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팰리세이드 2.2 디젤 HTRAC


팰리세이드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8년 12월 판매가 시작된 이후 현재(4월 기준)까지 2만 6540대가 팔렸다. 신차 효과가 떨어진 지금, 판매량이 조금 줄었지만 대형 SUV의 수요가 3천 명 이상 된다는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이 판매량은 포터와 싼타페, 그랜저, 아반떼 다음으로 많은 것. 특히 같은 기간 팔린 투싼이 1만 8620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인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형 SUV. 주력 시장인 미국이라면 당연히 가솔린 3.8 모델이 가장 높은 판매 비율을 가질 것. 하지만 국내 시장은 다르다. 대배기량 엔진에 익숙하지 않으며 거부감도 크다. 자동차세, 연료비가 이유가 된다. 이는 팰리세이드의 판매 비율에서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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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팔린 팰리세이드 10대 중 7대 이상이 디젤이었다.

이제 초기 구입 비용을 보자. 디젤이 비싸다. 동일 트림 기준 디젤 엔진을 선택할 때 147만 원을 더 내야 한다. 그럼에도 디젤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팰리세이드 디젤의 매력은?

이전에 다룬 팰리세이드 가솔린과 다른 점은 엔진뿐이다. 디자인은 같다. 커다란 차체와 독특한 모습의 램프, 여전히 존재감이 상당하다. 디젤 모델임을 알리는 전용 배지도 없다. 디젤을 기피하는 추세 때문일까?

실내도 동일하다. 차이점이라면 디젤 모델이기에 계기판의 타코미터 스케일(숫자)에서 차이가 나는 정도? 그래도 테스트 모델은 밝은 색상의 가죽과 원목 느낌을 살린 우드 트림 덕분에 화사한 분위기가 좋았다.

기능성도 같다. 만약 팰리세이드의 기능성이 궁금하다면 우리 팀이 이전에 테스트한 팰리세이드 가솔린 편 시승기를 참고해 주길 바란다.

★ 팰리세이드 3.8 가솔린 시승기 바로 가기

이제 디젤 모델을 구입할 때 추가되는 비용 147만 원의 가치를 따져보자. 대부분 소비자들이 세금과 유류비를 중심에 두고 초기에 웃돈을 주더라도 디젤을 택하기 때문. 이에 얼마나 득이 되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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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실 주행 연비를 적용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 공인 연비를 중심으로 했다. 기본 유지비만 계산했으며, 장기적 고장에 대한 부분은 감안하지 않았다.

위 표에서 보는 것처럼 대배기량 가솔린, 저 배기량(?) 디젤 간에 유지비 차이가 생긴다. 초기 디젤 엔진 구입으로 147만 원을 추가 지불하더라도 세금과 유류비 만으로 1년이면 차액이 보완된다. 이후 시간이 늘어갈수록 디젤 쪽 유지비 혜택이 커진다.

유지비 금액만 따져본다면 디젤이 낫긴 하다. 그렇다면 주행 감각에서 차이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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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건다. 디젤 엔진 특유의 음색이 실내로 스며든다. 디젤차로는 조용하지만 엔진이 내는 구조적 소음 및 진동까지 없앨 수는 없다. 그럼에도 꽤 조용하다.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 39.0dBA 수준. 렉서스 IS200t, 링컨 MKZ 등과 같은 수준의 수치다.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BMW 730d도 유사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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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쟁 모델이자 같은 배기량을 갖는 쌍용 G4 렉스턴이 보인 37.0dBA라는 수치 대비 부족하긴 하다. 의외인데, 현대차가 조금 더 분발해 주면 좋겠다. 여기에 시트에서 미약한 진동도 느껴졌다. 8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팰리세이드 디젤과 G4 렉스턴은 모두 동일한 58.0dBA 수준의 수치를 기록해 냈다.

디젤 엔진의 장착. 그렇다면 무게 변화는 어떨까? 직접 무게를 측정한 결과 2,083kg으로 확인됐다. 가솔린 모델이 1,989kg 수준이었으니 약 94kg 가량 늘어난 무게다. 그래도 프레임 바디 구조의 G4 렉스턴(2,180kg) 보다 100kg 가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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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주행 감각을 보자. 대형 SUV답게 무게감이 느껴진다. 엔진의 저회전 영역에서 생성되는 토크. 덕분에 무게 부담이 조금은 줄어든 느낌이다. 3.0리터 급 엔진을 쓰는 수입 SUV, 3.5리터 급 가솔린 엔진을 쓰는 수입 경쟁차와 비교했을 때 조금 부족함이 있긴 해도 일상생활에서 답답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저배기량 엔진에서 토크를 만드는 과정, 정확히 토크가 순간적으로 만들어질 때 아쉬움이 나타난다. 토크가 부드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순간 확하고 커진다는 얘기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문제가 없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았을 때 순간적으로 토크가 커지면서 차가 가속되기 때문. 하지만 탑승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커지는 토크 변화에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몇몇 이슈들을 잠재우기 위해 저속 토크가 풍부하고 부드럽게 나오는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쓰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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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팰리세이드 디젤의 발진 가속 성능을 보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성능을 확인한 결과 8.95초였다.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싼타페 2.2 디젤이 8.92초를 기록했으니 선방했다. 물론 팰리세이드 가솔린 모델이 기록한 7.78초 대비 부족한 성능이었지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최대 성능을 끌어낼 때는 큰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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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1.39초를 기록했던 G4 렉스턴과 비교하면 가속 성능의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 쉽게 확인된다. G4 렉스턴은 엔진 파워의 부족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무게를 떠나 답답함, 그것이 파워트레인에 대한 갈증을 키웠다. 만약 G4 렉스턴의 소비자가 팰리세이드 디젤을 경험한다면 ‘매우 잘 달린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을 것.

저속에서 두드러지는 토크 기복이 아쉬운 팰리세이드 디젤. 하지만 고속도로에 오르면 상황이 좋아진다. 우선 연비 부분의 경쟁력이 생긴다. 팰리세이드 디젤은 고속도로에서 100km/h 속도로 달릴 때 약 14km/L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G4 렉스턴도 유사 환경에서 14km/L를 전후하는 연비를 보였으니 사실 이 부분의 격차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가솔린 모델 대비 2km/L 이상의 연비 차이를 보였으니 연비 측면에서 디젤의 이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만 같은 엔진을 쓰는 싼타페 디젤(16km/L)보다는 확실히 부족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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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뿐 아니라 고속 크루징 환경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할 때, 직접 페달을 밟아 일정 수준으로 나아갈 때 팰리세이드 디젤은 꾸준히 차체를 밀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고속 승차감 측면에서 조금 더 나은 느낌을 보여줬다. 물론 그 차이가 크지 않지만 조금의 차이, 그것이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엔진 얘기만 했는데, 변속기의 성능이 마음에 들었다. 8단 자동 변속기는 적당한 타이밍, 적정 속도로 변속을 해 나간다. 기어비도 적당했다. 사실 각단으로 이어지는 변속기의 내부 체결 속도만 보면 빠르지는 않다. 하지만 SUV다. 그것도 여러 명이 승차하는 대형급이다. 이를 감안하면 조금의 속도 향상보다 승차감을 높여주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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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승차감이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최근 테스트했던 혼다 파일럿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파일럿의 것이 나았다. 팰리세이드는 깨끗한 노면에서 좋은 느낌을 보였지만 노면이 조금만 거칠어져도 그에 따른 쇼크를 승객에게 전했다. 특히 2~3열 승차감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특히 3열의 승차감이 아쉽다. 물론 3열 승차감이 좋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3열서 좋은 승차감을 내지 못한다. 하지만 경쟁차 보다 조금 떨어진다는 것. 적어도 서스펜션 부분에 숙제가 남아있다. 눈으로 보기엔 좋은 서스펜션일지 몰라도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 아쉬움을 남긴다는 것.

평탄한 노면을 달릴 때는 좋은 승차감이라 느껴지는데, 노면이 조금만 거칠어져도 조금은 신경 쓰이는 충격을 승객에게 전한다고 보면 된다.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 SUV, 미니밴은 운전자를 위한 차가 아니다. 운전자의 비중,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을 위한 편안함이다. 10%의 핸들링 보다 5%의 승차감 향상에 신경 써야 할 장르의 차라는 것. 물론 쉽지 않다. 승객 전원 탑승 환경에 화물 적재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래도 현대차가 2020년형에서는 조금 더 부드러운 2~3열 승차감을 보여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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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부족한 서스펜션이었다. 하지만 차체는 제 역할을 해낸다. 차체 강성이 좋지 못하면 노면에서 만들어진 쇼크를 일정 시간 지속시킨다. 차체 강성이 승차감에도 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반면 팰리세이드는 큰 차체를 가졌음에도 쇼크에 의한 떨림을 지속시키지 않았다. 강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많은 수준의 레이저 용접, 차체용 본드 덕분이리라. 현대차는 LF 쏘나타 이후 차체 강성이 좋아졌다. 당시엔 그저 단단함만 보였는데, 지금은 강성을 확보함에 동시에 탄력성까지 담아내고 있다.

이번에는 제동 능력을 보자. 시속 100km로 달리던 팰리세이드는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38.24m 수준의 제동 거리를 보였다. 38.43m의 가솔린 모델과 거의 동일한 성능이었다. 테스트가 반복되자 제동거리가 점차 늘어났다. 그래도 가솔린 때와 달리 평균 40m의 제동거리를 보여 좋았다. 이는 경쟁 차인 포드 익스플로러 2.3이나 G4 렉스턴의 최단 거리 41m 대보다 좋은 결과다. 참고로 포드 익스플로러는 테스트 도중 문제를 보여 지속성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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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적재 환경을 고려했을 때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후발 주자는 더 많은 것들을 갖춰야 한다. 또한 그것이 기본기에 있다면, 조금 더 신경을 써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제동 능력은 가장 기본적인 안전 기능이다. 타사들 보다 조금 나은이 아닌,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 성능을 보여주면 좋겠다. 지난번 가솔린 때는 지속성 부분에서 조금 아쉬움이 느껴졌는데, 이번 디젤에서는 그런 아쉬움까지는 없었다. 크게 다르지 않은 시스템이기에 컨디션에 따른 차이 정도로 보는 것이 맞겠다.

코너링 성능은 무난하다.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차체 반응도 제법 좋다. 승차감 부분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적어도 핸들링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R-MDPS(랙타입)을 사용한다. 최근 경험했던 C-MDPS(칼럼 타입)도 무난한 경쟁력을 보였던 만큼, 랙 타입이 아닌 칼럼 타입을 사용해도 큰 아쉬움을 모를 것 같다. 정확히 이 차는 대형급 SUV이며 핸들링 보다 다른 요소가 중시되어야 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현대차의 C-MDPS 튜닝 능력이 좋아졌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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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를 쓴다. 20인치 휠에 245mm 급이다. 245mm 급 너비로 2톤의 차체를 잘 지지한다는 점이 좋다. 미쉐린은 젖은 노면 성능을 강조하지만 이번 타이어는 마른 노면 그립도 무난하다. 다만 성능이 크게 좋지는 않았다. 직접 비교가 필요하겠지만 동급의 국산 타이어들도 이 정도의 성능을 내기 때문. 물론 차량의 대외적 이미지를 감안하면 미쉐린 브랜드의 이점을 쓰는 것도 방법이나, 특별한 목적(?)이 없는 이와 같은 대중 차량에서는 무난한 국산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미쉐린이 인정받는 것은 고성능 타이어를 비롯한 특정 영역이다. 항상 모든 타이어 위에 군림하며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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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는 어떤 모델인가? 사실 조금 애매하다. 분명 잘 만들어진 모델이라는 점을 부정하긴 어렵다. 특히나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편의 장비),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만족도로 보면 국내 업계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이다. 다만 이 차가 가야 할 목적지와 약간 다른 느낌이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이 차는 순수 승차감 지향으로 가야 한다. 이 차를 달리기 위해 구입하는 층은 없다. 대부분이 가족을 위해 선택한다. 코너링 일부, 핸들링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승차감을 지켜내야 한다. 자동차 개발함에 있어, 또한 평가하는 데 있어 라이드&핸들링은 중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타협이 필요한 일부 자동차들이 있다. 물론 승차감과 주행성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하나를 택해야 한다. 적어도 이 땅의 아빠들은 가족을 위해 팰리세이드를 구입한다. 그 선택이 최고일 수 있도록 승차감 부분의 튜닝을 적극 요구하고 싶다.

팰리세이드는 국내 시장에서 SUV 역사를 다시 쓴 모델이다. 대형 SUV 시장의 가능성을 보였고, 처음 도전하는 장르에서 현대차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80~90점 정도는 주어질 모델이다. 나머지 점수들을 소소한 것들이 채워 나간다. 우리 팀이 다시 팰리세이드를 만날 때, 그때는 모든 점에서 최고 점수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현대차 연구원들은 많은 업무 속에서 싸우고 있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조금 더 나은 기술을 얻기 위한 노력이다. 그리고 그들이 한국 자동차 역사를 써주고 있다. 그들이 쏟은 시간에 대한 보상, 노력의 결실이 충분하게 나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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