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픈 만큼 성숙해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기] ‘아픈 만큼 성숙해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올해 혼다코리아의 행보가 무척 기민해졌다. 연초부터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기장에서 CR-V 하이브리드 시승회를 개최하더니, 이번에는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회를 서울에서 열었다. 홍보 활동이 전무했던 지난해와는 전혀 딴판이라 아직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번에 만난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부분 변경 모델이다. 2018년에 10세대가 등장했을 때가 비교해 기술적인 차이는 거의 없고, 내외관과 편의장비 그리고 안전장비의 추가가 이뤄졌다.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이전 모델인 9.5세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그대로 물려받았는데, 2개의 모터를 장착한 i-MMD 시스템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하이브리드의 원조인 토요타의 것과 확연히 다르고, 현대차의 시스템과도 다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이해를 하고 시승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직도 시스템의 차이를 모르고 “모터 2개가 달려서 힘이 좋다”는 식으로 시승기를 쓰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

[시승기] ‘아픈 만큼 성숙해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얼마 전 시승한 CR-V 하이브리드와 거의 같지만, 트랜스퍼 케이스를 통해 구동력을 네 바퀴로 배분하는 과정이 없다는 게 차이점이다. 그러니까 전기 모드, 하이브리드 모드, 엔진 구동 모드에서 모든 구동력은 앞바퀴로만 전달된다.

현대차의 시스템은 엔진 옆에 모터가 병렬 구조로 붙어 있고, 엔진과 모터를 클러치로 제어한다. 이에 비해 토요타의 것은 모터제너레이터(MG) 2개와 유성 기어를 장착해 직렬형과 병렬형의 장점을 동시에 취하고 있다. 반면에 혼다는 발전용과 구동용이 완전히 구분된 2개의 전기 모터를 클러치로 제어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대차의 간단한 구조와 토요타의 뛰어난 연비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전기 모드를 운전자가 선택할 수 없지만, 토요타나 혼다의 것은 전기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물론 이 때는 배터리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충전된 상태라야 가능하다.

[시승기] ‘아픈 만큼 성숙해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대략 시속 40㎞까지는 전기로만 달리다가 그 이후 엔진이 가동되는데, 혼다의 것은 토요타와 달리 엔진이 가동된 직후에는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 모터의 구동을 돕는다. 연료 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전기 주행 모드의 구동 범위를 넓히도록 한 게 혼다 시스템의 특징이다. 전기 모터의 작동 범위는 경쟁차 중 가장 넓다.

직접 확인해본 바로는,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시속 80㎞ 정도를 넘어서면 전기 모드가 차단되고 오로지 엔진으로만 달리는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시속 85㎞ 정도까지 가능하고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시속 97㎞까지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정지에서 시속 97㎞까지 전기로만 달린다는 얘기가 아니라, 전기 모터의 개입이 어느 속도까지 이뤄지느냐를 말하는 것이다. 전기 모터가 높은 속도까지 개입되면 그만큼 연료를 아낄 수 있다는 의미다. CR-V 하이브리드는 시속 90㎞가 분기점이었는데,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구동력이 앞바퀴에만 집중되면서 전기 모드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시승기] ‘아픈 만큼 성숙해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급가속 때의 반응은 CR-V 하이브리드보다 빠르지만 경쟁차인 캠리 하이브리드보다는 체감상 조금 느리다. 이는 캠리 하이브리드가 2.5ℓ 가솔린 엔진으로 170마력/22.5㎏·m의 최대토크를 내는 반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2.0ℓ 가솔린 엔진으로 145마력/17.8㎏·m를 내기 때문으로 보인다. 총 시스템 출력은 어코드가 215마력, 캠리가 211마력인데, 고속 주행에서는 엔진만 구동되므로 배기량이 크고 최대토크가 높은 캠리가 더 유리하다.

타이어는 미쉐린 프리머시 MXM4 제품이고 235/40R19 사이즈를 장착했는데, 승차감과 핸들링은 아주 잘 잡았다. 불규칙한 노면을 지나가도 당황하지 않고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하고, 고속에서는 꽤 단단하게 차체를 붙들어 맨다.

이날 시승회에서 기록한 연비는 14.6㎞/ℓ다. 2년 전 시승회 때 연비 주행에 집중해 나온 수치는 25.7㎞/ℓ이었는데, 그때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훌륭한 연비다. 인증 연비는 도심 18.0㎞/ℓ, 고속도로 17.0㎞/ℓ이므로 정속 주행을 한다면 더 나은 연비를 보일 수 있다.

[시승기] ‘아픈 만큼 성숙해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이번에 몇 가지 장비를 추가했는데 상당수가 안전에 관한 장비들이다.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장치(ACC)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의 기능을 개선하는 한편, 혼다 센싱 스위치는 스티어링 휠에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후측방 경보 시스템과 크로스 트래픽 모니터가 추가되고,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도 새로 장착했다.

가격은 4570만원으로, 2년 전에 처음 출시됐을 때보다 30만원 올랐다. 다양한 편의장비와 안전장비가 추가됐으므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보긴 힘들다. 상품성을 높인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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