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 | 뷰익 엑셀 중국 시승기 |

중국의 엑셀은 GM 대우 라세티에 뷰익 디자인을 입힌 차라고 할 수 있다. 오래된 모델이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몇 번 경험한 중국 브랜드의 차에 비해 월등한 주행 품질을 갖고 있다. 1.6리터 엔진의 동력 성능도 괜찮고, 4단 자동변속기는 의외로 변속 충격이 적다. 구형 엑셀이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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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GM은 중국의 SAIC와 GM의 주력 합작사이다. SAIC와 GM의 볼륨을 키운 일등 공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판매하는 회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순위가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보통은 상하이 폭스바겐, SAIC-GM-울링, 상하이 GM, FAW 폭스바겐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 4개 회사가 작년에도 1~4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FAW 폭스바겐, 상하이 폭스바겐, 상하이 GM, SAIC-GM-울링 순이다.


상하이 GM의 성장세는 대단하다. GM, SAIC의 성장과 정확히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2013년에는 2015년 연 150만대가 목표라고 발표한바 있다. 하지만 작년에 172만대 이상을 팔았다.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올해는 200만대를 목표로 하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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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GM은 2012년 6월에 누적 생산이 600만대를 넘었다. 500만대 이후 9개월 만에 100만대가 추가로 생산된 것이다. 그리고 작년 12월에는 누적 생산이 1,000만대를 돌파했다. 1997년 설립된 이후 17년 만이며 갈수록 페이스가 빨라지고 있다. 상하이 GM의 누적 판매가 100만대를 돌파한 시점은 설립 후 8년이 지나서였다. 상하이 GM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승용차의 연간 판매가 100만대를 넘은 회사다. 그리고 중국 회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4G LTE 서비스도 도입했다.


상하이 GM은 줄곧 판매 1, 2위를 다투어 왔다. 본격적인 도약은 2002년 말에 출시된 뷰익 리갈이며, 이듬해에 엑셀이 나오면서 볼륨이 크게 커졌다. 판매가 늘어나면서 생산도 계속해서 늘리는 중이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공장은 올해 2월에 오픈한 우한 공장이다. 우한 공장은 연 24만대 규모이며, 첫 생산 모델이 뷰익 엑셀이다. 이곳에서는 소형 엔진도 생산한다. 우한은 상하이와 라이오닝, 산동에 이은 상하이 GM의 4번째 생산 기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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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GM의 주력 브랜드는 뷰익이다. 뷰익이 쉐보레보다 더 많이 팔린다. 이중 뷰익의 주력 모델은 엑셀이다. 오랜 기간 잘 팔리고 있는 효자 차종이다. 뷰익 엑셀은 2003년 4월 출시 이후 2012년 말까지 누적 판매가 180만대를 넘었다. 뷰익 엑셀은 대우 라세티(J200)가 베이스 모델이고, 꾸준하게 잘 팔린다. 2003년에는 해치백 HRV, 2005년에는 왜건 버전도 나왔었다. 지금은 세단 버전만 나온다.


GM은 라세티로 톡톡히 뽑아먹고 있다. SAIC-GM-울링의 바오준 630이 뷰익 엑셀과 형제차다. 오랜된 모델이지만 여전히 잘 팔린다. 재작년과 작년 모두 연간 판매가 29만대를 넘겼다. 신형이 나왔지만 단종할 이유가 없다. 상하이 GM은 2012년에 구형 엑셀의 단종을 고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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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과 신형 엑셀은 플랫폼이 다른 차다. 신형 엑셀은 4세대 오펠 아스트라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최신 모델이다. 신형의 경우 해치백은 XT, 세단은 GT로 팔린다. 구형 엑셀도 업데이트가 없진 않다. 2013년형부터 파워트레인을 바꿨다. 엔진은 1.6리터에서 1.5리터로 바뀌는 한편 자동변속기는 4단에서 6단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EXTERIOR & INTERIOR


스타일링은 전형적인 뷰익이다. 엑셀의 가장 큰 메리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엑셀은 신형 엑셀과 플랫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에 반해 스타일링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외관만 보면 구형이라는 느낌이 별로 없다. 신형이 더 세련된 디자인이긴 하지만 구형 엑셀의 스타일링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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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반적인 디테일은 밋밋하다.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은 미국 시장 위주로 팔리는 소형차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 디자인을 최대한 간소하게 한 느낌이다. 엑셀의 차체 사이즈는 4,515×1,725×1,445mm, 휠베이스는 2,600mm이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준중형급에 해당하는 차체 사이즈이다. 전장에 비해 휠베이스는 짧은 편이다.
타이어는 지티 윙그로가 달렸다. 지티는 중국에서 자주 보는 타이어 브랜드다. 지티 타이어의 본사는 싱가폴에 있고 1993년부터 중국 생산을 시작했다. 첫 중국 공장이 안휘성이었다. 타이어 사이즈는 185/65R/1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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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아주 간단한 디자인이다. 외관보다는 구형의 티가 난다. 그렇다고 디자인이 아주 오래된 것은 아니다. 구형이고 신형 엑셀보다 낮은 가격을 감안하면 충분히 통할만 한 디자인이다. 대시보드를 이루는 플라스틱은 엄청나게 딱딱하다.


최하 트림이라서 보통 내비게이션이 있는 자리에는 수납함이 있다. 수납함의 공간이나 위치는 쓸 만하다. 반면 열고 닫을 때는 뻑뻑한 게 흠이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버튼의 작동감이 부드럽지 않다. 이는 다른 버튼들도 마찬가지다. 오디오나 공조장치 다이얼의 작동 질감이 좋지 않다. 중국이니까 통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팔린다고 가정하면 결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뷰익 엑셀의 중국 내 가격은 1,900만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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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원하는 자세를 찾기 힘들다. 어떻게 해도 자세가 안 나온다. 자세를 찾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국 원하는 자세를 찾지 못했다. 시트 포지션은 평균적인 수준이고, (질감은 나쁘지만)가죽도 덮여 있다. 이정도 질의 가죽이라면 차라리 직물이 나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시트 쿠션은 앞뒤의 높이가 따로 조절된다. 버튼이 너무 뻑뻑해서 조절이 힘든 게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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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의 실내에서 가장 구형 티가 많이 나는 부분은 계기판이다. 눈금이나 바늘의 디자인이 영 아니다. 트립 컴퓨터는 없고 디지털 적산 거리계만 있다. 스티어링 휠은 4스포크 디자인이고, 스포크에는 경적 버튼만 있다. 위아래 조절 폭도 크지 않다.


2열 공간은 생각보다 넉넉하다. 앉으면 무릎과 1열 시트 사이의 공간이 약간 남는다. 트렁크와 함께 2열 공간도 뷰익 엑셀의 경쟁력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트렁크 용량은 405리터로 큰 편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1.6리터 가솔린이고 변속기는 4단 자동이다. 2013년 초까지는 1.6리터 엔진이 쓰였다. 이 1.6리터 엔진은 트윈 텍이라는 이름이며 110마력의 최고 출력을 낸다. 이번에 빌린 렌터카는 2013년 2월에 등록된 모델이고, 5만 3,000km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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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주행과 관련된 상태는 좋지 않다. 시동 소리부터 좀 다르다. 시동을 켜면 마치 엔진이 텅 빈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진동도 오래된 디젤차만큼 많다. 하체의 방음도 전무하다시피하다. 속도가 낮은 상태에서도 노면 소음이 많이 올라온다. 그러니까 소리나 진동과 관련해서는 아예 생각을 안 하는 편이 낫다. 주행할 때 발생하는 잡소리도 엄청나게 많고 바람소리도 크다.


진동은 달릴 때도 많다. 이건 아마 휠 정열이나 밸런스가 안 맞아서 그렇겠지만, 100km/h을 넘어가면 진동이 점점 커진다. 고속으로 달리면 운전대가 떨어서 매우 불안할 정도다. 그리고 높은 속도에서는 직진성도 떨어진다. 차의 상태만 좋다면 고속 안정성이 이정도로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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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차의 상태가 좋지 않지만, 타고 다닐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지난달에 잠시 타봤던 JAC 리파인 S3를 생각하면 비교할 수 없이 좋다. 차의 기본적인 성능이 잘 갖춰져 있다. 예를 들어 운전대와 가속의 감각이 자연스럽고, 특히 브레이크가 그렇다. 보편적인 감각에 맞춰져 있다. 최신 모델인 S3보다 10년도 전에 설계된 뷰익 엑셀이 훨씬 차 같다. 단순히 차 같은 정도가 아니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인 지리 엠그란드 EC7보다도 낫다. 뷰익의 구형 엑셀이 여전히 잘 팔리는 이유가 있다. 디자인도 중국 취향으로 좋지만 주행 성능에 있어서도 큰 강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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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차도 잘 나간다. 사실 동력 성능에서는 별 기대가 없었는데, 가속 성능이 생각보다 괜찮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라세티 1.8과 최소 비슷한 느낌이다. 가속 페달의 초기 반응이 빠르고, 가속 할 때는 두툼한 토크가 차를 밀어준다. 0→100km/h 가속 시간은 12초 정도 된다.

 


고회전에서 조금 힘이 빠지긴 하지만 엔진 자체의 성능은 만족할 만하다. 저회전 토크가 좋고 비교적 일정하게 힘이 나온다. 4단이기 때문에 기어비의 간격은 넓다. 1~3단의 최고 속도는 60, 120, 180km/h이고 여기까지는 꾸준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4단에서의 가속력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4단이다 보니 아쉬운 점은 있다. 간격이 넓어서 시프트 다운이 될 법한 상황에서도 기어가 내려가지 않는다. 기어를 내리기 위해서는 가속 페달을 좀 더 많이 밟아야 한다. 그리고 오래되고 관리가 안 된 차임에도 불구하고 변속 충격이 별로 없는 게 의외다. 뷰익 엑셀의 4단 자동은 따로 수동 모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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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익 엑셀은 생각보다 차의 경쟁력이 있다. 특히 타봤던 몇몇 중국 브랜드의 차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뷰익 엑셀은 중국 GM의 성장 동력이었고, 지금도 주력 모델이다. 성숙된 시장에서는 사라진지 오래됐지만, 중국에서는 당분간 단종될 일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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