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2018 포드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 시승기 |

포드 익스플로러의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내외장에 변화를 추고 2.3리터 에코부스트를 탑재한 것이 포인트다. 인포테인먼트도 진화했으며 3열 시트를 버튼 하나로 풀 플랫이 되게 하는 등 실용성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포드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포드는 2017년 전 세계 시장에서 660만 7,000대를 판매했다. 2009년 481만대로 바닥을 찍은 이후 증가했으나 2016년보다 0.7% 줄었다. 2018년 1사분기 실적도 2.4% 감소했다. 2017년 미국시장 판매대수는 257만 5,200대였다. 가장 많이 판매된 것은 F시리즈로 89만 6,764대였으며 다음으로 이스케이프 30만 8,296대, 익스플로러가 27만 1,131대 등의 순이었다. SUV인 이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는 쉐보레 이쿼녹스, 지프 그랜드체로키와 각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20만 9,623대가 팔려 미국 내 세단 판매에서 7위에 그친 퓨전보다 낫다.

 

2017년 미국시장 세단 판매 톱 10 중 판매가 증가한 것은 1위인 혼다 시빅과 6위 닛산 센트라, 8위 쉐보레 크루즈 정도였다. 포드 퓨전은 22.6%, 쉐보레 말리부는 16.5%나 줄었다. 이 수치가 현재 미국시장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포드는 미국시장에서 퓨전과 토러스의 단종을 예고했다. 이는 포드에 국한되는 내용이 아니다. 쉐보레와 캐딜락, 링컨 모두 세단의 비중을 줄이고 라이트 트럭에 집중하고 있다. 크라이슬러 브랜드에는 300 한 차종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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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배경은 물론 시장의 요구에 부응한 결과다. 소비자들이 세단보다 픽업트럭과 SUV를 더 원한다는 것이다. 배기량이 높고 차체가 무거워 연비 성능이 세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라이트 트럭의 판매 증가는 미국 내 문화와 유가가 결합한 결과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픽업 트럭이 강세인 나라다. 미국인들에게 픽업트럭과 대형 SUV는 식탁 위의 빵과 같은 존재다. 단독 주택 위주의 주거 문화와 마찬가지로 미국인들에게 픽업 트럭과 SUV는 자동차 이상의 것이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침공과 2008년 금융위기로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면서 픽업트럭의 판매는 1/3까지 떨어졌었다. 대표적으로 2007년 97만대 수준이었던 포드 F시리즈의 판매가 2009년 38만대 수준까지 곤두박질을 쳤다. 2014년 유가 폭락으로 라이트 트럭 시장은 다시 회복세에 속도가 붙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회사의 입장에서 라이트 트럭은 세단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 포드의 CEO인 짐 해켓(Jim Hackett)은 수익성이 있는 성장을 지향하고 장기적으로 사업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GM의 메리 바라도 같은 마인드다. 그런 사고방식의 결과 포드는 1,000만대 클럽에서 멀어져 있다. 토요타와 폭스바겐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르노닛산은 미쓰비시까지 끌어 들여 규모를 키운 것과는 상반된다. GM도 오펠과 복스홀을 덜어냈지만 2017년 940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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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익성은 높다. 포드의 2017년 매출액은 1,568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 증가해, 3년 연속 증가했다. 또한 2017 년 연간 순이익은 76억 200만 달러로 2016년보다 65.4%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증가와 미국시장에서 F시리즈의 판매 증가가 배경이다. 주주들에게는 포드가 더 매력적으로 비쳐질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그래도 판매대수가 훨씬 적었지만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던 2011년의 202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수익성 우선의 비즈니스 마인드에 대해 ‘빈 카운터스(콩말만 세는 사람들)’라는 비판이 있다는 얘기이다. 매력적인 신차를 개발해 소비자를 끌어 들이기 보다는 재정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자동차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과연 장기적으로 옳은가 하는 질문이다. 그 답은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미국이 아니라 중국시장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점이다.

 

국내에서도 포드에 관한 뉴스의 비중이 크지 않다. 연간 판매대수 1만대 클럽에 속하는 것에 비하면 조용하다. 수입차 시장에서 포드는 2017년 1만 727대를 판매해 2016년보다 4.4% 줄었다. 닛산, 포르쉐와 함께 몇 안 되는 마이너스 성장한 브랜드에 속한다. 주목할 점은 전체 판매의 50% 이상이 오늘 시승하는 익스플로러로 6,021대에 달한다.

 

 

Exterior & Interior

5세대인 현행 모델은 프레임이 아닌 모노코크 플랫폼을 사용하고 V8 대신 V6 엔진을 탑재한 것을 비롯해 뒷바퀴 굴림방식을 앞바퀴 굴림방식으로 바꾸는 등 20년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했다. 보닛을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등의 경량화 노력으로 구형 보다 차체 중량이 50kg 내외로 감소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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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변화로 강인한 이미지에서 크로스오버쪽으로 이동한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는 크기가 우선이다. 오늘 시승하는 부분 변경 모델에서는 앞 얼굴의 중심인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달라졌다. 이렇게 하고 보니 조개 껍질 형상의 보닛과 어울려 레인지로버와 더 비슷해졌다. 그릴 가운데 카메라가 보인다. 헤드램프를 사각형으로 하고 안개등을 부메랑 형상으로 아래쪽으로 분리한 것도 이미지를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있다. 범퍼 아래쪽에 크롬 바를 새롭게 채용한 것도 눈에 띈다. 

 

측면에서는 미국형 대형 SUV의 각이 살아있다. 직선적이면서 돌출된 부분이 거의 없는 처리다. 투 톤으로 처리된 스커트로 인해 터프함을 살리는 것은 통상적인 수법. 데뷔 당시 245/60R18인치 타이어가 조금은 작아 보인다고 했었는데 시승차에는 255/50R20 한국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휠이 자세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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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서는 레이아웃의 변화보다는 디지털화에 대한 변화가 보인다. 계기판을 한글화 한 것을 비롯해 마이포드 터치에서 Sync3로 이름을 바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애플리케이션 방식으로 바뀌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데 디지털 기능이 돋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어 음성 인식 기능도 추가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변의 버튼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늘날 등장하는 모델치고는 노브와 버튼이 많은 편이다. 스마트폰에 T맵을 사용한다면 미러링을 통해 센터 페시아의 터치스크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도 달라진 내용이다.

 

시트는 1열에 마사지 기능을 추가했다. 얼마 전 시승한 레인지로버에도 채용됐는데 사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3열 시트를 버튼 하나로 접거나 필칠 수 있게 했다. 한국시장에서는 3열 시트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펼쳐서 하물공간으로 사용하면 더 좋을 듯싶다. 다만 2열 시트의 쿠션의 앞뒤 길이가 좀 짧다.

 

 

Powertrain & Impression

익스플로러의 엔진은 3.5리터V6 Ti-VCT(흡배기 독립가변 밸브 타이밍)가 주력이다. 데뷔 당시 2.0리터 직렬 4기통 에코부스트가 탑재됐는데 이번에는 2,261cc로 배기량이 늘었다. 성능이 237마력/34.6kgm에서 274마력/41.5kgm로 증강됐다. 2톤이 넘는 차체 중량에 2리터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엔진은 머스탱과 링컨 MKC에도 탑재되어 있다.

 

변속기는 6단 AT. 수동 모드는 있지만 패들 시프트가 없다. D, 혹은 L로만 전환하는 타입인데 L이 S로 바뀌었다. 머스탱도 10단 자동차변속기인데 양판 모델인 점과 경쟁 모델들에 비하면 핸디캡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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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4WD가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2.0에코부스트에는 2WD만 있었는데 시승차에는 4WD가 채용되어 있다. 전자제어의 유압 다판 클러치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인텔리전트 4WD다. 통상 주행시에는 거의 앞바퀴 굴림방식의 상태로 달리고 앞바퀴에 트랙션이 걸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뒷바퀴로 최대 100%의 토크를 배분하는 타입이다. 온 디멘드형이다. 4WD 시스템은 상황에 맞게 운전자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노멀과 스노우, 샌드, 머드 모드가 있으며 내리막 경사 조절 기능도 탑재돼 있다. 랜드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와 모드 설정 및 사고방식 등에서 비슷하다. 랜드로버가 포드의 산하에 있었을 때 공동 개발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 엔진회전은 2,000rpm 부근. 레드존은 6,2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80km/h에서 3단, 13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시 의외의 토크감에 배기량을 다시 확인했다. 기존 2.0리터 엔진에서도 그랬지만 회전 상승이 매끄럽고 잘 치고 올라간다. 소음도 억제되어 있다. 포드의 에코부스트 엔진은 여전히 강력하다. 터보차저로 모든 힘을 다 끌어낸다는 느낌도 없다. 그보다는 배기량이 큰 엔진의 여유동력이 느껴진다. 미국산차다운 발상이다. 초고속역에서도 이 장르의 차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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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리터 엔진과 마찬가지로 그런 만큼의 핸디캡이 있다. 연료계의 바늘이 급격히 떨어진다. 특별히 급가속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한 나절 시승 후 계기판을 보니 평균 연비가 6.1km/리터로 표시된다. 시내가 아닌 고속도로 주행이 더 많았다. 이 차는 과격하게 다루면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출력과 토크에 비해 무거운 차체가 빚은 결과다. 물론 이 차의 세그먼트를 감안하면 받아 들일 수는 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노면의 잔 충격은 흡수하고 지나가는 타입이다. 전체적인 승차감이 부드럽게 느껴지면서 안정감은 더 좋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언더가 뚜렷하다. 스티어링 휠 기어비가 오프로더를 상정한 프레임 온 보디 타입에 비해 크게 적어졌다. 그런만큼 응답성도 예민해졌다. 그로 인한 차이는 코너링에 스티어링 휠을 조작에도 허풍스러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물론 무게 중심고가 높기 때문에 세단형과 같은 자세로 달릴 수는 없다. 히프 포인트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롤 각도 억제되어 있다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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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 장비는 포드 세이프 & 스마트 패키지(Safe & Smart Package)라는 이름으로 채용되어 있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S)을 비롯해 후측방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ane-Keeping System) 등이 있다. ACC기능의 경우 앞 차와의 거리를 조절해 주는 기능과 그냥 크루즈 기능만 작동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차선 이탈 경고장치와 방지 장치 중 선택해 작동할 수 있다. 차선 이탈 감지는 약간 늦은 편이다. 차선을 넘어 간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 진동으로 경고하고 원래로 복귀한다. 하지만 회전 반경이 작을 경우에는 그냥 옆 차로로 넘어간다. 

 

전복 센서가 적용된 세이프티 캐노피(Safety CanopyⓇ) 시스템과 시트 3열을 모두 보호하는 사이드-커튼 에어백이 포함된 7개의 에어백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2열 양 바깥쪽 좌석에 동급 차종 중 유일하게 안전벨트 에어백을 채용한 것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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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플로러는 더 이상 과격한 운전을 하지 않는 이 시대 운전자들에게 크기와 여유로움을 무기로 내 세우는 모델이다. 오프로드 기능을 추가해 상품성을 높인 것도 5,790만원이라는 시판 가격과 함께 세일즈 포인트다.

 


주요제원 포드 2018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40×1,995×1,775mm
휠베이스 : 2,860mm
트레드 앞/뒤 : 1,701/1,701mm
공차중량 : 2,195kg
승차 정원 : 7명
연료탱크 용량 : 70.4리터
트렁크용량 : 594리터(3열 시트 폴딩 시 1,243리터)

 

엔진
형식 : 2,261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 274마력/5,500rpm
최대토크 : 41.5kgm/2,500rpm
구동방식 : 4WD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50/50R20

 

성능
연비 : 7.9km/L (도심 / 고속도로 : 6.8 / 9.8)
이산화탄소 배출량 : 215g/km

 

시판 가격
5,790만원 (VAT 포함)

 

(작성 일자 2018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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