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중시한 전기 SUV 쿠페, 폭스바겐 ID.5 프로 시승기 | 채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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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5를 시승했다. ID.4 부분 변경 모델과 함께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ID.4의 쿠페 SUV 버전이다. 차체 프로포션과 실루엣은 다르지만 크기는 비슷하다. 내연기관 시대의 보디 베리에이션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모터의 출력을 286마력으로 증강해 성능을 강조한 것이 포인트다. 폭스바겐 ID.5 프로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폭스바겐 공장 폐쇄 뉴스가 2024년 하반기에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외부의 파괴적 경쟁자라고 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침범과 중국 자동차회사들의 제로섬 게임이 원인이다. 물론 구체적으로는 독일 자동차회사들의 임금이 주변 국가보다 두 배가량 높고 일본보다는 훨씬 높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세상 모든 일을 주가로만 평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뉴스는 분명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자동차 종주국 독일 대표하는 폭스바겐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테슬라의 주가가 금방이라도 1,000달러 시대, 2,000달러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호들갑과는 달리 400달러를 넘어갔다가 다시 300달러대로 내려왔다. 이슈를 제기하며 화재주로써 시선을 끄는 것은 분명하지만 영업이익에 비해 100배 이상의 주가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2024년 글로벌 판매 대수는 902만 7,400대였다. 그중 배터리 전기차는 74만 4,800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좀 더 앞선 행보를 보이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전반적인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유럽, 북미, 남미 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기록했다. 서유럽 판매량은 전년 대비 0.7% 증가한 325만 8,600대를 기록했으며, 북미와 남미 시장에서도 각각 6.4%와 14.7%의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는 292만 8,100대로 9.5% 감소한 것이 타격이 컸다. 21세기 초 중국 시장 점유율 50%였던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큰 폭의 감소인 것은 분명하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17.6% 감소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래도 배터리 전기차는 선전하고 있다. 유럽 내 주문량이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2024년 4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는 18% 증가해 15만 4,600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30.5% 감소하며 4만 9,400대에 그쳤다. 중국에서는 8% 증가한 20만 7,400대로 가능성 보였다.
여전히 자동차회사는 신차를 먹고 산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그것도 필요하지만, 다양성이 훨씬 중요하다. 폭스바겐은 2022년 한국 시장에 ID.4를 출시한 지 3년 만에 ID.5를 들여왔다. 내연기관차에서는 중대형 모델을 선호하는 한국 시장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컴팩트 전기차 경쟁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BYD의 상륙으로 가격 문제도 쟁점이 되고 있다. 볼보 EX30도 높은 경쟁력으로 등장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들도 만만치 않다. 폭스바겐 ID.5도 시선을 끌 수 있는 요소가 많다.
Exterior
배터리 전기차가 쿠페형 SUV를 내놓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배터리 용량으로 인해 공간 침해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온다. 그러면서 뒷좌석 헤드룸을 만들어 낸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사용할 만하다. 정확히는 ID.4의 쿠페형 버전이다.
요즘 등장하는 배터리 전기차가 그렇듯이 앞 얼굴에는 내연기관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일부러 변형하는 그래픽이 없다. 대신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가 크다. 헤드램프 유닛과 엠블럼을 사용해 존재감을 살려야 하는 시대다. 디자이너들의 고민은 쌓여간다.
ID.5는 심플함이 주제다. 이렇게 하고 보니 자연스럽다. 폭스바겐의 패밀리 룩이 보인다. 그럼에도 자동차회사들은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인다. 인테리어에서 플로어에 드라이브 트레인이 없어지면서 생긴 공간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측면에서는 쿠페라이크한 실루엣이라는 점에서 같은 장르의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로 인해 ID.4보다는 힙한 느낌이 강하다. 지금은 여기에서 비율을 찾고 프로포션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랜 세월을 거쳐 사실은 거의 비슷해졌다. 캐릭터 라인도 그렇고 루프라인도 마찬가지이다. 각종 디테일을 대단한 것처럼 강조하는 것은 예전에도 그랬다. 앞뒤 타이어 크기가 다른 것이 눈길을 끈다. 주로 주행성을 강조하는 모델들이 하는 세팅이다. 286마력이라는 출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읽힌다.
뒤쪽에서는 트렁크 리드 위 커다란 에어 스포일러가 도드라진다. 범퍼 아래쪽 그래픽은 앞 얼굴과 연동되는 그래픽이다. 마찬가지로 간결함이 주제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는 디테일보다는 실루엣, 즉 형상으로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공기저항계수(Cd)는 0.26. 특히 고속에서 전비가 떨어지는 전기차의 특성상 공기저항계수는 중요하다. 그래도 대부분은 배터리 때문에 SUV를 많이 라인업하고 있다. ID.4는 0.28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Interior
인테리어는 부분 변경 모델로 같이 출시된 ID.4를 유용하고 있다. 주제는 미니멀리즘과 오픈 스페이스. 파노라마 루프 글래스는 여전히 크게 다가온다. 이번에는 센터 디스플레이가 12인치에서 12.9인치라 약간 커졌다. 스티어링 휠 앞의 5.3인치의 소형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그대로다.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표시한다.
센터패시아에서는 디스플레이 모니터 외에는 대부분의 버튼과 스위치가 생략됐다. 같은 미니멀리즘이지만 브랜드마다 새로운 시도가 많은 부분이다. 디스플레이창의 그래픽에 변화가 있다. ID.4가 등장했을 때도 그랬지만 뚜렷이 달라졌다. 전체적으로는 앱을 사용한다. 터치감도 좋고 반응도 빠르다. 자연어 음성제어 기능도 있다.
ID.5 Pro에는 첨단 보이스 어시스턴트 ‘IDA’가 탑재된다. ‘자연스러운 언어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폭스바겐의 첨단 음성 인식 보조 기능이다. 인포테인먼트의 전화, 라디오, 미디어, 앰비언트 라이트, 에어컨, 주행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듯이 조작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익스테리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역시 빛을 소구로 하는 디자인이 실내를 지배한다. 이에 대한 반응은 세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자동차의 사용 형태에 따라 다른 반응이 있을 수 있다. 자동차회사들은 그것을 마케팅 소구로 사용한다. 다른 점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다. 트림에 따라 설정되는 윈드스크린 아래의 아이디라이트(ID.Light)라든가 증강 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이다.
ID.4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는 고객이 업데이트를 다운로드 할 수 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바로 뒤에 드라이브 셀렉터가 있다. 별도의 시동 버튼이 없이 브레이크를 밟거나 실렉터를 작동하면 주행 준비가 된다. 운전을 종료하고 P버튼을 누르면 전원이 꺼진다. D모드와 B모드가 있는데 B모드는 한 단계밖에 없다. 센터 스택에는 수납 공간과 두 개의 커다란 컵 홀더가 있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모델들은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보인다.
시트는 5인승. 먼저 보이는 것은 파노라마 선루프다. 최근 시승한 전기차들이 모두 채용하고 있었다. 옵션 품목이기는 하지만 한국시장에서의 수요에 관한 정확한 피드백은 아직 없다. 시트는 운전석 공간은 차체 형태에 비해 넓어 보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들의 특징이다. 시트의 착좌감은 안락한 편이고 히프 포인트는 높다. 리어 시트는 40 : 60 분할 접이식. 머리공간은 170cm 신장의 기자가 앉으면 주먹 하나 정도가 여유있다. 트렁크 용량은 549~1,561리터로 예상보다는 넓다.
Powertrain & Impression
ID 시리즈에서 가장 큰 변화는 전기모터의 최대출력이 204마력에서 286마력으로 증강된 것이다. 만인을 위한 차라는 브랜드답게 204마력으로 시작했으나 피드백을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자주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 사고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왜 우리가 전기차를 타는지에 대해 생각한다면 굳이 이런 성능은 필요 없다. 강한 토크로 인해 원하는 성능은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자동차회사들은 여전히 제로백을 강조한다. 그런 이유로 시승차는 앞뒤 타이어 사이즈를 달리하고 있다. 특히 하이엔드 스포츠카 등은 더 그렇다. 중국 샤오미도 뉘르부르크링에서의 기록을 강조한다. 당분간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나마 최고속도는 180km/h다.
축전용량 82.836kWh의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됐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34km로 기존보다 30km 정도 늘었다. 전기모터와 인버터 등의 개량에 의한 것이다. 주행거리는 충전 인프라와 충전 속도에 따라 인식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충전 최대출력은 175kW. 10~80%까지 충전하는 데 28분이 소요된다. 충전 속도는 머지않아 10분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에서는 아주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다. 노면에 대한 반응도 이 등급 모델의 평균이다. 요철을 완전히 소화하는 편은 아니다. 과속방지턱에서 뒷바퀴가 착지하는 자세가 조금 부족하다. 보이지 않는 중량에 의한 것이다.
국도와 고속도로에서는 파워를 체감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굳이 오른발에 힘을 주지 않아도 가속이 되는 전기차의 특성은 같다. 그런데 강하게 밟으면 시트백이 운전자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런 감각을 느껴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굳이 그렇게 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사용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늘날의 운전습관은 과거와 아주 다르다. 다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소구로서는 작동한다.
이런 기능보다는 스마트카의 기능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을 듯싶다. 폭스바겐의 ‘IQ.드라이브는 그런 면에서 충분히 즐겁다. ADAS 기능은 ACC를 시작으로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추돌 경고장치, 긴급 제동 시스템 등 대부분의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ACC를 ON 한 상태에서 정전식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8초 후에 경고 메시지, 다시 8초 후에 경고음으로 바뀌고 그래도 스티어링 휠에 손을 대지 않으면 해제된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전혀 반응이 없는 등 비상시에 자동차를 정지해 주는 기능도 채용되어 있다. 이때는 비상등을 켜고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며 경적을 울린다. 물론 도어를 자동으로 오픈하고 실내등을 점등한다.
ADAS는 레벨4 이상의 기술이 구현되는 것과는 별도로 안전을 위한 장비로써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개인 승용차를 위한 것은 아직은 레벨2 수준이다. 서비스를 위한 로보택시는 레벨4로 분류하지만, 운행 조건에 제한이 있다. 그냥 자율주행이라고 하면 안 된다.
폭스바겐도 다른 레거시 업체들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신차 계획을 발표하며 심기일전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는 신차를 먹고 산다. 더불어 제품은 곧 마케팅이다. ID.5는 그런 명제를 의식하고 만들어진 차다. 한국시장 소비자들에게 어떤 점에 중심을 둘지 궁금하다. 바뀌는 시대에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라인업을 더 확대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주요제원 폭스바겐 ID.5 프로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99×1,852×1,613mm
휠 베이스 : 2,765mm
트레드 전/후 : 1,588/1,573mm
공차중량 : 2,162kg
트렁크 용량 : 549~1,561리터
배터리
축전용량 : 82.8kWh 리튬이온
전압 : 354V
1회 충전 항속거리 : 434km
전기모터
모터 형식 : 영구 자석식 동기모터(PSM)
최eo출력 : 386ps/3,679~6,500
최대토크 : 55.6kgm/0~3,679rpm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방식
트랜스미션
형식 : 1단 감속기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드럼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35 /50R20//255/45R20
성능
0-100km/h : 8.5초
최고속도 : 180km/h
전비: 5.0km/kWh
CO2 배출량 : 0 g/km
시판 가격
Pro 트림 6,099만 원
(작성일자 : 2025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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