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콘셉트의 혼다 어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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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혼다 어코드의 콘셉트는 명확하다. ‘High-quality’, ‘Advanced’ 그리고 ‘Wise’. 총 세 가지다. 1976년 출시된 뒤 그동안 쌓아온 뛰어난 품질은 기본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운전자를 꼼꼼히 보조하는 지혜까지 갖췄다. 9세대로 거듭나며 쌓아온 노하우가 많은 ‘내공’ 깊은 차다. 새로운 어코드를 시승했다.
새로운 스타일 입고 ‘젊은 느낌’ 강조
‘뉴 어코드’는 기존 모델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이고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풀 LED 램프(Full LED Lamp). 앞과 뒤 램프 모두에 LED를 적극 활용하며 존재감을 뽐낸다. LED램프는 전면에 9개(Hi 3+Lo 6)로 구성된 주행등과 LED DRL, 방향지시등을 적용했다. 그리고 프론트 그릴과 범퍼가 넓어 보이는 건 혼다의 디자인 기조인 ‘익사이팅 H 디자인(Exciting H Design) ’을 바탕으로 새로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운전자 친화적으로 설계됐다. 직관적이어서 이런저런 기능을 쓰기 쉽다. 특히 모니터는 위 7.7인치, 아래 7인치로 구성된 듀얼 디스플레이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면서도 다른 안전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고, 다양한 정보를 나눠서 보여준다. 아울러 센터 콘솔 박스내에 위치한USB 및 i-Pod, AUX 단자를 통해 스마트 기기를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신형 어코드는 애플의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한다는 게 핵심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구글 정책상 안드로이드 오토를 쓰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스마트폰이 자동차와 힘을 합하면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진다. 안드로이드 이용자가 해외에서 신형 어코드를 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기능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변함없는 퍼포먼스
가속 페달을 밟으면 V6엔진의 우렁찬 사운드가 가슴을 울린다. 혼다 엔진의 느낌은 묘한 구석이 있다. 변속기는 아직 6단 자동이며, 강한 엔진의 힘을 잘 받아준다. 이 변속기는 앞으로 수 년 내에 9단 또는 10단 자동변속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어코드에 탑재된 V6 3.5 SOHC i-VTEC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82마력(ps/@6,200rpm), 최대토크 34.8kg·m(@4,900rpm)의 성능을 낸다. 8세대와 비교해 7마력이 향상됐고, 연료소비가 4%, 무게는 3.5% 줄었다.
이 엔진의 큰 특징이자 혼다 가솔린 엔진 기술력의 결정체 ‘VCM (Variable Cylinder Management)’도 주목할 만한 기능이다. 큰 힘이 필요할 땐 6기통 모두를 쓰고, 정속주행이나 내리막처럼 힘이 덜 필요할 땐 4기통이나 3기통만 써서 힘을 아낀다. 3.5리터나 되는 커다란 엔진이 갑자기 준중형차와 비슷한 배기량으로 바뀌는 셈이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 부드럽게 차를 몬다면 생각보다 높은 연료효율을 체감할 수 있다.
VCM 기능이 작동할 때 엔진 회전수에 따른 진동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액티브 컨트롤 엔진 마운트(ACM)도 특징이다. 모든 상황에서의 엔진 진동을 상쇄시키기 위해 엔진 앞, 뒤 마운트의 액츄에이터를 작동시켜 차체에 진동을 전달을 최소화 한다.
효율을 높이기 위한 ECON 모드도 있다. 차의 다양한 작동 특성을 제어하며 효율을 쥐어 짜내는 기능이다. DBW 시스템은 보다 부드러운 응답성을 보이며, 추가적인 에너지 사용을 억제한다. 또한 공조 시스템도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팬 작동 등을 효율적으로 제어한다. 더불어 운전자에게 연비가 좋은 주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인 에코 어시스트도 적용됐다. 속도계 주위에 배치돼 연비가 좋을 때 녹색 불이 들어오며, 연비가 안 좋을 땐 흰색으로 바뀐다.
안전운전 돕고, 편안함 돕는 신기술
새로운 어코드는 혼다 최초로 직선 주행 보조 시스템(Straight Driving Support System)이 적용됐다. 운전 피로를 줄이면서도 주행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이다. 고속도로처럼 곧은 길을 갈 때 크루즈컨트롤과 EPS가 연동해 운전대 조작을 보조한다. 이로 인해 한쪽으로 기울어진 노면에서도 평지처럼 차를 몰 수 있고, 운전자의 조향 능력이 떨어지는 정도를 감지해서 자동으로 서포트 정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기능이 작동할 때 운전자는 단지 편안함을 느낄 뿐이다.
레인 워치 (Lane watch) 시스템은 차선을 바꿀 때 큰 도움이 됐다. 조수석쪽 사이드미러 아래에 장착된 카메라가 사각지대를 화면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80° 시야각과 리어범퍼 뒤 50m범위 이내의 차를 식별할 수 있다. 신형은 두 차선까지 가시 지역을 넓혔다.
어코드를 타며 계속 든 생각은 꽤 부드럽고, 조용하고, 편안하다는 점이다. ANC (Active Noise Control) & ASC (Active Sound Control)의 역할이 크다. ANC 시스템은 오디오 시스템과는 무관하게 작동하며,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의 소음을 최대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부밍(Booming) 소음과 역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실시간으로 발생시킴으로써 소음을 줄여준다. ASC 시스템은 엔진소음을 선형적으로 제어하여 한층 정숙하고 쾌적한 주행환경을 만들어 낸다. 두 시스템을 통해 차 안으로 들어오는 불필요한 소음이 줄었다는 얘기다.
젊어진 혼다, 소비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젊어지고, 소비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혼다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요소를 많이 담아냈다.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그리고 새로운 어코드의 서스펜션은 이전보다 부드럽고 편안해졌다. 그렇지만 세련미와 함께 날카로움도 함께 담아냈다. 훨씬 넓은 소비자 층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는 매력이 뉴 어코드의 특징이다.
박찬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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