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인피니티, QX60


7인승 SUV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비교 대상에 넣는 모델이 있다. 바로 인피니티 QX60이다. QX60는 JX35의 페이스리프트에 해당하는 모델로, 우리 팀은 지난 2012년 JX35를 다뤘던 바 있다.

어떻게 보면 출시된 지 시간이 꽤 지난 모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 속에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QX60의 판매량은 2018년 2월 23대를 시작으로 3월에 40대, 4월 54대로 상승기류를 타는 중이다. 어떤 부분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QX60에 눈을 돌리게 했을까?

QX60은 2012년 인피니티 JX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지만 모델명 변경 정책에 따라 QX60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2015년, 차세대 CVT 변속기를 장착하며 성능을 올렸다. 그리고 2016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디자인을 바꾸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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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 이후의 디자인은 무난하다. 과거 JX35의 디자인을 좋게 말하면 순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조금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다소 멍청한 인상이었다. 반면 QX60은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다. 특히 사람의 눈을 표현했다는 인피니티만의 헤드램프 디자인이 QX60의 새로운 이미지를 이끈다.

가로줄 형태의 더블 아치 그릴도 그물망 형태로 변했고 뭉툭했던 범퍼도 입체적으로 변경됐다. 과거처럼 유선형 디자인을 너무 과하게 사용하지 않고 적정 수준에서 타협해 시각적인 안정감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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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모습은 대형 SUV임에도 부드러운 곡선 표현을 통해 심심하지 않다. 특히 초승달을 연상시키는 D-필러의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밋밋했던 사이드 미러에는 날개 형상의 방향지시등이 달렸다. 휠은 20인치 크기다. 여기에 브리지스톤 듀얼러 HP 스포츠 AS 타이어를 달았다. 후면 디자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리어램프인데 입체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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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디자인은 좋았다. 반면 우리 팀은 실내가 너무 무덤덤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사실상 수년 전 출시된 JX35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실내 넓은 부위에 사용하던 우드 트림의 패턴 디자인을 바꾸고, 기어 레버도 최신 인피니티 스타일로 변경했다. 시트 박음질도 달리하고 파이핑(Piping)도 추가해 고급스러움을 부각하도록 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시선을 잡는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레이아웃이 인피니티의 과거 차량 M35(현재 Q70 세단)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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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기면 QX60의 진가가 나타난다. 2열 시트는 레그룸과 헤드룸이 상당하다. 센터터널 없는 평평한 바닥은 발을 편하게 놓을 수 있게 해준다. 시트의 전후 슬라이드는 물론 시트백 각도 조절 기능도 있다. 조작 범위도 충분하다. 뒷좌석을 위한 전용 공조장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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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엔트리(Easy entry) 기능은 3열로의 이동을 간편하게 해준다. 2열 시트 옆에 위치한 레버를 위로 올리고 앞으로 밀면 끝이다. 조작만 쉬운 것은 아니다. 어린이용 카시트를 장착하고도 시트를 편안하게 조작해 3열로 오르내릴 수 있다. 어린 자녀를 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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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 공간은 제한적이다. 성인 남성이 편히 탈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는 것. 레그룸은 2열 시트를 옮겨 확보할 수 있지만 헤드룸이 넉넉하지는 않다. 대신 3열 시트를 전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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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사이즈가 넉넉한 만큼 화물 적재공간도 상당하다. 3열 시트가 펼쳐진 상태에서도 453리터 수준의 공간을 갖는다. 여기서 3열 시트를 접으면 1147리터, 2열 시트까지 접으면 2166리터로 확장된다. 2열과 3열 모두 평평하게 접히기 때문에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냉장고도 들어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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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면 스포티한 감성의 6기통 엔진이 사운드를 뿜는다. 물론 잠시 동안 박진감을 보여준 뒤 조용히 숨을 죽인다.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 36.5 dBA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쉐보레 임팔라 2.5, 현대 아슬란 3.3 등 정숙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모델들과 동등한 수준이었다. 이 정도의 수치를 보인 SUV는 QX60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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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5천만 원대 수입 7인승 대형 SUV 3인방인 포드 익스플로러 2.3은 40.0 dBA, 혼다 파일럿은 43.0 dBA, 닛산 패스파인더는 37.5 dBA을 보였다. 대중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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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을 시작한다. QX60은 부드럽게 미끄러지 듯 달린다. 디젤 SUV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육중한 차량 크기와 달리 운전 부담도 없다. 패스파인더 때도 그랬지만 익스플로러나 파일럿보다 운전이 쉽다. 특히 차 폭에 대한 감각이 보다 명확하다. 큰 차체지만 금방 익숙해진다는 점이 좋았다.

장거리를 이동할 때 가솔린 SUV의 강점이 부각된다. 지상고와 시트 포지션이 높은 만큼 먼 곳을 바라보기 수월하다. 속도감도 크지 않다. 고속 안정감과는 다른, 시점이 높을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다. 디젤 엔진과 달리 진동이나 소음도 없다. 주행하는 감각이 일품이다. 이는 가솔린 SUV의 분명한 경쟁력이자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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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을 돕는 요소 중 하나는 알아서 다 해주는 변속기다. QX60에 탑재된 CVT 변속기는 적절한 시기에 똑똑하게 변속을 한다. CVT인 만큼 적절한 기어비를 만든다고 보면 되겠다. 정속 주행 때는 엔진 회전수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고, 가속 때는 자동변속기처럼 반응한다. 269마력과 34.3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VQ 3.5 엔진보다 변속기가 더 많은 일을 해주는 느낌이다.

‘이런 대형 SUV에 CVT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미 자동변속기는 8단, 9단을 넘어 10단 변속기도 양산됐다. 듀얼 클러치도 있고 토크컨버터를 없애 버린 멀티클러치 변속기도 상용화됐다. 하지만 CVT는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갖는다.

CVT는 간단하게 벨트를 사용해 기어비를 바꾼다. 자전거 기어처럼 벨트의 형상을 바꿔가며 동력의 입력축과 출력축의 기어비를 바꿔주는 방식을 쓴다.

일반 변속기는 단과 단 사이에 간격이 있다. 하지만 CVT는 간격 자체가 없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10단을 넘어 11단, 12단…. 20단… 50단 등 끊임없이 다단화가 이뤄지면 결국 CVT처럼 변하게 될 것이라 예견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단점들이 CVT 성장에 방해 요소가 된다. 우선 특정 엔진 회전수에 고정된 채 가속하는 특성이 이질감을 키운다. 응답속도도 낮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의 동력이 토크컨버터를 거친 뒤 다시 풀리의 기어비 변화를 거쳐야 하기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제어 소프트웨어의 완성도 역시 중요하다. 변속기가 자체적으로 계산해 움직여야 할 때가 많다. 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낮다면 바로 멍청한 변속기로 전락해 버린다.

초창기 CVT는 내구성도 나빴다. 토크 대응력이 낮은 변속기를 장착해 온갖 문제를 만들어냈던 마티즈 CVT, 닛산도 CVT의 잦은 고장으로 미국 시장에서 이미지를 망가뜨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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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단점이 이제 다 극복됐다. 금속 벨트 대신 금속 체인을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고 특정 엔진 회전수에 멈추지 않고 속도를 함께 올려주는 선형 가속 로직도 넣었다. 여기에 엔진 회전수 증가 때 마치 변속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준다. 수동으로 다단화된 기어도 만들어 준다. 이러한 기술 모두 자트코(JATCO)가 유행시켰다.

그렇다면 이러한 엔진과 변속기를 바탕으로 QX60은 얼마나 빨리 가속될까? 시험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8.86초였다. 포드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 모델이 8.83초였으니 대형 SUV로는 무난한 성능이다. 참고로 혼다 파일럿은 7.27초 만에 100km/h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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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성능 자체는 만족스럽지만 제동성능이 강화되면 좋겠다. 100km/h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41.84m. 테스트가 반복되면 제동거리가 42.5m까지 늘어난다. 이 정도면 좋은 수준의 제동 내구성이다. 하지만 최대 7명의 탑승객이 탄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여기에 화물까지 적재된다면? 제동성능에 여유가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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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를 더 지적하자면 스티어링 휠이 다소 무겁다. 닛산의 일부 모델에서도 같은 현상을 느낀 바 있는데, 긴급 상황에서 갑작스레 스티어링 휠을 돌려야 할 때 방해가 될 수 있다. 힘이 좋은 남성 운전자도 버거운데, 여성이라면 조작을 하지 못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겠다.

반면 승차감은 장점이다. 혼다 파일럿, 포드 익스플로러 등 QX60과 경쟁하는 모델이 몇몇 있지만 역시나 프리미엄 브랜드 일원 다운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 승차감이 일품이다. 각종 노면에 대응하는 서스펜션의 완성도 역시 좋지만 차체도 진동 처리 부분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나 차체가 큰 SUV들은 차체에서 견고한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QX60은 충분히 좋은 능력을 과시했다.

코너링 성능도 무난하다. 사실 QX60에서 본격적인 성능을 언급하는 것에 의미는 없다. 참고로 언급한다면 코너링 때 한계에 들어서면 언더스티어를 보이는데, 일반적인 전륜구동(FF) 방식의 SUV를 타는 것과 다르지 않은 감각을 보인다. 하지만 자세 제어장치가 적정 수준에서 개입해 안정화를 취하도록 이끄는 만큼 불만은 없다. 굳이 지적하자면 개입이 보다 자연스러워지면 좋겠다. 조금은 급작스러운 개입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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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듀얼러 HP 스포츠 AS라는 모델이다. AS라는 것은 올시즌(4계절)을 의미한다. 이 문구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매우 크다. 일반적인 HP 스포츠는 여름용으로 고성능 SUV에 장착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4계절 모델은 겨울철 노면까지 감안해야 하기에 마른 노면의 그립이 조금 떨어지는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QX60에게는 충분한 성능이었다. 적어도 가족을 위한 7인승 SUV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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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SUV인 QX60의 연비는 어땠을까? 아무래도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만큼 고속도로 기준으로 11.7km/L 수준을 나타냈다.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동급 모델들의 연비도 유사 수준이다. 또한 시험은 고저차가 반복되는 구간에서 진행됐다. 평탄한 노면이라면 보다 좋은 연비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QX60은 충분한 매력을 가진 모델이다. 물론 예스러운 일부 요소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프리미엄 SUV 다운 승차감을 보여줬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적어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다른 7인승 SUV들과 비교해도 아쉬움은 크지 않다. 더욱이 초기 나온 JX35와 달리 가격이 착해졌다. 여기에 할인까지 더해지면 경쟁력은 한층 더 상승한다.

사실 7인승 SUV로 접근하려 할 때 마땅한 모델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왠지 다른 SUV들은 투박한 느낌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조금은 부드럽게, 하지만 경쟁차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바탕으로 우리 가족들의 편안한 여행길의 친구가 되어주는 차. 그것이 QX60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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