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IS200t F Sport


3세대 렉서스 IS는 ‘렉서스는 뻔한 차만 만든다’는 고정관념을 바꿨던 모델이다. 운전재미를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출력에 대한 목마름. 북미사양은 3.5리터 엔진이 탑재되지만 국내서는 2.5리터 자연흡기 모델만 판매됐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새로운 카드가 나왔으니 바로 IS200t다. 2.0 터보 엔진은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면서 성능은 3.0리터급 이상, 연비를 2.0리터급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이 엔진은 NX200t에 먼저 탑재된 바 있으며 우리팀에서도 상당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컴팩트 세단 IS로의 이식을 주목해 왔었다. IS200t가 과연 기대 만큼의 능력을 보여줄까?

파워트레인 변경 모델이기 때문에 실내외 구성은 동일하다. 여전히 공격적인 스타일이 부각되고 있다. 이제 렉서스의 스타일에 익숙해진 터라 거대한 스핀들 그릴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 참고로 내년 출시될 4세대 RX은 보다 큰 그릴 사이즈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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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모델은 F Sport 트림이다. 전용 그릴과 날렵한 범퍼 등으로 스포티함을 한층 더 부각시킨다. 실내에는 전용 시트와 스티어링휠, 기어레버, 페달 등이 갖춰진다. LFA에서 가져온 계기판은 독창적이면서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는데 도움을 준다. 터보엔진이 탑재된 만큼 부스트 게이지도 추가됐다.

IS라인업은 총 4가지로 구성된다. 테스트 모델인 F Sport는 스포티한 성격의 트림이다. 가장 고가의 트림은 이그제큐티브 모델로, F Sport에 없는 bi-LED 헤드램프, 마크레빈슨 15개 스피커, 파워 윈도우 선셰이드 등 구성이 더해진다.

트림별 세부 옵션 사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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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팀의 추천트림은 슈프림이다. 스피커와 전동 선쉐이드, LED 라이트만 제외하면 사실상 풀옵션 모델이다. 다른 트림 대비 가격대비 가치가 높다. 때문에 추천 트림이 된다.

IS200t에서 주목할 것은 파워트레인이다. 토요타 렉서스가 새롭게 개발한 이 엔진은 렉서스 NX를 시작으로 IS, GS, RX, 일본 내수시장용 고급형 모델인 토요타 크라운에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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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이름이 독특하다. ESTEC D-4ST(Economy with Superior Thermal Efficient Combustion Direct injection 4-stroke with Turbo)라는 아주 긴 이름을 사용한다. 해석해보면 ‘효율성과 뛰어난 열효율을 갖춘 직분사 4행정 터보엔진’을 뜻한다. 특정 기술에 대단히 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일본 브랜드만의 특징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엔진은 보어x스트로크가 모두 86mm로 구성된다. 즉, 스퀘어 타입이다. 토크 생성과 함께 회전질감에 이점이 있는 구조다. 열 효율은 36% 수준. 얼마 전 토요타가 공개한 4세대 프리우스의 엔진의 열효율이 40%라는 점에 비추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성능지향 엔진임을 생각했을 때는 상당한 수준이 된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포트분사와 직분사를 오가는 기술도 더했다. 쉽게 MPI와 GDI 방식을 주행 상황에 맞춰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된다. 또 있다. 분사를 가변적으로 하는 것에 이어 엔진의 행정도 변환된다. 일반적인 엔진 사이클(오토 사이클)과 효율 중심의 엣킨슨 사이클 사이서 변화도 가능하다. 저출력 저회전 상황은 앳킨슨 사이클을, 고회전 고출력 상황은 오토 사이클을 사용한다.

말은 쉽지만 연료, 점화시기, 밸브 타이밍, 효율, 출력 등 엔진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제어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기술이다. 토요타가 이 엔진에 어느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터보차저도 주목할만하다. 구조적으로는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트윈-스크롤 방식이다. 하지만 이 터보차저를 토요타 렉서스가 직접 개발했다. 그만큼 내구에 공을 들이면서 엔진에 최적화를 시키고자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최대 부스트 압력은 1.17바, 최대 회전수는 18만rpm이다.

터보엔진 특유의 지연현상을 감소시키기 위해 배기 매니폴드와 터보차저를 일체형으로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단조 크랭크 샤프트와 수냉식 인터쿨러를 사용한 것도 내구성에 도움이 된다.

IS와 새로운 엔진에 대해 살펴봤으니 본격적으로 주행 테스트에 나서보자.

시동을 걸어도 실내서는 잔잔한 음색만 확인 된다. 특별히 고성능을 연상시키지는 않는다. 렉서스답게 터보엔진도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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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숙성에서는 기존 IS250의 엔진이 앞서긴 한다. 아이들시 IS250 F Sport가 35.5dBA을 기록한 반면 IS200t F Sport는 39dBA로 측정됐다. 시속 80km로 주행하는 환경서 IS250이 57.5dBA를 보였는데 IS200t는 60dBA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과거 IS250이 조용했던 것이지 IS200t의 정숙성도 수준급에 속한다.

하지만 사운드 측면에서는 다소 심심해 보이기도 한다. 기존모델에 적용됐던 사운드 크리에이터가 빠졌기 때문이다. 렉서스의 사운드 크리에이터는 흡기 부위에 기구를 추가해 실내로의 엔진 사운드 유입을 부각시키는 방식이다.

사운드는 심심한 느낌이지만 차량이 달려 나갈 때의 느낌서 기존 모델 대비 차이가 크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 느껴지는 토크감이 특히 변화의 중심에 선다. 제원상 출력은 245마력, 토크는 35.7kg.m에 이른다. 컴팩트 SUV인 NX200t의 238마력보다 소폭 향상된 수치다.

IS200t는 이런 성능을 한번에 쏟아내지 않고 마치 자연흡기 엔진처럼 부드럽게 출력을 전개시킨 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회전 영역에서는 토크 하락이 발생하지만 이는 배기량의 한계다. 반면 마력이 일정하게 성능을 이끌어 주는 타입이라 고속영역서도 꾸준한 속도 상승이 이뤄진다.

부드러운 엔진회전 질감을 보여주는 터보엔진이지만 고급스러운 감각도 충분히 전한다. 캐딜락의 2.0리터 터보 엔진 역시 6기통 부럽지 않은 4기통 엔진이라고 칭찬했었다. 하지만 렉서스의 엔진은 캐딜락의 것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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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 출력을 측정해봤다. 측정결과는 199마력 32.1kg.m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손실률은 18.7%와 9.8%였다.

참고로 테스트 모델에는 일반유가 주유된 상태였다. IS200t는 프리미엄 휘발유가 기본이다. 일반유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준 것이다. 분명 일반유 사용 환경에서도 타사 모델 대비 좋은 성능이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일반유를 사용한 2.0터보엔진의 캐딜락 ATS는 173마력, 최대토크 24.9Kg.m를 보여준 바 있다. 본래 출력은 272마력, 토크 36Kg.m를 가진 바 있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도 측정했다. 결과는 8.05초였다. 프미리엄 휘발유를 사용하면 제조사가 제시하는 7초 초~중반대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IS200t의 제원상 기록은 7.0초다. 재미난 것은 0-100km/h 발진 가속보다 그 이상에서의 가속력이 더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초기 발진 때는 IS250 대비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고속으로의 도약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엔진과 함께 변속기도 달라졌다. 기존 6단에서 8단으로 변경된 것이다. 렉서스측은 SPDS(Sport Direct Shift)라는 이름의 변속기로, RC F에 사용된 것과 같은 사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변속 속도는 자동변속기 그룹 내에서 빠른 편에 속한다. 하지만 동시에 부드러움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BMW의 스포츠 8단 변속기와 같은 날카로운 느낌과 다르다. 주행모드에 따라 변속 속도를 조절하며, Eco 모드에서는 자동으로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거나 락-업을 잘 풀지 않는 등의 똑똑함도 갖췄다.

고속주행 시 느껴지는 안정감도 좋다. 높아진 출력과 토크 덕분에 차량이 달릴 수 있는 속도 영역도 높아졌다. 때문에 고속 안정감이 중요해 지는데 이 부분서 충분한 점수를 주어도 될 것 같다. 분명 초고속 영역서도 불안감은 없었다. 아직 많은 소비자들은 일본차가 독일차의 주행안정감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IS 정도라면 이러한 선입견을 바꿔주기에 충분한 완성도를 가졌다. 또한 렉서스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모델들도 이 부분서 경쟁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파워트레인에 대한 찬사만 늘여놓은 것 같다. 엄밀히 따지면 IS200t는 파워트레인 성능에서 정점을 찍는 모델은 아니다. 경쟁모델인 ATS만 해도 272마력에 40.8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의 반응 속도에서도 ZF제 8단이 빠르다. 하지만 IS200t는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성능을 충분함과 동시에 자연흡기 엔진과 유사한 반응성을 내세운다. 물론 부드러운 회전질감은 덤이다.

아쉬운 부분은 무게다. 차체 강성은 충분하지만 그만큼 무거워지기도 했다. 우리팀이 측정한 IS200t의 중량은 1,692kg였다. BMW 320i의 경우 1,521kg을, 캐딜락 ATS는 1,582kg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동급 경쟁모델보다 100kg 이상 무겁다는 점은 역시나 IS200t의 짐이 된다.

제동성능은 무난했다. 시속 100km 주행 중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이동한 거리는 39.88m 였다. 타이어의 성능이 좋았더라면 조금 더 짧은 거리를 기록했을 것이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투란자 EL400이다. 내구 중심의 환경에서 이점이 큰 모델이다. 제동테스트를 진행했을 당시 타이어의 미끌림이 소폭 크게 느껴졌기 때문에 동사의 포텐자 라인으로 변경되면 더 빠르게 정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와인딩 주행테스트에서는 IS200t의 매력이 한층 부각됐다. 특히 코너링 때의 만족감이 높았다. 서스펜션 등 각 부속간 셋업이 매우 잘되어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기존 IS250 F Sport는 하체가 엔진 성능을 이기는 모습이었다. 조금은 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IS200t F Sport는 매우 좋은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었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높아진 토크를 받아주기에도 충분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완벽한 수준의 밸런스라 평하고 싶다.

코너링 때 발생하는 바디 롤에 대한 방어능력도 충분하다. 더불어 노면에서 발생한 충격도 잘 걸러낸다. 단순히 승차감만 따지자면 단단하다 느낄 수 있지만 질감적인 부분서 아쉬움이 없다.

핸들링 역시 좋다.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컴팩트 스포츠 세단으로써 상당히 감각적인 수준의 핸들링 능력을 보여준다. 스티어링휠 조작에 따른 차량의 거동도 안정적이며 빠르다. 물론 주행 모드 설정에 따라 스티어링휠의 답력도 달라진다.

하지만 코너링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타이어의 그립 한계가 빠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투란자 EL400 성격 자체가 와인딩이나 서킷을 도는데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용도로써 적당히 속도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줄 것이다. 하지만 차량의 한계를 조금 더 끌어내고 싶다면 동사의 포텐자 S001 타이어를 추천한다.

IS200t에는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가 장착됐다. 이러한 변화가 IS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디젤 중심의 시장에서 IS200t는 보다 독보적인 매력을 갖게 됐다. 앞으로 출시될 다양한 200t 모델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졌다.

우리팀은 테스트가 끝난 이후 차량의 상품성과 경쟁력, 장점, 단점 등에 대한 논의를 한다. 보통 장점보다 단점에 대한 논의가 더 길어진다. 하지만 IS200t 테스트 이후엔 한가지 의견으로 통일됐다. 스포티하다? 빠르다? 이런 얘기가 아니었다. ‘차를 아주 잘 만들었다.’는 것이다. 좋고 나쁨을 떠나 잘 만들었다는 것. 이것이 IS200t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또한 이번 테스트 이후 IS200t를 구매 리스트에 넣은 패널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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