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지프 랭글러 4도어 파워탑 시승기 |

지프 랭글러의 4도어 루비콘 파워탑 모델을 시승했다. 지프 브랜드 최초로 전동식 소프트 톱을 채용한 것이 포인트다. 2도어 모델밖에 없었던 랭글러에 선대 모델부터 4도어 모델이 추가됐고 이번에는 루프의 자동화를 실시했다. 패밀리카로서의 사용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프 랭글러 4도어 루비콘 파워탑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18년 미국시장 베스트 셀링카 톱 10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픽업트럭이 1, 2, 3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토요타 RAV4와 닛산 로그, 혼다 CR-V 등 일본의 크로스오버들이 상위권을 장악했다. 세단은 토요타 캠리가 7위, 혼다 시빅이 9위, 토요타 코롤라가 10위에 머물렀다. 미국식 구분으로 라이트 트럭이 대세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 주는 데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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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위까지로 넓히면 혼다 어코드가 11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SUV이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지프 브랜드의 데이터다. 지프 랭글러가 24만 32대로 16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지프 체로키 23만 9,437대. 지프 그랜드 체로키 22만 4,908대의 순이었다.

 

랭글러가 지프 브랜드의 베스트 셀링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17년에도 그랬다. 랭글러의 부상은 크로스오버화, 다시 말하면 도심형 SUV가 주류인 시대에 대한 역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LP 레코드가 다시 주목을 끌고 아날로그 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세는 아니지만 어느 사회나 그렇듯이 모든 것이 한 방향으로만 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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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는 현 시점에서는 거의 유일한 정통 오프로더라고 할 수 있다. 스즈키의 짐니가 비슷한 성격을 표방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높지 않기 때문에 랭글러의 존재감은 그만큼 빛난다. 메르세데스 벤츠 G클래스가 나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지만 지프는 지금 오프로더의 명맥을 유지할 뿐 아니라 FCA그룹의 수익원으로서 효자 모델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랭글러는 분명 세련된 크로스오버들과 비교하면 투박하고 다루기도 쉽지 않은 모델이다. 대부분의 조작을 수동으로 한다. 무엇보다 하드톱의 경우 나사를 풀어 무거운 지붕을 들어 내는 것은 분명 이 시대의 주류인 디지털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주목을 끄는 것은 독창성 때문이다. 패밀리카처럼 만인이 원하는 차가 아니라 선택된 사람들만을 위한 장르라는 것이 세일즈 포인트다. 다시 말해서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랭글러는 이질적인 존재다. 역으로 남들과 다른 나만의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삶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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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에서도 지프의 판매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88.3% 나 증가한 915대를 기록했다. 2019년 누계 판매도 3,059대를 기록해 74.3%나 늘었다.

 

여기에도 세분화가 있다. 지프 브랜드에는 크게 다섯 개의 모델이 라인업되어 있다. 그 중 랭글러에는 2도어 모델인 스포츠와 루비콘 그리고 4도어 모델인 스포츠, 루비콘, 오버랜드, 루비콘 파워탑까지 총 6개 버전이 있다. 판매대수에 비해 다양한 타입을 라인업하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그 중 4도어 루비콘 파워탑으로 전동식 소프트 톱을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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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모델은 구분에 따라 다르지만 원조부터 따지면 6세대이고 차명만으로 보면 4세대에 해당한다.

 

 

Exterior & Interior

해치 게이트에 보조 타이어가 장착된 거의 유일한 모델이 랭글러다. ‘거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일본의 스즈키 짐니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에서는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사실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모델들 중에서는 지프 랭글러만이 ‘아날로그 감각이 강한 정통 오프로더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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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앞으로 과하게 돌출된 범퍼를 비롯해 바깥으로 노출된 도어 힌지 등은 오히려 정감있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편리한 자동 기능을 선호하겠지만 아날로그 감각의 장비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사각형을 이루고 있는 선 처리가 독창성을 만들고 있다. 머드 타이어도 오늘날의 도심형을 표방하는 크로스오버들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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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채용한 전동식 소프트 톱은 룸 미러 위쪽의 버튼으로 조작한다. 2열 부분까지 개방된다. 하드톱의 경우 나사를 돌려야 하고 무거운 톱을 떼어내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편리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사용자가 같은 생각을 갖지는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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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수평 기조의 대시보드 가운데 터치 스크린 방식의 8.4인치 모니터 등이 중심을 잡고 있다. 여기에는 2003년 처음 선보인 크라이슬러 유 커넥트의 4세대가 채용되어 있다. 통신과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각종 커넥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4세대에는 4G-LTE에 접속하며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에 대응한다. 또 새로 선 보인 유 커넥트 앱을 통해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도어를 열고 닫을 수 있으며 차의 위치 확인을 위해 클랙슨과 점멸등의 점등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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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보다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것은 트랜스퍼 레버다. 말 그대로 기계식이다. 작동감도 투박하다. 기존에는 2H, 4H, 4L밖에 없었으나 풀 타임4WD로 바뀐 사하라에는 4H AUTO와 4H PART TIME이 추가되어 있다. 실렉터 레버를 P에 위치한 상황에서 작동해야 한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2년 전 시승했던 2.0리터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 그대로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ZF제 8단 AT. 구동방식은 셀렉트렉 풀타임 4WD. 정확히는 풀 타임 온 디맨드 4WD다. 뒷바퀴 굴림방식을 베이스로 전자제어되는 다판 클러치를 채용한 하우징을 매개로 필요에 따라 구동력을 앞 바퀴로 보내는 시스템이다. 트랜스퍼 레버 앞쪽에 별도로 Rear Only, Front/Rear라는 토글 스위치가 있다. 파트 타임 4WD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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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퀴 굴링방식은 다시 4H와 4L로 트랜스퍼 레버를 통해 전환할 수 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4H Auto만으로도 험로 주행은 별 문제가 없을 듯하다. 사실은 세상의 변화로 인해 이런 차를 시승할 때도 별도의 시승 코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 간단하게 임도를 달려 봤지만 트랜스퍼 레버를 4H 등으로 바꾸지 않고도 별 문제 없이 주파가 가능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레드존은 6,0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5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 75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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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투박한 스타일링 때문에 2리터 엔진이 감당할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발진시 2톤이 넘는 차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일반 도로 주행에서 무난한 주행을 하는 패밀리카로서는 문제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파워가 넘치는 것은 아니다. 풀 가속을 할 때도 매끄럽게 쑤욱 올라가는 타입은 아니다. 의식적인 시승이라 그렇지 속도계의 바늘이 올라가는 감각은 무리가 없다. 이 차는 그런 고속역에서의 감각보다는 험로 주파시 초 저속역에서의 응답성을 더 중시할 수도 있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5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무엇보다 앞뒤 리지드 액슬을 채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리지드 액슬은 좌우 바퀴가 하나의 바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런 만큼 한쪽 바퀴의 거동에 따라 반대쪽 바퀴가 그만큼 반대로 이동한다. 승차감 측면에서는 스프링으로 하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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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여유가 있다. 일반 도로에서의 응답성도 조금은 느린 편이다. 과격한 코너링을 하면 타이어가 비명을 지를 수 있다. 물론 랭글러가 아니라도 오늘날 그처럼 과격한 주행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쾌적성이나 정숙성 등을 더 원하는 시대다.

 

ADAS장비는 아직 본격적으로 채용되지 않았다. 크루즈 컨트롤과 주차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등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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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톱을 전동식으로 바꿔도 랭글러는 랭글러다. 그것도 루비콘이라는 성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것이 아날로그라고 표현되지만 이 시대는 독창성으로 어필된다. ‘개성을 강조하고 즐거운 삶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젊은 오프로더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소유할 수 있는 완벽한 드림카’라고 하는 지프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주요제원 지프 올 뉴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85×1,895×1,850mm
휠 베이스 3,010mm
트레드 전/후 : 1,600/1,600mm
공차중량 : 2,120kg
연료탱크 용량 : 81.4리터
트렁크 용량 : 897~2,050리터

 

엔진
형식 : 1,995cc GME-T4 터보차저 가솔린
보어 x 스트로크 : 84 x 90 mm
압축비 : 10 : 1
최고출력 (PS/rpm) : 272 / 5,250
최대토크 (kg.m/rpm) : 40.8 / 3,000
구동방식 : 풀타임 4WD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AT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R 3.295
최종감속비 : 3.45
 
섀시
서스펜션 : 앞/뒤 5 링크/5 링크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볼 스크류 타입
타이어 : LT255/75R 17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연비: 복합8.2km/ℓ(도심 : 7.7km/ℓ, 고속도로 : 8.8km/ℓ)
CO2 배출량 : 210g/km

 

시판 가격
스포츠 : 4,940만원
스포츠2도어 : 4,640만원
루비콘 : 5,840만원
루비콘 2도어 :5,540 만원
오버랜드 : 6,140만원
루비콘 파워탑 : 6,190만원
 
(작성 일자 2019년 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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