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골프 TDI, 장거리 경제성은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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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8 2.0 TDI 프레스티지를 시승했다. 8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골프 8은 아우디가 연상되는 화려한 조명과 여유로운 실내공간이 특징이다. 특히 최신 디젤 기술이 접목된 EA288 evo 엔진은 초고속 장거리 주행에서 내연기관차 최고의 연비를 보여줘 인상적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전통적인 강자들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 BMW의 3시리즈, 그리고 폭스바겐 골프가 오랜 시간 세그먼트 표준으로 자리매김한 모델들이다. 이런 모델은 경쟁 우위를 지속하기 위해 더 많은 혁신과 투자가 이뤄진다.

8세대 골프는 기존 골프의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내외관 조명과 디테일을 통해 화려함을 강조한 것이 특징인데, 최근 디자인 업데이트가 더딘 아우디 보다 일면 고급스러움이 향상된 모습이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나 다이내믹 턴 시그널, 앰비언트 라이트가 포함된다.

신형 골프는 전장 4285mm, 전폭 1790mm, 전고 1455mm, 휠베이스 2636mm로 크지 않지만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폭스바겐 고유의 직선과 면을 강조한 디자인과 이상적인 차체 비율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다. 특히 리어패널의 면이 강조돼 후진 주차가 편하다.

전면부에는 헤드램프와 그릴을 이어주는 LED 미등이 더해져 폭스바겐의 새로운 패밀리 룩을 보여준다. 4140만원의 프레스티지 트림에 적용된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44개의 LED로 하이빔 선별 조사와 함께 시퀀셜 방향지시등이 지원돼 야간 주행시 존재감이 남다르다.

후면부는 면이 강조된 트렁크리드와 트렁크 오프너를 겸하는 폭스바겐 로고가 전통적인 골프의 디자인을 계승한다. C필러 디자인은 골프가 오랜 세대를 거치면서도 유지한 디자인 요소로, 호프마이스터킥처럼 전통성이 있다. 단단한 골프의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요소다.

실내에는 매력적인 디자인 요소가 가득하다. 견고한 치합의 대시보드와 패널, 터치형 조작부와 전자식 기어노브는 폭스바겐의 그룹사 포르쉐가 연상되는 분위기다. 특히 공조장치 온도 조절과 선루프 조작은 슬라이딩 터치를 지원하며, 일부 제스처 조작까지 가능하다.

낮은 시트포지션과 대시보드는 최신 차량에서는 사라지기 시작한 요소로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감을 줄여준다. 벨루어 시트는 최근 3시리즈나 C클래스의 인조가죽시트와 비교하면 고급감이 좋다. 도어포켓의 벨크로 마감 등 세심함은 동급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인체공학적 시트포지션에 대해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차를 운영해 보면 운전시 시야 확보와 조작 편의성 등 다양한 요소로 장시간 주행시 피로감을 결정 짓는다. 여기에 연식 변경을 거치며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크게 줄었는데, 직분사 가솔린에 준하는 수준이다.

실내공간은 독일차 기준으로는 꽤나 여유로운 수준이다. 미국시장에 초점을 맞춘 국산차 기준으로는 평범할 수 있지만, 독일차를 비롯한 유럽산 수입차와 비교하면 3시리즈나 5시리즈와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패밀리카로 고민한다면 적어도 공간에서는 만족스럽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디젤엔진과 7단 DSG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kgm를 발휘한다. 정지에서 100km/h 가속은 8.4초, 최고속도는 223km/h다. 경량화를 통해 공차중량은 1489kg에 불과하며, 국내 복합연비는 17.8km/ℓ(도심 15.7, 고속 21.3)다.

소음과 진동이 실내로 전달되는 부분은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특히 동급 전륜구동 차량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스티어링 휠이나 시트로 전달되는 진동이 거의 없다. 조작부 대부분을 시프트 바이 와이어로 연결했기 때문인데, 개선된 엔진은 음색 조차도 부드럽게 진화했다.

컴포트 모드에서의 운행시 DSG 변속기 고유의 직결감 보다는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움에 가까워졌다. 듀얼클러치 변속기 노하우는 폭스바겐그룹이 앞서는데, 부드러움과 변속 속도를 모두 만족한다. 또한 습식 클러치 방식으로 내구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제원상 출력 이상의 순발력이 특징이다. 3000rpm 부근부터는 200마력대 차량처럼 가감속이 신속하다. 디젤엔진이라고 무겁도 둔한 감각을 기대했다면 중속 회전에서는 가솔린엔진처럼 경쾌하다. 퓨얼컷 부근 힘이 빠지는 감각도 적어 완성도가 높다.

주행감각은 골프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골프 GTI를 서민의 포르쉐라고 얘기하는 시기가 있듯, 골프의 주행성은 유럽차 중에서도 이상적인 수준에 접근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좋은 거주성을 갖추고도 가속과 제동, 선회까지 한 덩어리의 감각이 유지된다.

굽은 길에서는 차체 밸런스가 인상적이다. 낮은 무게중심과 함께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운전을 잘해진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리니어하게 증대되는 제동력과 서스펜션이 한쪽으로 눌린 상태에서도 요철을 소화하는 감각은 정점에 다가섰다.

한계 속도를 넘나다는 상황에서는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통해 한계를 높여갈 수 있다. 한계에 다가서면 주행안정장치가 개입하며 밸런스가 무너지는 보급형 차량과는 차이가 있다. 골프 GTi가 245마력의 평범한 출력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점은 기본기가 좋기 때문이다.

신형 골프 TDI에는 최신 운전보조장치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차선이탈방지, 차선유지보조, 긴급 제동은 물론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까지 전 트림에서 기본이다. 특히 전자식 계기판에서는 차로내 차량의 위치를 꽤나 정확히 알려주고, 점선과 실선도 구분하는 최신 버전이다.

골프 2.0 TDI의 연비는 세대를 거듭하며 더욱 좋아졌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과거부터 좋았지만, 8세대 모델은 초고속 주행시 연비가 크게 향상됐다. 전기차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150km/h 부근의 초고속 항속주행에서 평균 21km/ℓ를 유지하는 차는 골프가 유일하다.

골프 8 2.0 TDI는 입문형 수입차로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주행감각 차이가 과거보다 줄었지만, 골프급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특히 작은 차체와 넓은 공간, 독일차 특유의 안정감과 도장 퀄리티 등 수입차의 강점이 모두 담겨 저렴하게 느껴진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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