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218d 액티브 투어러, 기대 이상의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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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밥 먹여 주진 않는다. 오히려 금기시했던 일에 도전할때, 새로운 먹거리가 보인다. 영원할 것 같았던 메르세데스-벤츠의 콧대는 BMW에게 꺾였다. 이어 아우디도 그 위를 밟고 지나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안주했다. BMW는 2005년 메르세데스-벤츠를 앞선 이후 10년 연속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정상에 오른 BMW는 멈춰있지 않았다.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그동안 경쟁 브랜드의 전륜구동 모델을 대놓고 조롱했던 BMW가 전륜구동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자신들이 수십년간 지켜온 정체성을 버리긴 쉽지 않았을터. 하지만 BMW는 지난간 수십년이 아닌, 앞으로의 수십년에 더 무게를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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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PV의 역할에 충실

개발 초기부터 전륜구동을 확정한 건 아니다. BMW의 첫 구상은 기존 소비층이 아닌 새로운 소비자를 위한 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세단이나 SUV는 차별성을 내기 어려웠다. 이에 아예 시도하지 않았던 MPV에 도전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실내 공간 확보가 최우선이었고, 엔진을 세로로 배치하던 기존 BMW와 달리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는 엔진을 가로로 배치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전륜구동 모델로 틀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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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의 실내 디자인을 맡은 줄리앙플로어(Julian Flohr)는 지난해 이 차가 최초로 공개됐던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 “크기는 1시리즈와 비슷하지만 뒷좌석의 레그룸은 7시리즈와 비슷하고, 트렁크 공간은 X3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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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을 최대한 앞으로 당겼다. 뒷좌석 시트는 유동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최대 130mm까지 앞뒤로 조절할 수 있다. MPV 실루엣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디자인으로 여유로운 머리 공간까지 확보했다. 기본적인 트렁크 공간은 468리터며 뒷좌석을 접으면 1510리터로 늘어난다. 단순히 넓은 것만 아니라 다기능 트레이가 내장돼 공간 구성이 탁월하고, 컴포트 엑세스 및 전동식 시스템이 탑재돼 편의성도 높다. SUV보다 전고가 낮아 짐을 싣기도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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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의 디자인은 철저하게 기능에 충실했다. 다른 BMW처럼 세부적으로 멋을 냈지만, 형태가 가진 한계성도 드러낸다. 새로운 소비자들 위한 차인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이 맞겠다. 기존 BMW 세단이나 SUV와는 다르지만, 반대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MPV와 비교하면 BMW의 철학이 잘 담겨 있음 알 수 있다. 옆모습의 비율과 과감하게 그어진 선 등은 MPV 치고는 무척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 성능에 대한 의심은 시간낭비

BMW 브랜드 최초의 전륜구동 모델이지만, BMW는 이미 미니를 통해 전륜구동에 대한 많은 기술력을 축적했다. 그러기에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는 미니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미니와 기술적인 면을 일부 공유하지만, BMW는 미니가 아닌 BMW의 색을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특히 가속, 핸들링, 소리 등은 기존 BMW와 크게 다르지 않아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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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3.7kg.m의 힘을 내는 2.0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된 218d. BMW의 새로운 모듈러 엔진은 하나의 최적화된 실린더를 기반으로 가솔린과 디젤을 구분하지 않고 기통수도 쉽게 확장할 수 있다.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도 모듈러 엔진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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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에 대한 의심은 접는게 좋다. BMW는 BMW다. 꼼수란 없다. 경쾌함을 꽤 오랫동안 유지한다. 차체의 무게도 가볍고, 기어비도 촘촘해 엔진 힘이 끊김없이 앞바퀴로 전달된다. 전륜이든 후륜이든 BMW의 스티어링은 명확하다. 적당한 무게감도 신뢰감을 높인다. 

고속 안정성은 단연 돋보인다. 특히 이런 장르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안정감을 갖고 있다. 스티어링 감각이나 핸들링보다 오히려 고속으로 달릴때 ‘BMW구나’라는 생각이 확실히 든다. 

# 전류구동 BMW가 어색하지 않는 이유

신형 미니와 달리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단 기존 BMW와 달리 독일 ZF의 것이 아니라 일본 아이신의 것을 쓴다. 미니의 6단 자동변속기도 아이신의 제품이다. 토크컨버터 방식이지만 아이신의 자동변속기도 수동변속기보다 가속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가 내놓은 0-100km/h의 시간이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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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제조업체는 다르지만 변속의 반응이나 직결감, 변속 후 힘을 연계하는 과정 모두 매끄럽다. 시속 100km로 달릴때 엔진회전수는 1500rpm 부근에서 머문다. 하지만 기계식 변속기의 조작감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기존 미니의 것을 디자인만 달리한 것 같다. 전자식 변속기 조작의 묘한 중독성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

앞바퀴로 굴리든 뒷바퀴로 굴리든, 어쨌든 도로 위에선 네바퀴가 모두 돌아가고, 바퀴를 지탱하는 서스펜션이나 바퀴가 달려있는 차체 등도 주행성능이나 감각에 큰 영향을 끼친다. BMW 특유의 서스펜션 성격도 여전하다. 요철이나 도로 이음새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최근 BMW 세단과 어느 정도의 부드러움을 갖고 있지만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는 그 부드러움이 본격화됐다. 그렇다고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방지턱을 넘어도 재빨리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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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소한 BMW가 쏟아진다

BMW의 새로운 시도는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이달 스위스에서 열렸던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7인승 모델인 2시리즈 그란 투어러가 공개됐다. 또 앞으로 BMW는 전륜구동 모델의 비율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1시리즈나 X1 등도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와 플랫폼을 공유하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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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는 BMW가 처음 도전하는 세그먼트기 때문에 눈에는 어색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본질에 충실하다. 공간의 여유로움과 실용성, BMW 특유의 주행감각과 성능 등은 기존의 MPV를 뛰어넘는다. 생각해보면 BMW GT도 처음 등장했을 땐, 뚱뚱한 몸매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BMW의 판매를 견인하는 효자가 됐다. 

이제 칼자루는 소비자들에게 넘어갔다. 좋은 차라고 무조건 잘 팔리는 것도 아니다. BMW의 새로운 시도를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됐냐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도 BMW라면 믿음이 가지 않을까 싶다.

* 장점

1. 공간의 넉넉함과 활용성은 동급 최고 수준.

2. BMW는 성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3. 실내 디자인이 새롭다. 마감이나 소재로 우수하다.

* 단점

1. BMW가 만들어서 파격일 뿐, 큰 혁신은 없다.

2. 가격을 낮추기 위해 국내 모델에는 다양한 옵션이 빠졌다.

3. X1과의 차별성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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