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4트로닉 시승기 |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을 시승했다.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의 짐칸을 더 늘린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 상대가 없는 몇 안 되는 장르에 속한다. 쌍용 브랜드 내에서도 베스트 셀링카인 티볼리보다 우위에 있다. 쌍용자동차의 픽업 트럭의 계보를 이으며 꽃을 피우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칸 4트로닉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자동차시장은 나라마다 그 특성이 많이 다르다. 자동차 종구국인 독일은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C세그먼트 모델이다. 같은 유럽시장이지만 프랑스는 B세그먼트 모델이 주도하고 있다. 크게는 작은 차가 더 잘 팔린다. 작은 차가 더 잘 팔리는 나라로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연간 판매대수 530여만대 중 660cc 배기량의 경차가 200만대 이상 팔린다.

 

그에 비하면 미국은 픽업 트럭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포드 F시리즈가 롱 베스트 셀링카의 자리를 탄탄히 구축하고 있고 쉐보레 실버라도, 닷지 램 등이 상위 그룹에 속해 있다. 유럽에 비하면 큰 차가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그 시장에서 토요타 타쿠마와 닛산 타이탄이 선전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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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 보면 장르상의 차이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크로스오버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있지만 유럽시장은 왜건이 많이 팔리고 일본시장은 미니밴의 수요가 많다. 일본에는 브랜드별로 적게는 세 개에서 많게는 6개의 미니밴을 라인업하고 있을 정도다. 개인 수요보다는 렌터카로서의 용도가 주이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에 비하면 한국시장은 여전히 고가의 럭셔리 세단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대형 세단이 한국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 양산 브랜드에 속하는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베스트 셀러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시장의 모델별 판매대수를 보면 유독 픽업 트럭으로 분류되는 쌍용 렉스턴 스포츠의 수치가 의외로 다가온다. 픽업 트럭은 세계적으로도 미국이 주 무대이다. 태국 등 동남아시장에서 나름대로 판매가 되고 있지만 전 세계 시장 골고루 팔리는 모델은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시장에서 렉스턴 스포츠카 팔리는 것은 1톤 트럭과 SUV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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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렉스턴 스포츠나 현대 포터나 짐을 싣는 오픈 베드가 있다는 점은 같지만 그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현대 포터가 렉스턴 스포츠보다 훨씬 많이 팔리는 것은 아직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자영업자들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렉스턴 스포츠는 더블 캡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적재용량을 우선하는 차는 아니다. 그럼에도 무쏘 스포츠 이래 꾸준히 쌍용자동차의 판매대수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다. 아니 이제는 쌍용자동차를 이끌어 가는 모델이 됐다.

 

코란도 스포츠 시절에는 연간 판매대수가 2만~2만 5,000대 수준이었으나 렉스턴 스포츠로 바뀐 2018년에는 4만 2,000대 가량이 팔렸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를 합한 4만 3,000대와 비슷하다. 2018년 쌍용자동차의 연간 내수 시장 판매대수가 10만 6,202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렉스턴 스포츠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판매대수보다 더 중요한 내용은 렉스턴 스포츠가 쌍용자동차의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모델이라는 점이다.

 

 

Exterior & Interior

렉스턴 스포츠칸은 베이스 모델인 스포츠의 적재 용량을 더 늘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차다. 현대 포터와는 달리 통상적인 세단이나 SUV처럼 자동차 전문가들이 타 보고 시승기를 작성하는 모델에 속한다. 그것은 이 차가 추구하는 바가 전용 화물 트럭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럼에도 조금이나마 용량을 늘려 갈증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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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베드의 길이를 310mm늘린 것이다. 그로 인해 적재용량이 400kg에서 500kg으로 늘었다. 수치는 그렇지만 리어 서스펜션을 달리하면 적재용량이 달라진다. 시승차는 5링크로 500kg이지만 리프 스프링으로 바꾸면 700kg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런 적재용량을 감안해 차체의 79.2%에 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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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시각적으로는 수치보다 실제로 훨씬 더 커 보인다. 전장이 5,405mm 로 미국산 풀 사이즈 픽업 트럭을 연상케 한다. 렉스턴 스포츠는 베드 부분에 별도의 커버를 부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쌍용에서 제공하는 하드탑 종류가 세 가지가 있고 출고 후에 다양한 디자인의 엑세서리로 장식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베드를 그대로 열고 다니는 차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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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얼굴에서는 수직형 크롬 그릴이 눈길을 끈다. 쌍용은 이를 파르테논 그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G4렉스턴에서도 사용했던 표현이지만 렉스턴 스포츠와도 차별화를 추구한 그래픽이다. 아래쪽의 안개등도 원형으로 바뀌었다.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같지만 디테일의 변화로 이미지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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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G4렉스턴에서 시작된 렉스턴 스포츠와 같다. 무엇보다 외부에 오픈 베드를 가진 모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질감 높은 신세대 SUV의 내장과 질감이 세일즈 포인트다. 시트의 착좌감도 소형 트럭을 타던 사람이라면 놀랄만하다. 9.2인치 터치 스크린 내비게이션 모니터와 계기판의 7인치 수퍼비전 클러스터 등은 장르를 뛰어 넘는 장비라고 할 수 있다. 와이파이 풀 미러링은 물론이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에 대응한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렉스턴 스포츠와 같은 2,197cc 직렬 4기통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2.8kgm를 발휘한다. 파워가 G4렉스턴보다는 약간 낮지만 스포츠보다는 최대토크가 스포츠보다 2.0kgm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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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G4렉스턴의 메르세데스 벤츠제 7단 자동변속기와는 다른 아이신제 6단 AT다.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네바퀴 굴림방식 두 가지. 시승차는 4WD.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부근. G4렉스턴보다 약간 낮다. 레드존은 4,500rpm부터로 같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2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5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 10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 감각은 부드럽다.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의외로 매끄럽다. 물론 처음부터 이 차를 세단이나 크로스오버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도 G4렉스턴이 풀 가속시 매끄럽지 못했던 기억에 비하면 무난하다.

 

1,600~2,600rpm 부근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세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물론 뒤쪽 데크에 짐을 실었을 경우는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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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리프 스프링 버전도 있다. 댐핑 스트로크는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흔히 정통 오프로더의 말랑한 승차감은 아니다. 크로스오버만큼은 아니지만 감쇄력 제어도 나쁘지는 않다. 시승이기는 하지만 과격하게 다루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트럭 느낌의 주행성과는 뚜렷이 구분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록 투 록 3.1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네바퀴 굴림방식의 전형적인 거동이다. 코너링에서의 거동도 이런 장르의 차로서는 충분하다. 하체의 전체적인 느낌은 G4 렉스턴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뒤쪽에 더 길어진 데크가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달려도 안정성이 심하게 나빠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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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차는 짐을 충분히 싣고 시승해 볼 필요가 있다. 출고 당시 그런 준비를 통한 미디어 시승회가 있었는데 크게 문제점이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다른 트럭들이 그렇듯이 주로 짐을 싣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내구성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한다.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등장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자동차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잔 고장으로 인한 문제 발생은 많지 않다. 리콜을 한다는 통보를 받고 가서 수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전장비도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 차선 변경 경보 시스템, 후측방 경보 시스템, 앞차 출발 알림 시스템 등을 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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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턴 스포츠의 판매가 선대 모델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자동차 소비자들의 세분화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캠프 등 아웃도어 라이프가 과거에는 뉴스에 나오는 구호, 또는 일부층에 국한됐다면 지금은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다. 그런만큼 자동차에 대한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는 더 빠른 속도로 세분화될 것이다.

 

렉스턴 스포츠칸은 시장을 좀 더 확대할 수 있는 포인트가 분명한 모델이다. 그렇게 커진 베드를 보고도 화물 트럭이라는 느낌보다는 대형 SUV를 먼저 떠 올리게 하는 것이 장점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신장세는 한국시장에도 픽업 트럭의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제원 렉스턴 스포츠 칸 4트로닉

 

크기
전장×전폭×전고 : 5,405×1,950×1,885mm
휠 베이스 3,210mm
트레드 : 1,620 / 1,620
공차중량 : 2,160kg (5링크, 4륜구동)
연료탱크 용량 : 75리터
트렁크 용량 : 1,262리터

 

엔진
형식 : 2,157cc e-XDi220 LET 디젤
보어 x 스트로크 : -- mm
압축비 : --
최고출력 : 181ps/4,000rpm,
최대토크 42.8kgm/1,400~2,8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아이신 6단 자동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더블 위시본/(5링크 , 리프 스프링)
브레이크 : V.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255/50 R20
구동방식 : RWD/4WD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연비: 9.7km/L(도심 8.9/고속 10.8)
CO2 배출량 : 202g/km

 

시판 가격
5 링크 프로페셔널 X : 2,986 만원
5 링크 프로페셔널 S : 3,367 만원
리프 파이오니어 X : 2,838 만원
리프 파이오니어 S : 3,071 만원

 

(작성 일자 2019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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