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2016 기아 K5 하이브리드 시승기 |

기아 K5 하이브리드가 마이너체인지되어 새롭게 출시되었다. 셋팅을 달리해 연비와 성능면에서 소폭 상승한 것이 특징이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의 변화도 눈에 띈다. ‘스포티 하이브리드 세단’을 표방하고 있는 기아 K5 하이브리드를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시승회를 통해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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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이제 익숙해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올해를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만 해도 올해 7월말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의 글로벌 누적 판매 대수가 804만대를 기록하며  800만대를 돌파했다. 작년 9월말 700만대를 돌파한 뒤 약 10개월만에 100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이다. 2014년 판매 실적에서는 토요타가 116만 2천대, 혼다가 27만 9천대, 현대차가 7만 7473대를 판매하며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진검승부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 내수 시장도 상당히 큰 규모로 성장했지만, 자국산 차량 위주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미국 시장이 보다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대체 연료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 시장은 LPG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더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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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2011년 이후 주요 국가의 친환경차 판매대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2013년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서며 하이브리드차가 승용차 시장에서 주류 모델의 하나로 정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경우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상황이며, 최근에는 성장률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하이브리드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량 판매량은 2013년 59만 2천대에서 2015년 7월 28만 9천대 규모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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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이후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이 비교적 빠르게 성장했지만 지난 2013년에는 판매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수입 디젤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최근에는 다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며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은 낮은 상황. 2014년 쏘나타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출시, 올해는 정부의 구매 보조금 지급으로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수년 째 2%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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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외 배기가스 규제를 당설하기 위한 여러 전략 중 하나이다. 저유가가 지속되고 내연기관의 효율성이 점차 좋아지면서 소비자들에게는 굳이 하이브리드 차량을 살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메이커 입장에서는 강화되고 있는 배기가스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차량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유럽은 개별국 차원에서 CO2 배출량이 높은 차량에 대해 세금을 강화하고 있고, 미국은 EV, FCEV와 같은 무공해차의 일정 물량 판매를 의무화하고 있는 실정에서 판매량이 적다고 무작정 손을 뗄 수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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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처음 소개된 K5 하이브리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일부 디자인을 제외하면 거의 동일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2009년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든 기아차는 이후 2011년 K5 하이브리드, 2014년 K7 하이브리드, 그리고 이번 마이너체인지된 K5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기아자동차의 K5에 채용된 것은 병렬형. 시스템의 구성은 2.0리터 엣킨슨 사이클 엔진이 기본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용된 모든 엔진은 익숙한 오토 사이클이 아닌 앳킨슨 사이클로 움직인다. 모든 4행정 오토 사이클은 크랭크샤프트가 두 번 회전할 때 흡입-압축-폭발-배기가 일어나지만 앳킨슨은 이 과정이 한 번 회전할 때 발생한다. 오토 사이클에 비해 연비가 10% 내외로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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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리는 2차 전지인 LG 화학으로부터 공급받는 고전압 배터리팩이 사용된다. 전기 에너지 공급 및 저장장치로 5.3Ah 270V 사양의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이번 K5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이 베터리의 위치를 변경해 트렁크의 용량을 대폭 늘린 것이다. 트렁크 용량은 425리터로 기존모델과 비교해 44리터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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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이번 모델을 통해 소폭 개선되었다. 하이브리드 전용 2.0 GDI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ps), 최대토크 19.3kg.m 성능을 가지고 있다. 기존 모델에 비해 각각 4.0%, 5.5% 향상됐다. 여기에 38kW 고출력 전기모터 또한 기존 대비 8.6% 동력성능이 향상되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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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상의 변화는 있지만 실제 주행에서 체감하는 동력성능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렵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한템포 빨라진 응답성이 느껴진다.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엔진과 전기모터 간의 효율적인 동력 배분에서 오는 유연성이다. 이러한 유연한 변화는 연비향상으로 이어 지고 있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신연비 기준 리터당 17.5㎞. 구연비 기준으로는 리터당 18.2㎞에 해당하는 수치로 기존 K5 하이브리드의 16.8㎞보다 개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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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모델은 확실히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효율성이 크게 좌지우지 된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시내 주행에서 가속패달을 살살 달래듯 운전하면, 계기판의 베터리 충전 게이지는 에코와 차지(CHARGE) 영역을 번갈아 가리키며 연비를 높여 간다. 하지만, 이내 가속패달에 힘을 실으면 파워모드로 전환되며 엔진과 전기모터이 서로 힘을 더해 속도를 더한다. 그만큼 트립컴퓨터의 평균 연비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더 급격히 줄어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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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역시 고속주행보다는 시내에서의 저속주행에 적합하다. EV모드 만으로 주행이 가능한 만큼 EV모드를 적극 활용한 주행이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정체가 심한 도심 주행에서는 연료소비가 크게 줄어든다. 역으로 가솔린 엔진이 대부분 작동되는 고속도로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운전자의 사용 조건에 따라 연비성능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현대기아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런 차량의 성격을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데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소비자들에게 이런 특성 또한 충분히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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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액티브 에어플랩(AAF: Active Air Flap) 또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다. 엔진 냉각수 온도, 차량 속도, 공조 작동 상황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에 위치한 에어 플랩이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이는 장치다. 체감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닐뿐더러 어디까지나 연비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파워트레인의 성능 개선이겠지만 이러한 부분을 통해 단 0.1%의 연비향상이라도 끌어 올리려는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후면 범퍼 디자인을 슬림하게 개선했고, 전면부 에어커튼도 새로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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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변화는 없지만 실내에서눈에 띄는 부분은 계기판 디자인. 이전 모델에 비해 시인성이 좋아지고 있다. RPM게이지가 없고 그 자리에는 동력 전환이 표시되는 게이지, 베터리 충전량이 표시되는 게이지 가 위치해 있다. 새로운 K5 하이브리드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도 추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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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보급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직 기존 자동차와의 경제성 경쟁에서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자동차 업계와 관련 컨설팅 업체들은 2020년에는 친환경차가 신차 판매시장의 10 ~ 20%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연비개선, 배출가스저감 등 기존 내연기관차의 성능이 발달한 반면, 친환경차의 경제성은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 대중화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과 판매 프로모션만으로는 일시적인 판매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확신을 얻기엔 부족하다. 좀 더 구체적인 시장 조사와 소비자 마인드 조사를 통해 철저한 시장 개척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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