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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폭스바겐 티구안, 교과서적인 패밀리 SU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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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7-05 02: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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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이라고 하면 기자에게는 골프와 투아렉에 이어서 ‘폭스바겐의 이름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모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1세대 티구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처음 접했을 때, ‘준중형 SUV의 교과서와도 같은 모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골프와 투아렉을 떠올리다 보니 그런 이미지가 상당히 자연스러웠던 점도 신기했다. 골프 역시 ‘준중형 해치백의 교과서’라는 별칭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티구안에 대한 그런 생각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당시 티구안은 페이스리프트 이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다른 제조사의 경쟁 모델 구매를 고려하던 운전자들 중에서는 매장에서 티구안을 살펴본 뒤, 티구안으로 구매 리스트를 변경했던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기자의 주변에도 있었고, 특히 어느 정도 안정된 수입을 추구할 수 있고 자동차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아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선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문제의 ‘디젤게이트’가 발생하기 전까지 큰 만족을 누렸었다.

 

기본에 충실한, 반듯한 디자인과 성능, 주행감각이 2015년에 3월에 수입차 부문 베스트셀링모델 1위를 차지하게 만든 티구안의 능력일 것이다. 물론 당시 큰 문제를 일으켰던 디젤 엔진에 대해서는 당연히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겠지만 말이다. 당시 폭스바겐이 한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일선에서 할인을 상당히 제공해 판매량이 늘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티구안이 좋은 자동차가 아니었다면 그렇게까지 판매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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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티구안의 교과서적인 면은 2세대 모델에서도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강화되었다. 2016년, 2세대 티구안이 물의로 인해 수입되지 못하던 시절에 기자는 다른 곳에서 연구용으로 수입된 티구안을 잠시나마 체험했다. 당시에는 주행까지는 해볼 수 없었지만 차량 곳곳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한 부품업체의 직원들이 곳곳을 살피면서 감탄사를 내뱉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들은 특히 도어 힌지의 완성도와 작동 감각에 대해 꼼꼼히 체크하고 감격했었는데, 보이지는 않지만 평소 작동되는 부분에 정성을 들였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본격적으로 2세대 티구안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올해 5월은 물론 6월에도 전체 수입차 모델들 중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은 티구안의 판매량을 등에 업고 브랜드 판매 3위를 기록 중이다. 과연 티구안의 인기가 국내에서 언제까지 지속될 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기자는 본격적으로 2세대 티구안의 시승에 나섰다. 2년 전 체험하지 못했던 주행 감각이 궁금해진데다가 어느 정도로 움직임이 성숙되었는지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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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모난 형태가 나오지 않는 폭스바겐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전면의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의 형상을 합하면 분명히 일체형 그리고 가로로 긴 사각형의 형태인데, 각이 져 보이지는 않는다. 프론트 범퍼의 형상은 다소 복잡한데, 가로선을 쓰고 에어 인테이크와 안개등 영역을 확실하게 나누어 약 6개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산만하기보다는 정제된 느낌이 발휘된다.

 

측면에서는 프론트 펜더부터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단 한 줄의 강력한 캐릭터라인이 부각된다. 휠하우스와 차체 하단은 무광검정 플라스틱을 적용해, 이 차가 SUV임을 강조하고 있는 형태이다. 루프와 벨트 라인도 모두 직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딱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라인이 끝나는 부분에서 각을 세우는 대신 아주 약간의 곡선으로 마무리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측면 윈도우가 생각보다 커서 SUV임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가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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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램프는 기울어진 사각형으로 간결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방향지시등만이 살짝 돌출되어 있다. 테일게이트도, 리어 윈드실드도 모두 사각이지만 테일게이트를 가로지르는 라인과 번호판 주변의 형태가 강한 라인으로 이루어져 있어 밋밋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리어 범퍼는 이중으로 구성되어 있고, 왼쪽에는 머플러가 아주 약간 노출되어 있다.

 

신형 티구안은 길이 4,486mm, 전폭 1,839mm, 전고 1,654mm로 선대 모델에 비해 길고 넓고 낮아졌는데, 그로 인해 좀 더 낮으면서 당당한 자세가 만들어지고 있다. 두 모델을 직접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명확하다. 휠베이스 역시 선대 모델보다 길어져서 디자인에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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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함을 기반으로 하는 인테리어는 골프 최신 모델과 거의 동일하다. 계기반에는 LCD를 사용하고 있는데, 몇 가지 다른 스타일을 제공하고 있어 표식 방법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상당히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스타일을 바꾸면 그 정보의 글씨가 작아지긴 하지만 계기반에서 아예 없어지지는 않는다.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폭스바겐 라인업에 많이 적용되는 그것으로, 좌우에 상당히 많은 조작 버튼을 품고 있다.

 

센터페시아의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은 지도와 오디오 외에도 다양한 정보들을 표시한다. 디지털화의 장점으로 인해 다양한 계기를 지원하는데, 그 중에는 임도 주행 시 차량의 기울기 등을 측정해 주는 게이지도 있고 서킷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랩타임 측정 게이지도 있다. 물론 티구안을 서킷에서 사용하기는 힘들겠지만, 분위기는 낼 수 있을 것이다. 간결한 형태의 에어컨 조작 스위치들과 마찬가지로 센터터널의 변속기 주변 스위치들도 간결해졌다. 변속기 하단의 다이얼은 주행 도로에 따라 다이얼을 돌리고 눌러서 주행 모드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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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푹신함보다는 단단함 쪽에 조금 더 치우쳐 있지만, 막상 앉아보면 편안함이 먼저 느껴진다. 형상만으로 보면 그럴 것 같지 않은데, 주행 시 상체를 잡아주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2열도 에어컨 온도조절 스위치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고, 레그룸에도 여유가 있어 거인이 탑승해도 만족할 정도이다. 트렁크는 평상시에도 615L로 상당히 넓으며, 2열 시트를 접으면 1,665L로 증가한다. 가족이 캠핑을 즐긴다고 해도 여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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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은 다양한 배기량과 출력의 가솔린과 디젤 엔진을 라인업에 마련하고 있는데, 국내에 수입되는 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의 2.0L 디젤 엔진 하나뿐이다. 과거 문제를 일으켰던 디젤 엔진과는 다른 것으로, LNT 방식을 사용했던 과거와는 달리 새 엔진은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방식으로 배출가스를 제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독 ‘SUV=디젤’이라는 공식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승차는 프레스티지 모델로 7단 DSG를 통해 네 바퀴를 구동한다.

 

티구안은 자신이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과거보다는 확실히 감소했지만 소리와 진동은 그대로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끄럽다거나 진동으로 인해 불쾌한 점은 없으며, 만약 실내에서 음악을 틀고 있다면 디젤 엔진의 소리도 잘 느끼기 힘들 것이다. 그만큼 티구안은 딱 맞춰 절제되고 다듬어진 느낌을 전달하고 있으며 그것을 엔진음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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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이 발휘하는 토크를 느껴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아보지만, 그 토크가 체감 상 인상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적절한 토크를 갖춘 가솔린 엔진처럼 유연하게 다가오는데, 그러면서도 느리지는 않다. 강함과 유연함, 그 사이의 영역을 정직하게 걷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그래서인지 안정감은 확실히 느껴진다. 가속이 힘이 빠지는 것은 고속에서 초고속 영역에 도달하기 전 3/5지점인데, 아마도 가족을 태우고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영역일 것이다.

 

그런 밋밋한 느낌은 저속, 중속, 고속을 아우르는 영역에서 골고루 전달된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가속 페달을 밟아 속력을 붙이는 재미도,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시키는 재미도 없다. 그저 페달을 밟는대로 정직하게 반응할 뿐이다. 주행 모드가 일반 모드이기에 재미가 없는 것인가 싶어 스포츠 모드로도 변경해봤지만, 엔진의 소리와 반응이 아주 약간 높아질 뿐이다. 에코 모드로 주행하면 당연히 더 재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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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충격을 정직하게 흡수한다. 도로의 상태는 알 수 있으면서 충격은 흡수하는데, 그 능력 역시 어느 수준에서 딱 제어되고 있는 느낌이다. 즉 승차감 위주의 극단적인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도, 움직임 위주의 단단함을 추구하는 것도 아닌 그 중간 지점을 정확하게 클릭하고 있다. 그런 점 역시 가족을 태우는 SUV로써는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코너링 능력 역시 그렇다. 기본적으로는 약 언더를 지향하지만, 스티어링으로 전달되는 느낌은 기민하지도, 헐렁하지도 않다. 그보다 먼저 느껴지는 것은 차체로부터, 쇼크 업쇼버로부터 스티어링을 잡은 손과 엉덩이로 전달되는 안정감이다. 그래서 코너링에서 불안감도 느껴지지 않지만, 반대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재미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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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운전의 재미라는 것은 ‘밀고 당기기’에서 온다. 코너를 돌아나갈때를 생각해 보면, 스티어링을 조작해 차체가 기울고 쇼크 업쇼버가 눌렸다가 반발하는 지점이 어디인가에 따라 코너링의 재미가 살아난다. 유연한 반응, 단단한 반응이라는 것도 자동차가 ‘이 지점까지 버텨볼 수 있는 것 같으니 여기까지 도전해봐’라는 느낌으로 운전자에게 속삭이고 이 지점을 운전자가 맞추는 과정에서 자동차가 반응을 달리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티구안은 그런 것이 없다. ‘여기까지 와 봐’라고 속삭이기 보다는 ‘나 지금 여기 있어’라고 모든 상황을 정직하게 전달한다. 밀고 당기기가 없으니 어떤 포인트에서도 운전의 재미가 없어진다. 대신 느껴지는 것은 정직함과 단단함, 그것뿐이다. 그래서 신뢰는 확실히 굳힐 수 있다. 운전자가 재미를 찾을 수는 없지만, 가족과 탑승객에게 확실한 안심을 줄 수 있는, 그런 차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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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티구안은 확실히 잘 만든 차라는 것이 느껴진다. 운전의 재미는 없어도 가족을 확실히 챙길 수 있는, 그래서 안심할 수 있는 SUV다. 단단한 외형에 정직한 반응, 독일 자동차 그대로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을 운전자들이 알아냈기에, 그래서 가족들을 위해 선택했기에 티구안은 출시되자마자 그렇게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가족을 위한 교과서적인 SUV, 그것이 티구안의 본질인 것 같다.
 

주요 제원 티구안 2.0 TDI 4Motion
크기
전장×전폭×전고 : 4,485×1,840×1,675mm
휠베이스 : 2,680mm
트렁크 용량 : 615/1,665 리터
공차중량 : 1,675kg

엔진
형식 : 1,968cc 직렬 4기통 TDI
최고출력 (마력/rpm) : 150/3,500~4,000
최대토크 (kg·m/rpm) : 34.7/1,750 - 3,000
연료탱크 용량 : 58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7단 DSG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35/50 R19 (기본형 215/65 R17)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 9.3 초
최고속도 : 200 km/h
복합연비 : 13.1km/L(도심 11.9/고속 14.9)
CO2 배출량 : 146g/km
 
시판 가격
2.0 TDI : 3,860 만원
2.0 TDI 프리미엄 : 4,070 만원
2.0 TDI 프레스티지 : 4,450 만원
2.0 TDI 4모션 : 4,750 만원
 
(작성 일자 2018년 7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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