운드에 민감한 프리미엄 브랜드처럼 각 구간별로 주파수를 세심하게 조율된 정교한 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회전수가 증가하면서 강한 힘이 전달되고 있음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맥시마의 엔진 사운드는 스포츠 세단다운 역동성과 좋은 조화를 이룹니다.
엔진 동력 부분에서 아쉬운 점은 두 가지인데, 먼저 210km/h에서 속도 제한이 걸려 있다는 점(법규나 안전성을 떠나)입니다. 최고 303마력의 우수한 출력을 봉인해 놓은 느낌이랄까요? 또 하나는 체감 성능이 우수한 엔진 성능을 보다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쉬프트 패들이 제외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패밀리 세단 성격이 강한 알티마에도 있는 장치를 스포츠 세단인 맥시마에서 뺀 부분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변속기는 Xtronic CVT 방식입니다. 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axle)는 흔히 '무단변속기'로 부릅니다. 직경이 다른 두 개의 폴리와 연결된 금속 밴드 또는 체인 밴드가 위치를 바꿔가며 연속적으로 변속을 이루어 나가기 때문에 일반 자동 변속기와 같이 기어를 바꾸는 변속 과정이 필요치 않습니다. 닛산은 CVT 변속기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닛산 CVT 변속기는 전량 자회사인 자트코(Jatco)에서 생산, 공급되고 있습니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다른 기어를 바꿔가며 변속을 해야하는 일반 자동 변속기와 달리 밸트 또는 체인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기어비를 수시로 바꿔주는 CVT는 변속에 따른 충격이 없고 잦은 변속을 필요로 하는 시내 주행시 연비 효율이 우수합니다. 반면 변속 타이밍, 최대 변속비, 다운 쉬프트 등에서 일반 자동 변속기보다 효율적이지 못해 고성능 차량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고성능에 적합치 않은 구조라는 점을 의식한 닛산은 맥시마에 탑재된 CVT를 '차세대 Xtronic CVT'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즉 기존 CVT에서 핵심이 되는 폴리 구조(두 개의 폴리 사이즈 비율을 보다 고성능에 적합하도록 변경)를 개선하고 급가속시 6,800rpm까지 엔진 회전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존 CVT에 비해 약 70%를 새롭게 설계해 최고 303마력의 맥시마 엔진 출력을 적극적인 끌어 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닛산의 설명입니다.
연속적인 변속이 진행되는 '무단 변속 개념'이기 때문에 일반 자동 변속기와 같은 '단수'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변속이라는 개념이 익숙한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가속 범위를 7단으로 나눠 변속에 따른 가속감이 느껴지도록 했으며 수동 변속 모드에서 다운 쉬프트시 RPM 보정이 이뤄지는 레브 매칭(Rev matching) 을 지원합니다.
맥시마의 CVT 변속기가 기존 모델 대비 성능 개선이 많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초반 응답력이 좀 더 빨라졌다는 점 외에는 이전 CVT 대비 특별히 체감할 수 있을만한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출시되는 7, 8단 자동 변속기 대비 성능적인 이점이 체감되지는 않았는데요, 부드러운 가속감과 연비 효율 부분에서 이점을 보이는 CVT가 일반 자동 변속기에 근접한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의미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고성능 VQ 엔진과 부조화를 이루지는 않지만, 맥시마에는 CVT보다 아이신 8단 변속기가 더 잘 어울려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스펜션은 전륜이 맥퍼슨 스트럿, 후륜은 멀티 링크 방식으로 알티마와 동일합니다. 맥시마는 닛산 세단 최초로 1.2GPa 초고장력 강판이 사용되어 있고 리어 서스펜션에 모노튜브 댐퍼를 적용하는 등 스포츠 세단에 걸맞는 주행 성능을 구현했음을 강조했습니다.
닛산은 일본 브랜드 가운데 하체 셋팅을 단단하게 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일본 브랜드의 대표 세단 서스펜션 대부분이 부드러운 답력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단단함'이라는 표현 자체가 적절하지 않아 보이기는 합니다만) 일례로 알티마의 경우 경쟁 모델인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에 비해 댐핑 스트로크 사이즈가 좀 더 짧고 답력 역시 단단하게 조율되어 있습니다.
맥시마는 알티마의 하체 대비 좀 더 단단한 특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본 브랜드 내부적인 기준인지라 독일 스포츠 세단 수준의 단단함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과속 방지턱이나 노면의 거친면을 통과할 때는 제법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120km/h 이하의 일상 영역에서는 급작스러운 스티어링휠 조작에도 좌우 피칭이 억제된 깔끔한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맥시마 역시 알티마와 동일한 전륜 구동 기반이며 안락한 승차감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정통 스포츠 세단' 수준의 역동적인 서스펜션 셋팅과는 거리가 다소 있습니다. 시내 주행을 비롯해 고속 직진 안정성은 우수했지만 R 값이 큰 회전 구간을 빠르게 통과할 때에는 언더스티어가 명확하게 느껴졌고(맥시마 역시 알티마와 마찬가지로 액티브 언더스티어 컨트롤(Active Understeer Control)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만, 전륜 구동 세단의 한계점을 넘지는 못합니다.) 고속 영역에서 급격한 차선 변경시 적지 않은 롤링을 노출했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맥시마의 하체 성능에 대한 만족도는 양분될 수 있는데, 맥시마를 패밀리카 용도로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스포츠 세단'의 성향을 두루 갖춘 고성능 모델로 비춰지겠고 역동적인 주행 감성을 느끼기 위해 맥시마를 선택한 소비자들에게는 '스포츠 세단의 느낌만 재현해 놓은 편안한 세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편안한 승차감과 우수한 고속 안정감을 감안하면(종합적인 평점 부분에서) 맥시마의 하체 밸런스의 완성도는 높다고 보여집니다.
맥시마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9.9km/l 입니다. 시승 기간동안 약 360km의 거리를 오토기어 시승 메뉴얼에 맞춰 주행한 결과 트립 컴퓨터 상에 표시되는 누적 연비는 6.6km 내외였습니다. 시승 환경보다 편안한 조건에서 이뤄지는 일반 운전자 환경을 상정할 경우 맥시마의 실제 연비는 7-8km/l 사이를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가솔린 모델들의 연비 효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불만스러울 수 있는 수치이나 맥시마의 우수한 체감 성능을 감안하면 연비 효율 부분은 무난한 정도라 보여집니다.
제동성능 부분에서는 별다른 불만이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페달 반응성, 제동 초기 응답력, 제동 유지력, 반복 제동시 디스크 열화 등 전반적인 항목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급제동시 리어 떨림 현상에 대한 유투브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 시승차에서는 급제동시 약간의 좌우 떨림 정도(평균적인 수준) 외에는 해당 증상을 감지할 수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다른 차량을 섭외해 재테스트를 진행해보겠습니다.
총평
일본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의 특징은 '가격 대비 가치', '실용적인 가치'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이 가운데 닛산 맥시마는 '일본 브랜드 자동차가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을 대부분 취합'한 닛산의 수작이라고 판단됩니다. 4,000만원대, 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한 세단 가운데 종합적인 상품성 부분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시승자의 결론입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닛산의 디자인 코드도 맥시마에서는 국내 소비자들 취향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 있으며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과 다양한 편의 장치 면에서도 맥시마는 국내 소비자들 기호에 잘 맞을만합니다. 사골(?) 냄새를 풍기지만 체감 성능면에서는 여전히 나무랄데가 없는 VQ 엔진과 부드러운 승차감, 적정 수준의 답력을 공존시킨(일반 운전자의 영역과 스포츠 세단 사이의 접점을 잘 찾아낸) 하체 특성도 맥시마의 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입니다.
현재 맥시마와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모델로는 현대 아슬란, 포드 퓨전, 링컨 MKZ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외형 디자인, 내부 구성, 동력 성능, 가격 대비 가치 부분에서 가장 돋보이는 모델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국내 시장에서 맥시마의 판매 추이가 시원치 않다면, 상품성 부분보다는 한국 닛산의 마케팅 능력을 재고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개선해야 할 부분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는 모델인만큼 부드러운 특성의 CVT 변속기보다는 8단 다단 변속기를 적용, 역동성에 무게를 두는게 맞다고 봅니다. 출력 대비 연비 효율이 나쁘다고 보여지지는 않지만 연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주행모드를 추가한다면 연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좀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광시 모니터 가독성이 저하되는만큼 모니터에 외광 반사를 줄여주는 필름을 부착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랫동안 변경 없이 고수해온 물고기 모양의 시동키도 좀 더 고급스럽고 무게감 있는 형태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자동차일까?
여건상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세단을 포기할 수 없지만, 역동적인 스타일과 우수한 동력 성능을 갖춘 스포츠 세단에 대한 열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만한 차량을 원하는 30-40대 가장에게 좋은 선택이 될만한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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