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준중형 SUV 시장 탈환을 노리는..코란도 1.5 가솔린

코란도 가솔린


파주=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그야말로 SUV 열풍이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SUV의 인기가 거침이 없다. 소형 SUV부터 대형 SUV까지 세그먼트를 가리지 않고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국내 기준 준중형 SUV 시장은 이런 인기 속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한 모습이다.

국산 준중형 SUV는 현대차의 투싼, 기아차의 스포티지, 쉐보레의 이쿼녹스, 쌍용차의 코란도 등이 존재한다. 르노삼성의 QM6가 준중형과 중형 사이에서 나름의 포지션을 잡고 있는 걸 감안하더라도 소형 SUV와 중형, 대형 SUV 대비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투싼은 빠르면 내년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다. 스포티지 또한 출시 4년차에 접어들어 판매량에서 반전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태다. 쉐보레의 이쿼녹스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준중형 SUV 가운데 가장 최근 출시된 코란도는 출시 당시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의 성공에 힘입어 쌍용차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차량으로 높은 기대감을 갖게 했다.

코란도 가솔린


그러나 1.6리터 디젤엔진 사양의 단일 파워트레인과 기타 상품성 등을 이유로 기대감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과 7월 판매량을 보면 각각 1114대, 1020대로 지난 2월 공개가 된 신차로서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에 쌍용차는 티볼리 부분변경을 통해 선보인 신규 1.5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코란도에 투입해 반전의 기회를 엿본다.

■ 티볼리의 완성도를 이어가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코란도의 디자인을 두고 갑론을박을 진행 중이다. 커진 티볼리라는 의견과 쌍용차의 새로운 패밀리룩이라는 의견 양측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코란도 가솔린


이미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르노삼성, 쉐보레까지 패밀리룩을 사용하고 있지만 쌍용차만큼은 아직까지 패밀리룩을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티볼리의 디자인 호평과 성공에 힘입어 코란도까지 이어진 새로운 쌍용차의 패밀리룩은 앞으로 출시 될 다른 쌍용차에도 점차 확대 적용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있을 수 있지만 패밀리룩을 통해 제조사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패밀리룩은 반드시 정착시켜야 할 쌍용차의 숙제라고 생각된다.

코란도 가솔린


가솔린 코란도의 디자인은 앞서 출시된 디젤모델과 99% 동일하다. 측면 휀더부분에 부착된 가솔린 터보엔진을 암시하는 레터링을 제외한다면 외관에서 차이점을 발견하기란 불가능하다.

전면부는 그릴부터 헤드램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 디자인과 차체를 넓어 보이게 하는 크롬으로 감싼 가로줄의 장식까지 디젤모델과 동일하다.

코란도 가솔린


인테리여 역시 기존 디젤 버전과 동일하다. 가솔린으로 변경되면서 엔진 회전수가 늘어났다는 점을 제외하면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꾸며진 실내 역시 동일하다. 반짝이는 하이글로시 소재를 활용한 고급스러운 감각도 더했다.

다만, 사용시 지문 등에 의해 쉽게 얼룩이 남는다는 점은 관리의 편리성에서는 다소 아쉬운 선택이다. 코란도 가솔린은 패밀리 SUV를 앞세운 동급모델 중 가장 넓은 2열공간을 자랑한다. 보통의 성인 4명이 앉아도 무릎공간과 머리공간에서 큰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다.

최근 국내 가족 구성원이 3인 이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패밀리 SUV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한 수준이다. 적재공간도 큰 사이즈의 유모차를 집어넣고도 공간이 일부 남는만큼 신혼부부 혹은 어린자녀를 둔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생각이다.

코란도 가솔린


■ 가솔린 엔진은 반전을 이뤄낼까?

“SUV는 디젤이지”. 여전히 국내시장에서 SUV는 디젤엔진이 주도하고 있다. 친환경·배출가스 저감 등을 외쳐보지만 실제 내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유류비 앞에서는 선뜻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연간 주행거리가 길지 않은 소비자, 가까운 단거리 위주의 주행패턴을 가진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점차 가솔린 모델의 선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코란도 가솔린


실제 준중형 SUV기준 지난 2016년에는 디젤과 가솔린 엔진의 판매량이 11만 2179대, 3326대로 디젤의 판매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가솔린 모델의 연비가 높아지면서 지난 2018년 기준 준중형 가솔린 SUV의 판매는 1만 860대까지 껑충 뛰어 올랐다.

쌍용차는 올해 가솔린 SUV의 판매량을 이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2만 5240대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란도 가솔린 버전의 출시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디젤 대비 높은 정숙성과 낮은 진동대책은 가솔린 엔진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실제 코란도 가솔린 모델은 높은 정숙성을 자랑한다. 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대기중인 상황에서도 디젤모델에서 느껴지던 거친 숨소리도 들을 수 없다. 진동대책도 훌륭하다. 시트와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는 진동도 무척이나 억제된 느낌이다.

티볼리에도 동일하게 장착된 1.5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kgf.m의 힘을 발휘한다. 쌍용차가 새롭게 개발한 1.5리터 터보엔진은 국내 SUV 중 유일하게 제3종 저공해자동차 인증도 획득했다.

이를 통해 도심 혼잡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공항 주차장 등 50~60%의 이용요금 감면 혜택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코란도 가솔린


시내 주행부터 고속도로에 오르는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는 힘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아이신 6단 변속기 반응도 무난하다. 변속 속도 또한 느린 편에 속하지 않다.

하지만 가속페달의 반응에 따른 움직임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듯 싶다. 초기 가속페달의 반응이 생각보다 빠르다. 살짝 발만 얹은 수준으로 조작 했음에도 튀어나갈 듯한 움직임이 반복된다.

경쾌한 가속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지만 선형적인 페달 조작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다소 이질적으로 받아들일 듯 싶다.

빠른 초기 반응과 반대로 깊은 페달 조작에 따른 변화는 미미하다. 초반 가속에 집중한 탓인지 고속영역에서의 가속력은 평범한 수준이다.

매끈한 도로 위 코란도는 꽤 안정적인 주행을 보여준다. 그러나 노면 상황이 불규칙한 도로에서는 생각 이상으로 차체의 움직임이 커진다. 앞서 고속도로에서의 움직임을 생각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방지턱을 비롯한 큰 충격이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아쉬움은 커진다. 정숙성과 진동대책은 우수하지만 이와 다르게 차체의 움직임은 개선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코란도 가솔린


코란도 가솔린에는 반자율주행 장치를 포함한 엑티브 세이프티 기능도 빠짐없이 탑재됐다. 딥컨트롤(Deep Control)으로 불리는 쌍용차의 첨단 차량제어 기술은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위험을 감지하고 사전에 사고예방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엔트리 트림부터 긴급제동보조, 차선유지보조, 앞차 출발 알림, 부주의 경보 등 다양한 시스템이 기본 탑재된다는 점도 최신 소비자들의 트렌드와도 부합해 보인다.

■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승산은 있다.

직접비교는 어렵지만 국내 가솔린 SUV중 소비자들의 높은 인기와 판매량을 자랑하는 모델은 르노삼성의 QM6가 대표적이다. C세그먼트인 준중형 SUV와 중형 SUV 사이에 포진한 QM6는 차체 사이즈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무기로 삼아 현대, 기아차가 잠식한 국내시장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LPG 모델까지 출시해 가솔린, LPG 투 트랙 전략으로 르노삼성의 판매량을 견인 중이다. 코란도의 직접 비교대상인 투싼과 스포티지 등도 가솔린 모델을 판매 중인 상황이지만 판매는 디젤모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쌍용차, 코란도 가솔린


쌍용차는 투싼과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을 비교로 삼고 있지만 높지 않은 판매량 덕에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새로운 경쟁상대를 생각해볼 때이다.

그만큼 가솔린 SUV는 여전히 제한적인 시장이자 아직 개척되지 않은 기회이기도 하다. 틈새시장과도 같은 이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모델이 없는 코란도 가솔린이 QM6의 사례처럼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거란 판단이다.

다소 주춤한 디젤의 판매량을 끌어올릴 쌍용차의 도전에 이제는 소비자들이 응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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