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ST1, 실주행거리 400km..승차감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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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상용 전기차 ST1 카고를 시승했다. ST1(Service Type1)은 모델명을 제외하면 승용 전기차 기준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350kW 급속 충전시 20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며, 실주행거리는 400km 이상, 승차감이 좋아 피로감이 낮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상용 전기차 ST1을 출시했다. ST1은 일명 택배차로 불리는 포터나 봉고를 대체할 소형 상용차로, 박스형 적재함을 기본으로 적용해 낙하물 사고를 방지한다. 또한 생계형 차량이라는 이유로 충돌 안전성이 취약한 1톤 트럭의 생존성 향상을 고려했다.


현대차는 ST1에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는 설명이 함께 한다. 적재함을 고객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꾸밀 수 있는 샤시캡 기반의 확장 가능성과 함께 오픈 API를 통한 개별 고객의 앱 설치, 이를 통한 차량 정보 제공이 핵심인데, 자영업 중심의 국내 택배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기본적인 차량 콘셉트는 대량의 물류 차량을 운영하는 미래 물류 환경까지 충족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겠다. 하지만 차량의 완성도 측면에서 바라보면 상용 전기차가 아니라, 승용 전기차로 설명해도 좋은 파워트레인 완성도, 효율성을 보여주는 점이 특징이다.


먼저 가격을 살펴보면 ST1 카고 5980~6360만원, 카고 냉동 6815~7195만원이다. 시승차는 카고 프리미엄에 빌트인캠이 추가된 6405만원이다. 포터2 일렉트릭이 4395~4554만원, 포터2 슈퍼캡 LPG 터보 2039~2260만원이다. 서울시 기준 ST1 세후 가격은 4480만원부터다.


포터2 일렉트릭이 보조금 적용시 내연기관 포터와 약 800만원 전후의 가격차를 보이는 것과 달리, 내연기관 포터와 ST1 카고와는 2200만원 가량 차이를 보여 비교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포터2 전기차와 ST1의 1400만원 차이를 활용성 기준으로 비교하면 얘기가 다르다.


포터2 일렉트릭은 주행거리 211km, 100kW 충전시 80%까지 47분, ST1은 주행거리 317km, 350kW 충전시 80%까지 20분이다. 특히 ST1은 시승간 실주행시 공차 상태로 75% 충전상태에서 300km, 100% 충전시 450km 주행거리를 보여줘 승용 전기차와도 유사한 성능이다.


시승차는 ST1 카고 모델이다. 전장 5625mm, 전폭 2015mm, 전고 2230mm, 휠베이스 3500mm다. 포터2 초장축이 전장 5175mm, 전폭 1740mm임을 고려하면 꽤나 차이를 보이지만 운전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 특히 유턴시 회전반경은 중형 SUV와 유사한 수준이다.


ST1은 기획 단계부터 적재함에 공을 들였는데, 대부분의 지하주차장 전고 상한선 2.3미터를 준수하면서도 적재함내 전고를 170cm 확보해 작업 편의성을 고려했다. 또한 저상 설계를 통해 적재함을 오르내리는 것이 편하다.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는 투머치 장비에 가깝다.


다만 승차시 시동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시동이 걸리고, 차에서 내리면 시동이 꺼진다. 차에서 멀어지면 슬라이딩 도어가 닫히는 동작은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설정이다. 또한 어라운드뷰는 물론 측면 거리감지, 탑 상단부에도 거리감지 센서를 추가한 점은 칭찬할 부분이다.


하지만 상용차로 접근하면 내비게이션, 운전보조장치, 슬라이딩 도어, 측후방 감지, 오토 에어컨 등 편의장비를 800만원 정도 덜어내 포터EV와의 가격차를 600만원 수준으로 좁히는 선택을 하겠다. 사실상 통풍, 열선 시트만 필요하다. 또한 실내에 거울은 달아주면 좋겠다.


ST1은 승차감과 정숙성이 꽤나 좋은 편이다. 후륜 서스펜션이 리프 스프링으로 구성돼 과속방지턱을 넘는 마지막 동작이 다소 튀는 경향이 있을 뿐, 전반적인 승차감은 스타리아에 가까운 수준이다. 후륜 서스펜션에는 유압식 리바운드 스토퍼(HRS)가 추가돼 충격을 줄였다.


특히 캐빈룸에 흡차음재를 폭 넓게 적용하고 윈드실드와 1열 윈도우에는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했다. 실제 정숙성은 중형세단 쏘나타에 근접한다. 회생제동은 패들 시프트를 통해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현대차의 설정은 회생제동 1단계가 가장 내연차에 가깝다.


파워트레인은 싱글 전기모터가 전륜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최고출력 160kW(217마력), 최대토크 350Nm(35.7kgm), 공차중량 2365kg, 76.1kWh 배터리팩을 통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17km(도심 367, 고속 256)다. 3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해 10->80% 충전시간은 20분이다.


주행모드는 노멀과 에코를 지원하는데, 노멀 모드가 여러가지로 편하다. 가속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 리니어하게 가속력이 증대되는 타입인데, 풀가속시에는 휠스핀을 동반할 정도로 힘은 충분하다. 정지에서 100km/h 가속은 8초대, 순간적인 추월 가속은 전기차답게 빠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코너링은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 저중심 설계와 함께 일정 속도 이상에서 횡풍이 감지될 경우, 계기판에 횡풍제어 기능이 표시되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VDC 기능이 동작한다. 전방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은 충돌시 생존성을 높이는 장비다.


실내공간은 스타리아와 동일한 디자인인데, 시트 뒤에 여유가 있어 등받이를 다소 눕힐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계기판 주변은 선반처럼 꾸며져 있고, 미끄럼 방지도 부분적으로 가능해 스마트폰을 계기판에 기대 놓고 사용할 수 있다. 빌트인캠 영상은 삭제가 되지 않는다.


ST1은 구성면에서 고급 상용차 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보여진다. 상용차 수준에서는 상당한 정숙성과 승차감, 고급 편의장비를 갖췄다. 오디오도 좋은 편이다. 차량 완성도 면에서는 흠을 잡기 어렵다. 상용차는 가격에 민감한 만큼 옵션을 덜어낸 깡통 패키지 출시가 기대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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