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에서 온 픽업, 쉐보레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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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본토에서 온 픽업 콜로라도(Colorado)가 드디어 출시됐다. 우리나라에 미국 본토에서 직접 수입돼 온 차가 처음 나온 건 아니지만, 정말로 큼지막한 미국의 픽업 트럭을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차의 이름인 콜로라도(Colorado)는 그대로 미국 중서부의 콜로라도 주와 같은 이름이다. 그런데 콜로라도 주에 대해 살펴보니 재미있는 사실이 몇 가지 발견된다. 물론 그걸 의식해서 이름을 지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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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콜로라도 주(Colorado州)는 스페인어 에서 유래한 이름인데, 영어로 하면 ‘colored, 즉 색이 칠해져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게다가 주의 경계 형태가 위선과 경선을 따라 직선으로만 이루어져서 완전한 사각형 이다. 물론 지구의 형태는 3차원 구체이므로 실질적으로 완전한 직선은 아니겠지만 위선과 경선을 직각으로 그은 2차원 평면 지도에서 본다면 완전한 사각형이다. 미국에서 이처럼 완전히 사각형의 주는 콜로라도 주와 바로 위쪽의 와이오밍(Wyoming) 주 이렇게 둘 뿐이라고 한다. 이런 사실들을 확인하면서 콜로라도 주의 모양과 픽업 트럭 콜로라도의 사각형 적재함이 연관을 가진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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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콜로라도 주는 평균 고도가 높은 산악지형이어서 콜로라도 주의 수도 덴버(Denver) 시의 평균 해발고도가 약 1,600미터(1마일)이라고 한다. 거의 우리나라의 설악산(1,708m) 정도 높이에 도시가 있는 셈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공기가 상대적으로 희박한 이곳에 있는 쿠어스 필드(Coors Field)가 홈런이 잘 나와서 타자에게 유리하다는 명성(?)이 생긴 건지도 모른다. 그런 지리적 특성을 닮은 건지 콜로라도 픽업은 전고가 1,830mm로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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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은 5,415mm이고 축간 거리는 3,258mm이다. 국산 픽업 중에서 제일 큰 렉스턴 칸과 비교해보면 전장 5,405mm에 축간 거리는 3,210mm로 콜로라도는 차체가 10mm 길고 축간거리는 48mm 길다. 물론 이 정도 치수 차이는 육안으로 볼 때는 거의 같은 크기로 보인다. 콜로라도는 동일한 전장과 축간 거리에서 캐빈이 큰 모델과 그렇지 않은 모델이 있어서 적재함 용량이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캐빈이 큰 4도어 모델을 비교했을 때 렉스턴 칸과 콜로라도는 적재함 크기는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실제 차량의 옆 모습을 보면 콜로라도가 훨씬 건장한 인상을 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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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품이 바퀴일 텐데 바퀴 크기를 보면 콜로라도는 255 65R 17 규격의 타이어를 쓴다. 렉스턴 칸은 255 50R 20이어서 접지면 폭은 255mm로 동일하고 바퀴의 전체 지름도 두 차량 모두 760mm로 동일하지만, 휠은 렉스턴 칸이 20인치까지 있어서 더 크다. 그런데 여기에서 콜로라도의 휠 아치는 사각형 형태라는 점이 차이가 난다. 게다가 바퀴와 휠 아치 사이를 내부가 훤하게 들여다 보일 정도로 띄워 놓은 데다가, 휠 아치의 플랜지와 플레어 부분을 두툼하게 디자인해서 차체 볼륨을 강조해 놓았다. 물론 이렇게 휠 아치를 크게 띄워놓는 건 기능 상으로나 이미지 상으로나 장단점이 있고, 소비자들 중에는 저런 정도로 떠 있는 휠 아치 간격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휠 아치 볼륨감에 의해 생기는 육중한 존재감은 차체 이미지를 강조해준다. 늘 필자가 하는 말처럼 디자인에는 옳고 그름보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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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실용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센터 페이시아 패널에 벤트 그릴과 모니터가 들어가 있고, 전반적으로 견고한 이미지다. 픽업 트럭 같은 차량들에서는 고급스러움보다는 실용적이고 튼튼한 게 더 중요한 가치임은 당연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렴해 보여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요즈음의 레저 중시의 트렌드에서는 픽업 트럭은 당연히 가족용 차량으로도 쓰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용적이고 품질 좋은 차 라는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콜로라도는 그런 이미지에 들어맞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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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열 좌석이 좁지는 않다. 물론 2열 출입문은 열리는 폭이 넓지는 않지만, 실내 다리 공간은 넓은 것까지는 아니어도 알맞은 편이다. 적재함에 텐트 같은 캠핑 장비를 가득 싣고, 혹은 캠핑 트레일러를 견인해서 가족들이 같이 타고 가는 데에는 충분한 크기의 공간과 실용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적재함 뒤쪽 모서리에 달린 적재함 스텝은 물건을 싣고 내리기에 매우 편리한 구조물이다. 적재함에 올라서거나 내려올 때 요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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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주행성능이 좋은 독일차에 관심이 높은 편이지만, 한편으로 차체가 커야 하고 실내도 넉넉해야 한다는 생각은 미국적인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자동변속기 선택비중도 높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미국식 픽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대 배기량의 휘발유 엔진이라는 점은 부담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날마다 타는 차가 아니라, 주말 레져용 차라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수긍 가능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 우리나라의 소비자들도 다양한 욕구를 자동차를 통해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점일 것이다.

글 / 구상 (자동차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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