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프리우스 PHEV, 코너링 퍼포먼스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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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5세대 신형 프리우스 PHEV를 시승했다. 2세대 TNGA 플랫폼 기반의 신형 프리우스는 낮은 무게중심과 강건한 차체, 조향 감각으로 코너링시 운전 재미를 높였다. 또한 다양한 편의장비와 함께 대부분의 상황에서 20~30km/ℓ의 연비를 달성하는 모습은 주목할 만하다.


토요타를 대표하는 모델이 프리우스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제조사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해당 차종 선택시 실패할 확률이 적다. 벤츠 S클래스, BMW 3시리즈, 볼보 XC60, 현대차 아반떼, 그리고 하이브리드는 프리우스가 대표적이다.


프리우스는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차로 선보였다. 당시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차로도 이름을 알렸는데, 이후 테슬라 로드스터가 유사한 형태로 유명세를 탔다. 프리우스만으로 누적 판매량 500만대를 넘었고, 이후 다양한 하이브리드카 출시의 시작점이다.


토요타는 지난 2015년부터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플랫폼을 적용하며 주행성능이 크게 향상됐는데, 처음 적용한 모델이 바로 4세대 프리우스다. 현재 판매되는 5세대 프리우스는 2세대 TNGA 플랫폼이 적용된, 저중심 설계와 효율적인 공간 활용의 결과다.


신형 프리우스의 외관 디자인은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이전보다 낮고 와이드해진 차체는 쿠페형 해치백에 가까워졌지만, 세단형 모델인 코롤라나 코롤라 해치백 대비 상위 포지션이다. 미국시장 기준으로 캠리와의 시작 가격 차이가 450달러(59만원)에 불과한 점도 독특하다.


전면부는 귀상어(hammerhead)의 형상을 구현했다. 상어 코 전면부 디자인은 최신 자동차 디자인에서 흔히 호출되는 단어인데, 귀상어 형태는 페라리 푸로산게와도 유사성이 있다. 후면부는 일자형 발광부와 스포일러 일체형 디자인을 통해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측면부 실루엣은 상당히 과감하다. 보닛과 윈드실드가 거의 수평으로 이어진 형태는 람보르기니 2-도어 모델에서나 보던 형태다. 전장 4600mm, 전폭 1780mm, 전고 1430mm, 휠베이스 2750mm의 차체는 아반떼와 코나의 중간에 가까워 국내 주차환경에서도 주차가 쉽다.


미래차 스타일로 유채색 컬러의 외관 디자인 존재감은 5천만원 미만에서는 최상급이다. 실내는 수평형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스티어링 휠 상단의 7인치 톱 마운트 계기판,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기존 프리우스 대비 소재 고급감이 크게 향상됐다.


실내공간은 1열과 2열의 레그룸이 여유로운 편이다. 휠베이스가 아반떼 대비 30mm 길어 2열 레그룸은 의외의 모습이다. 실내 바닥이 낮아 헤드룸은 예상보다 여유가 있다. 반면 완만하게 기울어진 A필러로 인해 1열 탑승시 차체에 머리가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승차는 프리우스 PHEV XSE 모델이다. 2.0리터 4기통 D-4S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 13.6kWh 배터리가 조합돼 시스템 총출력 223마력이다. 엔진은 151마력, 19.2kgm(4400-5200rpm), 전기모터는 161마력, 21.2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1605kg(HEV 1445)이다.


국내 복합연비는 19.4km/ℓ(도심 20.2, 고속 18.5), 복합전비 5.6km/kWh(도심 6.2, 고속 5.0), 전기 복합주행거리 64km(도심 69, 고속 57)다. 17인치 휠과 19인치 연비가 동일한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 160kg 가벼운 HEV 모델은 복합연비 20.9km/ℓ(도심 21.5, 고속 20.3)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안정적이다. 시트를 상당히 낮게 설정할 수 있고, 낮은 포지션에서의 시야도 좋은 편이다. 높게 위치한 계기판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의 역할을 겸한다. 시트 구조를 개선하고 크기를 키워, 예전 소형차의 옹색한 구성과는 차이를 둔다.


5세대 프리우스는 정숙성에 공을 들였다. 문을 열고 닫을때의 밀폐감은 물론, 일상주행시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이 크게 줄었다. 엔진이 바뀌며 엔진 가동시 사운드가 달라졌는데, 의외로 중저음의 엔진 사운드를 전한다. 엔진 가동시 카랑카랑한 예전 프리우스와는 다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배터리가 채워져 있으면 기본적으로 EV모드를 사용한다. 오토 EV/HV모드는 충전량에 따라 하이브리드로 전환되며, 인위적으로 HV(하이브리드)모드 선택시 충전량을 보존할 수 있다. 별도로 CHG(충전)모드가 있는데 거의 사용할 일이 없다.


EV모드에서는 전기차와 차이가 없다. 급가속을 해도 161마력 전기모터가 모든 영역을 커버한다. 프리우스 PHEV의 전기모터 출력과 공차중량을 살펴보면 소형 전기차와 유사하다. 전비는 이상할만큼 5.8km/kWh에 고정되는데, 완속충전 4시간으로 50km 주행은 무난하다.


아파트 완속충전기로 1500원에 10kWh 충전이 가능한데(2024.10월 기준), 편도 15km 거리의 서울시청-삼성역 구간을 2번 왕복할 수 있다. 초단거리 전기차의 역할은 충분한 셈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대기하고 있어, 충전에 대한 불안이 없는 점은 큰 강점이다.


'전기차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좋다'라는 개념이 아닌, 개인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라는 생각이다. 가격면에서도 소형급 전기차와 비교 가능해, 2대의 차를 운영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다. 차체 크기에 대한 타협이 필요한데, 트렁크 공간도 의외로 좋다.


프리우스의 강점 중 하나는 코너링 감각이다. 과거 하이브리드차는 경제성만 고려한 재미없는 차로 치부됐는데, 프리우스 PHEV는 출력과 코너링에서 부족함이 없다. 핸들링에 따른 유격이 거의 없고, 머리를 코너에 넣는 동작이 날카롭다. 타이어가 버텨주는 힘도 꽤나 강하다.


어떤 면에서는 아반떼 N보다 감각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와인딩 주행에서도 연비가 좋은 편이다. 패밀리카로 운영하다 가끔 와인딩 코스를 즐겨도 그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타이어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AS 195/50R19 구성인데 애프터마켓에서 구입하긴 어렵겠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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